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대출규제에 ‘냉랭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

산업 / 이경화 / 2017-10-29 12:44:42
서울 관망 속 일산·평촌 등 외곽지역 타격…잠실 주공5·한남 3구역 등 호재단지는 3000만원↑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사진=연합>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지난 24일 정부의 가계부채대책 발표 이후 기존 주택시장은 대체로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 상품별 온도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일반 아파트 시장은 대체로 매수 문의가 줄어들면서 거래가 멈췄고 수도권 신도시 주택시장은 매수 문의가 아예 실종되는 등 냉랭한 모습이다. 반면 잠실 주공5단지와 한남뉴타운 등 사업 호재가 있는 강남권 일부 재건축과 강북의 재개발 단지는 오히려 거래가 늘고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가계부채대책 발표에 따라 추석연휴를 전후해 강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소득에 따라 대출을 옥죄는 신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도입되고 하반기이후에는 그보다 더 강력한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시행하기로 하면서 매수세가 줄어든 탓이다. 무엇보다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데다 다음 달에는 앞으로 5년 동안의 주거정책을 담은 주거복지 로드맵도 발표되면서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114 조사에 의하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9% 올라 지난주(0.20%)보다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9월 22일(조사일 기준)부터 4주 연속 확대되던 오름폭이 줄어든 것이다. 서초구 잠원동 중개업소 대표는 “추석을 전후해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됐는데 대책 발표 이후 거래 빈도수가 줄고 한산한 분위기”라며 “그렇다고 호가가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일단 규제가 계속해서 나오니까 조금 지켜보자는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거래가 급감했던 노원구 상계동 등 비강남권 외곽지역에선 대책 발표 이후 더 앓는 소리가 나온다. 노원구 상계동 중개업소 사장은 “투자수요는 물론 추석을 전후해 반짝 거래를 했던 실수요자들도 다시 조용해졌다”며 “대출규제강화, 금리인상 가능성 등 악재가 잇따르다보니 그 영향을 서민아파트 강북이 더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문의 전화 한통이 없어 전화가 고장 났나 확인해볼 정도”라고 전했다.


고양 일산·평촌 등 수도권 신도시 일대에선 집값 하락을 우려해 매수를 포기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I공인 대표는 “최근 진행되던 계약이 있는데 대책 발표 이후 매수자가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거래를 포기해 보류됐다”며 “중대형 아파트 위주 단지는 타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H공인 대표도 “가계부채대책 이후로는 문의가 거의 없고 거래도 끊겼다”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밝혔다.


청약조정지역에서 제외돼 DTI 적용을 받지 않는 평촌신도시 인근 분위기도 냉랭해졌다. 반면 재건축·재개발 가운데서도 자체 개발호재가 있는 곳은 거래·호가가 상승하는 등 대조를 보이고 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달 3개 동에 대한 50층 재건축 허용 이후 계약이 지속해 이뤄지며 최근 가격도 최고가를 찍었다. 이달 들어 17억3000만원서 시작해 2000만원 비싼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한동안 15억7000만∼15억8000만원에 머물던 112㎡도 최근 16억 1000만원의 최고가에 팔렸다.


대책 발표 이후 오히려 대출규제가 추가로 강화되기 전에 계약과 잔금을 서두르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잠실의 중개업소 사장은 “신 DTI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사겠다는 수요자들이 늘었고 최근 계약자 중에는 대출이 줄어들까봐 잔금 납부를 11월중으로 앞당기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 한남뉴타운은 지난 25일 한남3구역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호가가 2000만∼3000만원 뛰었다. 한남뉴타운 W공인 대표는 “건축심의 통과 이후 매수 문의가 급증해 지난 금요일에는 밤늦도록 손님을 맞을 정도로 바빴다”고 전했다.


49층을 포기하고 35층 재건축을 확정한 강남구 은마아파트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1000만∼2000만원 올려서 내놓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여유있는 사람들이 투자하는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개별 호재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릴 것으로 보이고 실수요층이 두터운 인기 아파트도 가격이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내달 주거복지로드맵 발표가 예정돼 있고 내년 초까지 양도소득세 중과 회피 매물도 나올 것으로 보여 내달 이후로는 가격이 약보합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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