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법적 지위 잃게 되나

문화·라이프 / 염유창 / 2013-02-26 10:16:43
고용부, 전교조 ‘법외노조’ 추진 움직임

▲ 전교조가 정부의 ‘법외노조 방안’을 거부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첫 노동정책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염유창 기자] 정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법외 노조’로 바꾸려는 움직임에 전교조가 총력 투쟁으로 대응하기로 결의함으로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현직 교원이 아닌 해직 교원도 조합원 자격이 될 수 있는 노조규약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어긋난다며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전교조가 시정명령을 계속 거부해 노조로서의 법적 지위 상실을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용부가 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하면 정부와 노동계의 전면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교조 문제가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을 가늠 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전교조 죽이기” “통보 안하면 직무유기”
고용부는 지난 2010년 3월30일 전교조에 노조규약 시정명령을 내렸고, 전교조는 이에 반발 고용부를 상대로 노조규약 시정명령 청구소송을 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10년 11월 “고용노동부가 내린 시정명령은 적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2012년 9월17일에도 고용부가 전교조에 또 다시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전교조는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 부여 문제는 노동조합의 자주성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간섭할 사안이 아니라며 전교조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전교조 규약에는 “조합원이 조합 활동을 하거나, 조합의 의결기관이 결의한 사항을 준수하다 신분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때에는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원 신분을 보장하고 조합원 또는 그의 가족을 구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노동관계법에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고, 교원노조법은 교원의 노조 설립과 조합원의 자격을 초·중등교육법에 의한 현직 교원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에는 노조가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발생하면 행정관청은 30일의 기간을 정해 시정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않은 노조에 대해서는 노조로 보지 않음을 통보하도록 돼 있다.


정부가 전교조에 대해 법외 노조를 통보하면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 이후 노조로서의 법적 지위를 잃게 돼 단체협약체결권, 노조 전임자 파견, 사무실 임대료 지원 등이 중단되고, 활동이 대폭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도 전교조에 대한 ‘법외 노조’ 통보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자는 의견과 이명박 정부에서도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시행하지 않았는데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 시점에서 부담스럽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전교조 죽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전교조를 법외 노조화 하면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는 악화되고 사회적 파장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부모단체의 한 관계자는 “전교조가 정부의 시정명령을 계속 거부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고용부가 전교조에 법외 노조임을 통보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 “법외노조 통보는 위헌”
전교조는 정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법외노조로 만드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교조는 지난 23일 제65차 정기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최근 진행되는 전교조 탄압에 총력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피력했다.


전교조는 24일 논평을 통해 “우리는 법외노조가 아닌 헌법노조”라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단결권과 노조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법원에서 시국선언 교사들과 정당후원 교사들에 대해 연일 해임취소 판결이 나고 있다. 정부가 과도하게 징계의 칼날을 휘둘렀다는 반증”이라며 “조합을 위해 헌신하다가 부당하게 해임된 20여명의 교사들을 조합이 내치지 않았다고 법외노조를 만드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교조는 지난 25년간 수많은 탄압과 시련을 꿋꿋하게 극복해왔다. 1500여명의 해직 시련을 견뎌냈으며 각종 정치적 탄압, 보수 세력의 이데올로기 공세를 이겨냈다”며 “전교조를 지키는 것은 교육의 공공성과 민주성을 지켜내는 것이요, 특권층만을 위한 교육시스템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는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개정하라는 정부의 시정명령이 가시화하면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해 총력투쟁으로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전교조는 결의문을 통해 “해고자 배제 규약 시정명령은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하고 노조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게 하려는 교활한 탄압”이라며 “전교조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탄압에 맞서 총력투쟁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전교조는 “시민-사회-교육단체와 굳건히 연대해 끝까지 저항하며 전교조를 지킬 것”이라며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등 노동단체와 연대투쟁 방침도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전교조가 노조 규약에 대한 시정을 계속해서 거부하면 정부로서는 법대로 ‘법외노조’를 전교조에 통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가 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하면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된 이후 14년 만에 노조로서의 법적 지위를 잃어 법의 울타리 밖에서 활동해야 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2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3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4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