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자유총연맹 무소불위 막강파워 해부

산업1 / 김세헌 / 2013-12-16 11:11:28
잇단 비리 적발에도 내년 국가보조금만 12억대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국내 대표적인 관변 보수단체이자 이념운동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회장 김명환)이 지나친 국가보조금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그동안 국고보조금 집행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편향적으로 지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14년에도 예산 11억2000만원이 편성돼 논란이 되고 있다.


자유총연맹은 지난 7월 안전행정부 특별검사에서 국가보조금 횡령 등 관련 비리 36건이 적발되며 그동안 국가보조금을 유용한 의혹을 받았다. 자유총연맹의 내년도 예산은 전년대비 2억8000만원이 줄어든 규모지만, 이번 예산 편성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그러나 많은 언론이나 국회 시민단체에서 이 문제를 문제시하지 않는 것도 또다른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여러 좋은 사회활동을 하지만 유난히 특정 이념의 정권을 비호하고 각종 정치적 시위와 집회에 단골로 나서는 등 관련 행사에 예산을 집중 편성하고 있는 자유총연맹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 ‘말 많고 탈 많은’ 자유총연맹 예산 편성


지난 7월 안전행정부의 특별검사로 국고보조금 횡령 사실이 드러난 자유총연맹에 내년도 예산 11억2000만원이 편성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최근 국회 민주당 예결위원 보좌진들에게 보고한 2014년도 예산안 설명 자료에 따르면, ‘성숙한 자유민주 가치 함양'이란 명목으로 자유총연맹에 국고보조금 11억2000만 원이 편성됐다.


이 사업에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14억원이 편성됐는데 안행부 특별감사에 의해 자유총연맹의 최근 회계 부적정 사례가 적발되면서, 금액이 올해 대비 2억8000만원이 감축됐다.


사업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전국민주시민교육 운영 명목으로 2억9000만원을 비롯해 ▲안보의식 함양 인터넷방송센터 운영 3억5000만원(기자단 아카데미 및 인터넷방송국 등 포함) ▲애국심 고취사업 1억5000만원 ▲동네행복 및 안전지킴이 2억원 운영(다문화 가정 및 북한이탈주민 포함) ▲ 대학생 참여 지식봉사활동 1억3000만 원 등이다.


자유총연맹에 따르면, 이 사업의 법령상 근거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9조, 한국자유총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 제3조(출연금 교부 등)다.


안행부는 그동안 연도별 사업추진 성과로 ▲전국시도지부 민주시민 교육 운영 40만4341명(2010) ▲대학생 사회공헌활동 11개 대학 250명 ▲나라사랑 병영체험 4회 550명(2011) ▲시도지부별 기초질서 캠페인 총616회(2011) ▲대학생 지식봉사활동 123명(2012) ▲동네행복지킴이 1만7131회 3만643명(2012) ▲나라사랑 병영체험 5회 800명(2103)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는 이 사업의 보조사업자인 자유총연맹 등이 국고보조금을 교부받아 대부분 연말에 집중적으로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집행 사업 대부분이 전시성·일회성으로 ‘성숙한 자유민주 가치 함양’ 등 당초 사업 목적과 다르게 사용됐다고 꼬집었다.
자유총연맹 관계자는 이 같은 안행부의 특별감사 조사결과를 인정하면서 “모든 사업집행 예산은 안정행정부에 승인한 결과에 따르는 것”이라며 “애초 사업계획과 목적에 적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2014년 성숙한 자유민주 가치 함양 사업 총괄 예산 편성 현황(2014년도 안전행정부 예산안 설명자료).

◇ 내년예산 줄긴 했지만…비리 이어졌는데도 매년 12억


무엇보다 최근 자유총연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서류조작·회계부정 등으로 인한 수천만원의 공금횡령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번 예산편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문병호의원실(민주당)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자유총연맹은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개최한 ‘글로벌리더연합 전국 포럼’에서 총 1억4000만원 규모의 보조금을 전용한 혐의가 포착되기도 했다.


자유총연맹은 개별법에 따라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 산하 단위조직을 통해 이중으로 민간단체 지원금을 계속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 국회 예결위 일각에선 서류조작·회계부정 등으로 자유총연맹의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점을 비롯해 그동안 회장선거 논란, 간부들의 사적 유용, 예산 전용과 배임·횡령 등이 끊임없이 이어졌는데도 매년 14억원의 국고보조금이 편성된 것에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결위 한 전문위원은 “국고지원금은 눈먼 돈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유용하게 쓰여야 할 소중한 안전복지 예산”이라면서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자유총연맹에 매년 10억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지급하고 회계보고를 받았지만, 정작 이런 불법행위를 인지하지 못할 만큼 관리·감독이 매우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또 “감독기관인 안행부는 지금까지 자유총연맹에 쏟아 부은 혈세 50억원 상당에 대해 제대로 쓰여졌는지 특별감사를 통해 진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랏돈 횡령에도 또다시 거액 국고 챙긴 자유총연맹
현 정권에 우호적인 대표적 단체...무한신뢰는 계속
회장선거 논란, 예산 전용과 배임.횡령 등 총체적 비리
정부, 에산집행 편향시비 논란..."공정.신뢰성 높여야"

