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민망한 땅 소송에 규제회피 ‘의혹’

산업1 / 최병춘 / 2013-12-16 09:32:39
1평 이웃 땅 소송 끝에 승소, 계열사 지분 매각에 일감몰아주기 규제 ‘회피’ 눈총

[토요경제=최병춘 기자]최근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장 회장과 동국제강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 더욱 궁금증을 낳고 있다.


최근 제계 29위, 자산규모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1평도 안 되는 이웃 땅을 소송 끝에 소유했다는 소식 뿐 아니라 계열사간 지분 매각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 계열사 문제와 철강시장 악화로 우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동국제강으로서는 최근 장 회장의 행보에 뒤따른 관심이 반갑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웃과 벌인 민망한 땅 분쟁, 이기긴 했는데


장세주 회장은 한 평도 안되는 땅의 소유권 문제로 이웃 주민과 다퉈 온 소송에서 이겼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정혜원 판사는 장 회장이 이웃 주민인 안 모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문제가 된 2.1㎡(약 0.63평)의 소유권을 장 회장에게 이전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년 이상 토지를 점유하면 소유권을 인정받는 민법 조항이 근거로 장 회장은 무단으로 침범했던 남의 땅의 소유권을 얻게 된 것이다.


지난 1989년 장 회장은 서울 종로구 화동자택 옆에 있는 목공소와 부지를 사들여 원래 있던 자택 주차장과 합치는 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2011년 도로 측량 과정에서 이웃집 안 씨가 장 회장의 주차장 건물이 들어선 일부가 자신의 땅임을 알게 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장 회장 측은 소유권 이전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20여 년 간 평온하게 토지를 점유해 왔으며 2009년으로 취득시효가 완료돼 안 씨는 소유권이전등기철자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땅 주인인 안 씨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원상복구를 요구했기 때문에 평온하지도 않았고 주차장 건물 축조가 15년 전이기 때문에 20년간 점유한 것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장 회장 측은 원만한 해결을 위해 토지를 매수하려 했지만 안 씨가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해 소송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 반면 이웃 안씨는 “애초부터 보상금이 아니라 증축한 부분의 철거를 요구해 왔다”며 돈을 요구하는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다고 반발하는 등 잡음은 계속됐다. 또 장 회장의 주차장 건물이 등기부등본 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허가 건물이란 점도 논란이 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안 씨의 땅에 침범한 장 회장의 주차장 건물 시공상태가 30년 이상’이라는 토지감정 결과 등을 근거로 “지금까지 장 회장이 토지를 점유하고 있었던 만큼 장 회장에게 소유권이 인정된다”며 장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남의 땅이었던 2.1㎡를 소유하게 됐고 덕분에 세간에 다시 이름이 오르내리게 됐다.


◇계열사 지분 정리, 규제 피하기 ‘꼼수’ 의혹만


이에 앞서 장 회장은 최근 잇달아 계열사 지분을 정리한 것과 관련해 주목 받기도 했다.


장 회장은 지난달 28일 동국제강 계열사인 DK유엔씨 지분 16만732주를 주당 2만4191원에 주력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에 넘겼다. 이를 통해 장 회장은 4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같은 날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도 마찬가지로 DK유엔씨 지분 전량을 유니온스틸에 넘겼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로 인한 과세를 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재벌그룹 가운데 내부거래가 많은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 기업집단현황공시를 보면 주요 대기업들이 내부거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임에도 동국제강은 내부거래가 오히려 17.6%로 했다고 지적받고 있다. 이는 상장사와 그 계열회사 간의 주요 상품·용역 거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동국제강 측은 “기준 적용시 올해 비상장회사인 DK에스앤드가 관계사인 인터지스와 합병한 내용이 감안되지 않고 적용돼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온 것”이라며 “오히려 내부거래 비중은 줄었다”고 해명했다.


그 중에서도 DK유엔씨는 지난해 올린 매출 2332억 원 가운데 동국그룹 계열사와 거래 비중이 33.44%에 달하는 등 내부거래가 심한 계열사로 꼽힌다.


DK유엔씨는 상장사 기준으로 총수지분 30%를 넘어섰기 때문에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해당돼 이 같은 규제를 피하고자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DK유엔씨의 지분을 정리했다는 분석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그룹 운영상 꼭 필요한 계열사를 처분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정부 방침 따라 일감몰아주기 해소를 위한 움직임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불안 가득한 시선, 답답한 동국제강


장 회장의 계열사 지분 정리 배경의 또 다른 이유로 여의치 않은 동국제강 사정이 거론되고 있다.


장 회장은 DK유엔씨 지분을 정리하면서 4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 데 앞서 지난달 8일 국제종합기계 지분 120만주를 유니온스틸에 넘기면서 60억 원의 현금을 챙겼다. 이로써 한 달 사이 주식을 정리하면서 약 100억 원의 현금을 챙기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장 회장이 그룹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과 주식담보 대출 상환 등을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동국제강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최근 동국제강은 주력 사업인 후판사업 분할을 검토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동국제강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1조6415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119억 원 보다 9.4% 감소했다. 하지만 다행이도 영업이익은 봉형강 판매 증가와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지난해 442억 원 적자에서 30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문제는 부채다. 올 3분기 말 총 부채가 6조376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4860억 원으로 1100억 원 가량 줄었다. 하지만 자산 총계역시 9조3206억 원에서 9조955억 원으로 줄어 부채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높다.


여기에 동국제강이 핵심사업인 후판사업의 분할을 검토하면서 불안감이 더욱 높아졌다. 급기야 동국제강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후판사업 분할 후 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소문도 나돌았다. 이에 지난달 4일 동국제강은 전자공시를 통해 그동안 검토해왔던 후판사업 분할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여전히 공급 과잉 문제를 안고 있는 동국제강의 후판 시장 전망이 밝지 않으면서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이와 함께 계열사들의 부실 또한 동국제강그룹의 불안요소로 꼽히고 있다. 2011년 발광다이오드(LED)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했던 DK아즈택은 현재 적자누적으로 자본잠식에 빠지자 인터지스와 DK유아이엘이 각각 45억 원과 110억 원의 자금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5월 유상증자에 55억 원을 출자했다.


또 국제종합기계도 자본잠식에 빠져 장 회장(9.8%)과 유니온코팅(4.9%)이 보유지분을 유니온스틸로 넘겼다. 결국 국제종합기계는 지난달 28일 동국제강의 주요종속회사에서 빠졌다.


한편, 최근 장 회장의 행보가 연이어 구설수로 이어지자 동국제강 측도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일련의 소송이나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내놓기 곤란한 문제”라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동국제강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에 대해서는 과장된 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철강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그동안 1조원 이상을 투자해 노후설비 교체 등을 실시하는 등 내적역량강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해왔고 최근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계열사 부실에 따른 우려에 대해서도 “계열사 부실 문제가 동국제강 전체로 비춰지는 것은 다소 억울하다”며 “동국제강이 5조, 유니온스틸이 2조원 가량 규모인 반면 여타 계열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반박했다.


이어 “계열사 부실 문제나 이에 따른 지분 매각 과정도 채권단과의 협의에 따라 진행되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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