롯데 ‘캐시비’ 변질 확장사업 의혹

산업1 / 이완재 / 2011-10-24 13:29:34
무늬만 교통카드…유통부문 결제가능 계열 유통사 매출 노려

[토요경제=이완재 기자] 최근 롯데그룹 카드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카드가 교통카드 목적으로 출시한 ‘캐시비’를 사실상의 신용카드 역할까지 기능을 확대하며 제2의 카드사업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캐시비 카드는 롯데정보통신에 의해 교통카드 기능 뿐 아니라 롯데 유통계열사인 롯데백화점과 롯데슈퍼, 롯데리아 등에서 물건을 살수 있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매출의 한 축이 형성된 것이다. 또한 계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를 통해 무료로 캐시비를 배포하는 등 카드보급에 공격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가 제2의 카드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롯데가 최근 발행한 ‘캐시비’ 카드의 정체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내막을 살펴본다.


◇ 교통카드 캐시비? ‘커피도 마실 수 있어’

롯데는 지난해 자회자 (주)마이비와 (주)이비카드를 통해 전국통합선불교통카드인 ‘캐시비’를 출시했다. (주)마이비와 (주)이비카드는 선불교통카드 회사로 2009년부터 지난해에 걸쳐 롯데그룹이 인수했다.
캐시비 카드는 본래 교통카드의 목적으로 출시됐으나 롯데의 막강한 유통 네트워크를 앞세워 엔젤리너스, 롯데시네마 등에서 결제가 가능하고 심지어는 포인트까지 적립해준다. 교통카드가 아닌 마치 체크카드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 계열사 내 모든 유통망에서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 외 부분에서는 카드사용이 허용되지 않는 모순을 보여 결국 ‘롯데 배불리기’라는 지적이 늘고 있다.
이처럼 캐시비의 정체성이 모호해지자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에 이은 제2의 카드사업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캐시비를 출시한 (주)마이비와 (주)이비카드는 롯데의 금융계열사로 2009년부터 지난해에 걸쳐 롯데가 인수했다. (주)마이비는 교통카드 회사로 교통카드 시장은 롯데의 인수전까지 한국스마트카드(53%)를 선두로 (주)이비카드(21%), (주)마이비(16%)의 3강 구도였다. 그러나 롯데는 이들 회사를 인수하며 순식간에 교통카드 시장 점유율 2위로 뛰어올랐다.
롯데그룹을 살펴보면 10개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2009년까지만 해도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3개에 불과했지만 이후 7개의 카드사를 인수하면서 현재 총 10개가 됐다.
그런데 추가 인수된 계열사를 보면 (주)마이비, (주)이비카드, (주)인천스마트카드, (주)한페이시스, (주)경기스마트카드, (주)부산하나로카드, (주)충남스마트카드 등 각 지역 선불교통카드 사업을 담당하던 회사였다.
롯데그룹은 이들을 중심으로 각 지역 선불교통카드를 한데 모았으며 지난해 12월 캐시비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교통카드 사업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캐시비는 기존상품과는 다르게 지역에 따른 사용제한이 없다.
그러나 롯데는 대표적인 유통기업이다. 다시 말해 카드사업의 활성화를 시키는데 최적화된 기업이라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기존 유통 네크워크를 최대한 활용했다.
롯데그룹은 역시 계열사 편의점인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를 통해 캐시비를 무료 배포했으며 가입시 캔커피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교통카드임에도 편의점 사용은 기정사실화 했다.
뿐만 아니라 엔젤리너스 커피, 롯데시네마, 롯데리아, 롯데슈퍼 등 롯데계열 점포에서 역시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심지어 캐시비로 결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등 캐시비 카드사용을 유도했다.


◇ 결국 변질된 카드사업으로 회사 부풀리기

캐시비는 교통카드 회사인 (주)마이비와 (주)이비카드를 통해 출시된 분명 교통카드 상품이다.
그러나 교통뿐만 아니라 계열사내 유통점포 모든 부분에서 사용이 가능해 사실상 ‘제2의 카드사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이 거세지는 이유는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신용카드 발급 등 카드사별로 출혈경쟁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이 이를 제재하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즉 교통카드라는 명목으로 카드를 출시한 뒤 실제로는 체크카드의 기능을 추가해 결국 카드사업의 행태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주)마이비 지분은 롯데정보통신이 45.07%, 롯데카드가 4.99%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이비카드는 롯데카드가 95%, 롯데정보통신이 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관련업계 전문가에 의하면 롯데정보통신은 독자적 유통결제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각 유통망별 네트워크를 강화시켜 롯데카드 사용이 계열사마다 적립포인트 공유가 용이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상황에 비춰볼 때, 캐시비의 체크카드화는 단순히 교통카드 기능에서 서비스가 추가된 것으로만 보기에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 제2의 카드사업 운영위한 포석 ‘의혹’

이 같은 의구심은 또 다른 부분에서도 생긴다. 캐시비는 (주)마이비와 (주)이비카드가 공동으로 내놓은 상품이지만 운영주체는 (주)마이비다. 즉 (주)마이비의 카드상품중 하나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캐시비는 다른 카드상품과는 달리 별도의 사업자등록번호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카드사에서 상품을 출시할 시 각 상품에 대해 일일이 사업자등록번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카드사에 의해 통합운영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시비는 별도로 사업자등록이 돼있다.
(주)마이비 관계자는 몇몇 언론을 통해 “캐시비는 교통카드, 전자지불수단으로 등록돼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캐시비는 별도의 사업등록, 그것도 교통카드라는 명백한 등록사유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은 계열사 유통망에서 사용이 가능토록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반면 롯데계열사 외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해 결국 ‘롯데 배불리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통카드이면서 다른 유통망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그러나 같은 계열사에서만 허용되는 모순을 보이며 ‘캐시비 정체성’은 모호해진 것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공시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2011년 금융계열사는 10개사다. 지난해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3개에 불과하던 것이 1년 사이 7개의 추가계열사가 늘어난 것이다.


카드업계는 최근 롯데의 이같은 카드사업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놓고 여전히 롯데카드에 이은 제2의 카드사업 운영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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