◇ 국고 횡령·전용 의혹 경찰수사로 불거져


안행부는 지난 10월 국고보조금을 유용한 자유총연맹에 대해 보조금을 환수하고 내년도 사업비를 삭감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 7월 특별감사 결과 내린 조치로, 이로 인해 자유총연맹의 내년도 예산 규모는 2억8000만원이 줄었다.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자유총연맹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고사업 운영 부당 19건, 회계운영 부적정 등 내부규정 위반 17건 등 총 36건의 불법 및 내부규정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


단체가 안행부 승인 없이 사업 변경 등으로 부당 집행한 예산은 1억3800만원에 달했으며, 최근 5년간 경영실적은 당기 순손실 108억원이 발생했다.


2009년도에는 퇴직한 직원이 7명에 불과했지만 33명을 신규 채용해 일반회계 결산결과 총 지출 92억원 중 인건비성 경비가 70%를 차지하기도 했다.


홍보용 물품을 구매하면서 단가나 시장 조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 1500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기도 했다.


아울러 1억원 이상 경쟁 입찰 대상 공사를 수의계약하면서 예정가격이나 정확한 공사규모, 내역 없이 견적서를 받아 최소 견적업체가 아닌 평균가격에 근접한 업체를 선정하는 등 부당한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내부 인사규정을 어기고 임용 결격사유가 있는 직원을 확인 절차 없이 채용하거나 인사위원회 의결 없이 2명의 직원을 직위해제 하는 등 인사횡포도 포착됐다.


당시 안행부는 “국고보조금 횡령․유용 등 비리적발을 계기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며 “자유총연맹의 자체 회계운영과 규정 정비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월 자유총연맹의 국가예산 횡령과 전용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검찰에 촉구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한국자유총연맹 사무총장 등 간부들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총 1억4000여만원의 국고보조금을 횡령 및 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횡령하고 멋대로 전용한 피의자들을 당장 구속 수사하고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또 관리감독기관인 안행부에는 “지금까지 한국자유총연맹에 지원된 국고보조금 49억원이 올바르게 사용됐는지 특별감사를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4월 국고보조금 1억3000여만원을 전용하거나 횡령한 연맹 사무책임자 등 3명을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국고보조 사업 예산 7000여만원을 ‘글로벌리더연합 전국포럼’ 행사 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2011년까지 모두 1억3000여만원의 예산을 다른 사업에 전용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또 2010년 국고 보조를 받는 ‘아동안전지킴이’ 사업과 관련해 한 인쇄업체에 수첩 제작대금 3710만원을 지급하고, 이후 3000여만원을 직원 개인계좌로 돌려받아 임의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국고보조 사업 예산을 전용하거나 업체로부터 사업비용을 돌려받았는데도, 마치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된 것처럼 정산 서류를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당시 자유총연맹 측은 “대학생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업의 예산을 몰아 쓴 부분이 있다”고 했다. 또 “국고 사업을 하다가 남은 돈을 제 때 반납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사업 진행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급한 일에 사용했다가 다시 채워 넣은 적은 있지만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직원들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사업을 다음해로 미루는 과정에서 업체 측이 되돌려준 돈을 내부에 보관하고 있던 것이지 횡령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정권마다 다른 ‘묻지마 식’ 보조금지원 형평성 논란


지난 2000년 제정된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에 의해 정부로부터 공익사업비 명목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시민단체는 현재 150여곳에 달한다.


이들 시민단체는 취약계층 복지와 자원봉사 기부나눔 확산, 국가안보재난안전과 사회통합, 건강한 사회와 선진 시민의식 함양, 녹색성장과 자원절약, 글로벌 협력 및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 보조금 집행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편향적으로 지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는 보조금을 받은 보수성향 단체는 급격히 늘어난 반면 진보성향 단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는 평이다.


지난해의 경우 보수 단체는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을 지낸 이상원 대표의 전국자전거길잇기국민연합과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한국미래포럼 등도 국가안보, 사회통합과 건강사회, 성숙한 시민사회 조성 등의 명목으로 5000만원과 8500만원을 각각 지원받았다. 이에 반해 진보 성향 단체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등이 유일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이 같은 편향 지원 논란이 입방아에 올랐다. 정부 방침에 우호적인 진보 성향 단체에 ‘묻지 마’ 식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한 예로 2007년 140개 단체 중 새마을운동중앙회,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등 극소수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등은 “친정부 성향의 시민단체에 편파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의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 예산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자유총연맹에 대한 예산 편성을 바라보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보수·진보단체를 막론하고 현 정부에도 이 같은 시비가 불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추진하거나 방점을 두는 사업이 사실상 공익사업으로 분류되는 관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진보성향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단체를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이러한 보조금 지원은 일단 환영하지만 정부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펴는 곳에 지원이 집중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시민단체의 존재 근거는 감시와 견제다. 공정한 지원금 예산 집행을 통해 시민단체 고유의 정부 비판과 견제기능을 살리고 어용·관변단체만 양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관계자도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시민단체는 알게 모르게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근본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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