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롯데월드, ‘을’ 임차상인 울려

산업1 / 홍성민 / 2013-08-19 11:52:19
롯데월드, ‘을의 분노’ 산 불공정거래 내막

입점 전 계약조건 입점하자 나몰라라 횡포
‘리뉴얼’ 명목으로 임차상인과 일방적 계약 파기
롯데월드, 계약 6개월도 안된 상인들 일방 퇴출?
각서 내용 ‘계약중도해지有, 금전청구·민형사소송 제기無’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롯데월드(이동우 대표)의 불공정 행위에 임차상인들이 ‘을(乙)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내 프리미엄 몰을 둘러싸고 정상적인 계약을 통해 입수한 임차 상인들이 리뉴얼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 당한 피해사례가 드러난 것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우원식)는 지난 6월30일 국회에서 정책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갑의 횡포’를 규탄하는 등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번쾌 롯데월드 임차상인피해대책위원회 위원장(㈜KBC 대표)은 이날 간담회에서 “롯데월드는 입점 전부터 해외영업 전격지원,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할인 및 영업지원을 약속해놓고도 막상 입점하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중소상인들이 롯데를 믿고 사업을 시작했다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게 될 위기”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의 계속되는 ‘을의 절규’속에서 참여연대가 지난 5일 “롯데월드가 프리미엄 몰에 입점한 업체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의 약관을 강요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약관 심사청구서’를 제출하자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참여연대 “임차상인, 일방적으로 불리한 ‘각서’ 강제로 받았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이헌욱 변호사)와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들의모임 등은 지난 5일 불공정약관 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롯데월드를 운영하는 호텔롯데 측이 임차 상인들과 입점업체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담긴 ‘각서’를 강제로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롯데월드가 임차인들과 작성한 각서에는 ‘계약 기간 중 리뉴얼 공사 상황에 따라 모든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수 있고 이 경우 유익비, 권리금, 영업손실 등 어떤 명목의 금전 청구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특정매입 수수료계약으로 인한 모든 기한의 이익을 포기함과 동시에 이에 대해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참여연대는 이 내용을 두고 “임대차 계약의 본질적 내용을 구성하는 ‘임대차 기간’을 ‘리뉴얼 공사’라는 자의적 내부 계획에 의해 언제든 해지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현행법(약관규제법)을 위반한 것임으로 무효”라고 지적했다.

이어 참여연대는 “각서를 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점포의 명도(인도)를 지연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 위약금으로 1일 100만원을 물게 돼 있다”면서 “이것 역시 임차인에게 과중한 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이기 때문에 무효다. 판례만 봐도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거나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은 무효”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이 각서가 롯데월드 프리미엄 몰 입점 임차 상인에 대해 동일한 내용으로 작성돼 있기 때문에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으로 ‘약관’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문제가 되고 있는 ‘각서’에 대해 롯데월드 관계자는 “상인들 모두에게 각서를 받았다는 참여연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상인들과는 계약한 적이 없다”며 “㈜KBC라는 한 업체와만 계약을 했고 그 업체에게서 ‘각서’를 받은 것은 맞다”고 반박했다. 이어 “리뉴얼 공사는 이미 계획돼 있던 것이 때문에 KBC 측에게 계약하기 전 이 같은 내용을 각서에 미리 고지한 것”이라며 “지금 각서를 받았다 안 받았다를 떠나서 설령 각서를 받았다 하더라도 업체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입점했기 때문에 현재 이런 상황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해명했다.


◇롯데월드, ‘리뉴얼 공사’로 임차상인에게 일방적 계약 해지
앞서 롯데월드는 지난해 2월 롯데월드 프리미엄 몰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화장품, 액세서리 20개 점포에 대해 상인들과 1년 동안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1년간 월 매출의 13~15%의 수수료를 받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계약 종료 전인 지난해 9월 리뉴얼 공사를 이유로 임차 상인들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입점 피해 상인들에 따르면 당시 지하 3층 소재의 마르쉐 매장이었던 곳을 영업장소로 사용키로 약속하고 롯데월드와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월드는 계약 조건으로 매장 철거공사를 해주기로 했으나 막상 입점을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하려하자 대다수 철거가 이루어지지 않아 입점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하지만 롯데월드 신임 대표이사가 자신의 명예가 걸려있다고 입점 오픈을 독촉하면서 어쩔 수없이 피해 상인들이 자비를 털어 철거 공사를 마무리했고, 이 과정에서 약 3000만원 가량의 손실을 봤다. 철거가 끝나자 롯데월드는 대표이사의 요구로 3월 20일까지 오픈하라는 일방적인 요구를 다시 했고, 이에 피해 상인들은 일당 15만원만 지급하면 될 인부를 45만원씩 야간 수당까지 지급해 막대한 손실을 입어가며 가오픈했다.

그러자 롯데월드 대표이사는 또다시 정상 오픈하라고 지시, 상인들은 지금까지 해놓은 인테리어를 철거하고 새로 인테리어를 하면서 약 1억5000만원 가량의 손실을 보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4월10일 정식 오픈한 이후에도 롯데 측은 당초 약속한 영업지원을 차일피일 미루며 약속이행을 하지 않았고, 고객들에게 롯데월드 자유이용권을 1만원 할인해주는 제도를 만들겠다면서 지금은 1만원 할인액까지 전가시키는 등 갑의 횡포를 일삼았다고 전했다.

또 이 같은 일이 있은 후 얼마 되지 않아 롯데월드는 지난해 9월경 임차 상인들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리뉴얼 공사에 들어갔다. 이때 롯데월드는 ‘리뉴얼 공사에 따라 중간에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문제의 ‘각서’를 제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기간도 만료되지 않은 임차 상인들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내렸다.

임차 상인들은 당시 롯데월드가 리뉴얼 공사를 실시하면서 프리미엄 몰의 주출입구를 통보 없이 폐쇄하거나 새벽에 상인들 몰래 들어와 공사를 진행하는 등 영업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피해 상인들은 통로폐쇄로 인한 영업방해로 손해배상소송 및 명도 반소소송을 진행하며 저항했지만 롯데월드는 지난 4월 되레 상인들을 형사고소 했다.


이번쾌 위원장은 “롯데월드 측은 6개월도 안 돼 (계약기간 중에) 쫓아내려 한 임차상인들의 항의에 형사고소까지 했다. 심지어 피해자들에 대한 왜곡·음해까지 하고 있다”며 “롯데월드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중소기업과 영세 중소상인을 죽이려는 대기업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롯데월드 측은 이에 대해 “철거 공사는 십억정도를 우리가 부담하고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업지원이나 자유이용권 할인은 계약 전에 나온 얘기다. 가능한 조건인지 검토해보겠다는 수준이었지 완전히 약속한 적은 없다. 계약 전에는 확답을 해줄 수 없다고도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보 없이 영업 방해를 했다는 얘기는 잘못된 것이다. 당시 지하 2층 화장실 공사가 있어서 상인들이 있는 지하 3층에 누수가 없는지 확인하러 간 것일 뿐 방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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