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교복값 원자재 상승 때문이야?

산업1 / 이준혁 / 2012-03-19 13:14:20
공정위 올해 교복값 인상 '담합' 조사 착수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국내 학생교복 시장은 약 3500억원 규모이다. 아이비클럽과 엘리트학생복이 1위 자리를 두고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고 SK네트웍스 스마트와 스쿨룩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들 4대 업체는 전체 교복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이들 업체가 교복 값을 일제히 상승해 담합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초 4대 교복 브랜드의 교복 값이 일제히 10~20% 오른 것에 대한 조치다.


최근 이들 업체 중 스마트와 아이비클럽은 올 여름 하복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시켰다. 이는 공정위의 교복 값 인상에 따른 담합 조사에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해마다 학부모와 학생은 치솟는 교복 값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이유로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른 정부의 교복 값 안정화 정책 주에서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리와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하복 출고가 동결… 공정위 담합조사에 대비?
교복 업체들이 정부의 ‘교복값 안정화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잇따라 교복 가격 '동결'을 선언하고 나섰다. 비싼 교복값 때문에 걱정하던 학부모들이 한시름 덜게 됐다.


지난 12일 SK네트웍스의 교복브랜드 ‘스마트’에 이어 교복 시장 선두 업체인 '아이비클럽'이 13일 올 여름 하복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


아이비클럽 관계자는 “최근 물가급등에 따른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반영하고, 정부의 교복값 안정화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여름 교복 출고가를 작년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며 "앞으로도 앞장서서 학생복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네트웍스 ‘스마트’ 역시 교복 가격이 학부모 가계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올해 하복값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평균 올해 하복 가격은 전년과 비슷한 7만~9만원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폭등 등의 이유로 15%가 넘는 원가 인상이 발생하게 됐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원가 상승에 따른 모든 부담을 본사가 감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울(Wool) 값 파동을 포함한 각종 원가 인상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원가인상률보다도 낮은 최소 수준의 대리점 출고가 인상을 유지했다고 SK네트웍스 측은 설명했다.


이처럼 4대 교복 중 아이비클럽과 스마트가 하복 가격 동결을 발표함에 따라 엘리트와 스쿨룩스도 조만간 하복 가격 동결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학생복 시장의 전체 매출규모는 약 3500억원으로 전국 중·고등학교 5000여곳, 120만명이 교복을 착용하고 있다. 이중 아이비클럽이 23%(매출 682억원), 엘리트학생복 22%(600억원), SK네트웍스 스마트 20%(505억원), 스쿨룩스 15%(420억원) 등 4대 교복업체가 전체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초 4대 교복 브랜드의 교복 값이 올해 일제히 10~20% 상승해 담합 조사에 착수했다.


또 민관 합동의 ‘교복대책위원회(가칭)’가 오는 4월 출범해 ‘신학기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교복 가격의 사실상 권고 상한선(가이드라인)을 설정키로 했다.


▲ 경남도교육청 정문 현관 앞에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 교복 업체 4곳이 가격 담합으로 교복값을 올리고 있다”며 검찰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는 최상기 조사위원장(가운데).


◇‘비싼 교복 vs 싼 교복’ 대리점 마음대로
국내 대형 교복업체 4개사의 판매 대리점에서 교복 가격에 폭리를 취하거나 덤핑 판매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일부 대리점에서는 이월상품을 신상품으로 둔갑시켜 비싼 가격에 판매한 정황마저 포착돼 탈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의 최상기 부산 상임대표는 지난달 29일 경남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교복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는 대형 교복 업체 네 곳이 또 다시 담합해 교복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최 상임대표는 “일부 대리점은 이월상품을 신상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등 탈세 의혹을 받고 있다”며 “교육청과 관련 기관은 해당 업체에 대한 조사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최 상임대표는 “지난해 김해 모 고등학교 교사가 업체와 결탁해 업자에게 학생 연락처가 담긴 원서철을 넘긴 사례가 보도된 데 이어 올해에는 교복 가격을 크게 낮춰 덤핑 판매하면서 공동구매를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대리점에서 판매한 교복을 회수해 확인한 결과 안감을 봉제한 방법이 달라 해당 업체 측에 질문을 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안감을 바꿔치기해 가짜 교복을 판매하거나 불법 변형시킨 교복을 판매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련 전문가가 교복 상의 안감을 틔어 뒤집어본 결과 봉재상태가 불량이었다”며 “양복 안감 소재 특성상 끝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올이 풀린다”며 기자회견장에 가져 온 교복의 상의 안감을 뒤집어서 펼쳐보였다.


그리고 “상의 안주머니에 라벨에 부착돼 있어야 하는 데 라벨에 보면 판매년도를 확인할 수 있지만 라벨이 없다면 잘라버린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경우 지난해 또는 그 이상 지난 교복을 다시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짝퉁 교복’으로 의심되는 교복의 안감을 확인한 결과 교복 업체의 브랜드 마크가 찍혀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며 “이는 시중에서 교복 안감을 구입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적발된 김해 모 교복 대리점 관계자와 관련해 “매장의 70% 가량이 가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속된 업자는 ‘나만 그런게 아니다’라고 억울해 했다”며 ‘짝퉁 교복’이 만연해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국내 교복 가격을 분석한 결과 상의는 4만8000원, 즉 5만원 선이고 하의와 스커트, 블라우스, 티셔츠를 모두 포함할 경우 10만원이면 원가에 해당한다”며 “하지만 보통 대리점에서는 25~26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해의 한 교복 대리점은 14만7000원에 판매했고 경남의 모 대리점은 36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며 “교복을 덤핌 가격으로 판매한 대리점은 본사와 협의를 거쳐 공동구매를 방해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 상임대표는 “최근 교복 업체들이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으며 한 벌 가격이 30만원에 육박한다”며 “대학 등록금도 반값 운동을 하는데 교복 가격도 반값으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복 공동구매 모범업체, 알고 보니 담합?
교복업체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3년 전 교복 공동구매 모범사례로 화제가 됐던 서울 지역 교복 공동구매 연합회가 교육당국의 무관심속에서 사실상 ‘담합’구매를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동안 영등포 지역 16개 중고등학교의 교복 공동구매를 맡고 있는 교복 공동구매 연합회가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감사내용에 따르면 이 교복 공동구매 연합회는 다양한 교복 업체로부터 입찰을 받아 가장 적합한 조건을 제시한 업체 1곳만 선정해 교복을 다 같이 구입하는 공동구매 방식이 아니라 응찰한 교복 업체 4곳과 사전에 가격을 협의한 뒤 이들 회사 모두와 공급 계약을 체결, 사실상 '담합구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교복을 구매할 때는 단가표에 공급 희망가격을 기재한 후 사후 조작을 방지할 수 있도록 스카치테이프를 부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그러지 않았으며 3개 학교에서는 공급가액을 지우고 다시 쓰는 등의 입찰 부정행위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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