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 회장 컴백 ‘불편한 이유’

산업1 / 최병춘 / 2013-12-16 09:20:23
경영 복귀 불안시선…'특혜논란'에 배임혐의 검찰 고발조치까지 당해

[토요경제=최병춘 기자]“금호산업, 내가 살린다”며 부실 책임을 지고 자리에 물러나 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다시 경영일선에 나선지 1달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중국 경제 외교 적극 나서는 한편 금호산업의 보유지분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의 부실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박 회장이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경제개혁연대는 부실경영으로 주주들에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박 회장을 검찰고발 하는 등 박 회장의 경영 복귀 자격에 대해 문제 삼았다.


특히 박 회장의 복귀 시점을 놓고 특혜라는 지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금호산업 실적이 개선되는 시점에 다시 경영전면에 나선 박 회장의 행보에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일본 요코하마고무 투자 지분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박 회장의 경영권 방어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실패한 경영자라는 오명을 벗고자 다시 공식적으로 경영 복귀에 나선 박 회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다.


◇‘책임경영’ 내세우며 경영일선 복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주사인 금호산업의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일선에 복귀한지 1달이 훌쩍 지났다. 지난달 5일 금호산업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을 가결, 8일부터 공식적인 대표이사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로써 박 회장은 지난 2010년 3월까지 금호산업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가 부실경영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3년 7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그동안 사실상 금호산업 경영을 지휘했다고 평가받아 왔지만 경영 복귀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금호산업 채권단과 회사 측은 박 회장의 복귀 명분을 두고 워크아웃에 빠진 금호산업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책임경영’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의 복귀 조건으로 금호산업 정상화 실패 시 보유 지분 처분하고 그룹 경영 손 떼겠다는 약속을 받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성공할 경우 채권단으로부터 주식 우선매수청구권 부여받고 금호산업 경영권 되찾아 올 수 있다.


박 회장은 복귀 당시 “연봉 1원만 받겠다”고 공헌하며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의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경영복귀를 두고 금호산업 뿐 아니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복귀부터 박 회장의 행보는 바빴다. 지난달 18일 금호산업의 1천500억원 상당의 투자지분 자산을 금호터미널에 1천782억원에 매각해 282억원의 매각차익을 올리는 등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또 박 회장의 복귀 이후 금호산업의 주식이 소폭 상승하는 모습도 보였다. (복귀 이후 11일에는 전일대비 300원 오른 1만1500원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12일 기준 1만350원까지 하락했다)


또 일각에서는 점차 개선되고 있는 금호산업의 재무상황을 두고 박 회장의 복귀 때문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기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복귀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금호산업 워크아웃 이르게 한 대우건설 인수 주도 등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박 회장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박 회장 복귀, 채권단 특혜?


이에 당시 박 회장이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됐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경영 정상화 실패할 경우 등기이사로서 져야할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라며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또 금호산업 측도 “박 회장이 100대 1 차등 감자와 사재출연 등 경영 정상화에 노력을 기해왔다”며 이번 복귀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진행된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박 회장 복귀 배경을 두고 의심의 눈길이 쉽게 거둬지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금까지 채권단 묵인하에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해 온 박 회장의 복귀가 새삼스럽지 않다는 분위기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어느정도 정상화의 길을 열어논 마당에 박 회장을 무임승차 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 근거로 영업적자에 허덕이고 있던 금호산업이 올해 들어 흑자 전환하는 등 박 회장 복귀 이전부터 상황이 호전되고 있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64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779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들어 흑자 전환하더니 지난 3분기까지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금호산업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까지 영업이익은 33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309억원에 달했다.


지난 3분기까지 봐도 금호산업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468억 원, 당기순이익은 541억 원을 기록하는 등 빠른 속도로 재무 환경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채도 1조9177억원에서 올해 반기까지 1조663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상장폐지 사유 중 하나인 자본잠식 위기를 맞았던 자본잠식률도 지난 2분기 88.6%에서 3분기 62.7%로 25.9%포인트 개선됐다.


이 외에도 안산 복합발전소, 베트남 하이퐁하수처리장 등 관급공사 수주가 이어지는 등 부실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한편 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 등의 이익이 증가하면서 경영정상화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 전부터 이 같은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지며 금호산업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으며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점에 박 회장이 경영 복귀를 공식화 한 것을 두고 채권단의 ‘배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박 회장이 경영 복귀 미션을 성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도 다시 되찾을 수 있다.


물론 금호산업의 재무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취약한 재무 안전성과 막대한 부채비율 등 경영 정상화에 이르기 까지 박 회장에게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여전히 남은 부실경영 책임


특혜 논란에서 봐 왔듯 박 회장의 금호산업 경영 정상화에 가장 큰 숙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이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등기이사·대표이사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민단체로부터 배임혐의로 고발당하면서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이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경제개혁연대(이하 경연)는 지난달 27일 박 회장을 부실계열사지원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박 회장이 대표로 있던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09년 12월 금호산업 발행 기업어음(CP) 790억원 어치를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금호산업은 2009년 4월부터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상태였고, 특히 12월은 유동성 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시점이어서 금호산업을 정상적인 투자처로 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금호산업은 2009년 12월 한 달 동안 무려 16차례, 총 2682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했고 이를 아시아나항공(790억원 어치 매입) 등 계열사들이 35차례의 거래를 통해 모두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이 당시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계열사 지원 행위가 가능했다”며 “이후 채무재조정으로 인한 이자감면액이 110~162억원에 이르는 등 현실적인 손해도 발생했으므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성립한다”며 박 회장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검찰 고발 조치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이 박삼구 회장 등 이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것을 요구하는 소제기청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주주대표소송을 위한 소장을 법원에 접수한 상황이다.


박 회장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추궁한 경제개혁연대는 박 회장의 경영복귀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나름 경영 정상화에 대학 책임에 대한 조건을 걸고 복귀한 것으로 안다”며 “조속히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바라지만 과거 불법 사례를 보면 희망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문제가 있는 거래나 행위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생은 법정에, 형 박 회장 앞날은?


한편, 동생이자 그간 경영권을 두고 앙숙관계를 형성했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지난 10일 검찰로부터 징역 7년에 벌금 300억원을 구형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형인 박삼구 회장 역시 현재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벌여온 박찬구 회장의 법원 판결이 경영 지배구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박 회장은 1999년부터 2009년까지 비상장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의 법인자금(107억5000만원)을 무담보 또는 낮은 이자로 빌려 쓰는 등 수법으로 모두 274억여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2009년 6월께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금호산업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 보유주식 262만주를 팔아치워 102억원대 손실을 회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박 회장은 진술에서 “본인과 박삼구 회장 사이에 경영에 대한 생각이 달라 돌아섰고 공동 경영 합의를 지키지 못했다”며 “독립 경영을 하자는 것이 본인의 뜻이었고 이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번 일이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박삼구 회장과의 갈등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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