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직원 잠적, 다른 피해접수 없어 규모 파악 난항
가해 직원, 4년 전에도 한국투자서 유사 비리 저질러
금감원, 지난 1일 하나대투 삼성동지점 긴급검사 실시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하나대투증권(사장 임창섭)의 자사 직원이 고객들의 돈을 모아 투자하는 등 대규모 손실을 낸 ‘금융사고’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재까지 금융사고 피해금액에 대한 소문만 무성할 뿐 피해자들이 해당회사나 관련기관에 피해접수를 하지 않아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 삼성동 지점 A차장은 개인적으로 투자자 2명을 모집해 각각 7억원, 12억원의 자금을 운용해 투자했다가 손실을 낸 후 잠적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특별수사에 착수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회사 측의 위규 여부 등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고객들로부터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가 떨어진 상태라 하나대투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직원 잠적···4년 전 유사비리 저지르고도 또다시 금융사고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사고를 낸 A차장은 지난달 23일 피해자들의 자금 회수 요구에 부담을 느끼고 음독자살을 시도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지난달 29일 퇴원한 뒤 잠적해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피해자 2명은 10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A차장이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말에 각각 7억원과 12억원의 돈을 맡겼지만, 이자까지 포함해 원리금만 100억원대에 이르는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나대투는 자체 감사에 착수했지만 A차장의 행방을 확인하지 못한데다가 최초 피해자 2명을 제외한 다른 피해자들이 금융당국이나 하나대투에 피해금액을 접수하거나 신고한 적이 없어 정확한 피해액수와 규모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하나대투와 금융당국은 피해금액과 관련해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나대투 관계자 역시 “현재 감독원에 접수된 건 최초 신고자 2명뿐이다. 이 피해자들은 A차장에게 돈을 받기로 했는데 아직 받지 못했다며 신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다른 피해자들이 피해접수를 하지 않아 규모 파악이 제대로 안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내용은 회사 계좌에는 A차장과 피해자들 간의 거래 흔적이 없으며, 개인적으로 돈을 받아 투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A차장이 4년 전에도 유사한 비리를 되풀이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지난 2일 머니투데이는 A차장이 지난 2009년 3월에 전 직장인 한국투자증권에서 고객과 사적인 금전거래가 적발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으며 징계 직전 퇴사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차장은 4년 전 내부감사에서 고객과 금전대차가 드러났으며 회사 차원의 사고 금액은 없었지만 경징계 수준인 견책을 받았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A차장의 비위 사실이 4년 동안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증권업 종사자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전문인력 관리시스템’에 등록해 회원사들 간 자격과 징계 내용을 공유하도록 돼있다. 비위 행위를 했을 경우 징계 수위에 따라 일정기간 전문인력 관리시스템에 채용금지기간(등록제한)이 표시된다.
하지만 A차장처럼 증권투자상담사에 견책 징계일 경우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회사 내부 인사기록에만 남을 뿐 비위 행위가 공유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A차장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4년 전 사고 이후 하나대투증권으로 쉽게 이직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관측하고 있다.
또한 이 신문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한투증권에 대한 감사에서 A차장이 연관된 비위를 추가로 적발해 지난달 25일 하나대투증권에 통보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하나대투 관계자는 “우리도 이 같은 사실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전혀 보고되지 않았던 상황인데다 아직 자세히 확인해보지 않아서 관련 사항은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A차장의 비위 사실에도 하나대투에 이직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A차장이 징계를 받기 전 퇴직을 하고 우리 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증권협회에 비위행위자로 올라오지 않아 정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삼성동 지점 긴급검사 실시···사후 조치 검토”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 이번 사건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금융당국이 즉각적인 검사를 실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이 하나대투증권 삼성동 지점에 대해 긴급검사에 나섰다.
지난 1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투자검사국 검사역 4명은 이날 오후 하나대투 삼성동 지점에 투입돼 지점정과 직원들을 면담하는 등 사고 발생 경위와 리스크관리 부실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제 막 조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제재 여부 등은 판단할 수 없다”면서 “일단 사건 발생 경위 내부통제 시스템 등에 관해 면밀히 들여다본 뒤 사후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관련 계좌를 확인해 A차장이 아닌 증권사와 연관된 금융사고인지에 대해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금융당국의 조사결과가 하나대투에게는 분수령이 될 예정이다. 과거 하나대투에서는 다른 증권사보다 금융사고사 비교적 많이 발생했다. 지난 6월 실명 확인 없이 고객에게 계좌를 만들어준 하나대투 직원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았으며, 지난 2010년에는 ‘옵션쇼크’의 영향으로 760여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당시 기관장은 문책과 기관경고를 받았었다.
계속되는 대규모 금융사고에 하나대투는 금감원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나대투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 결과에 대해 “원래는 이번 주 수요일에 결과가 나오기로 돼 있었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자체 검사결과 회사 계좌를 통해 A차장과 피해자들 간의 거래 흔적이 없었는데 금감원 조사도 그렇게 나온다면 개인적인 금전거래이기 때문에 한동안 이 문제로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다. 개인의 잘못으로 책임을 져야하는지 아니며 회사의 관리감독 소홀로 사측의 책임도 커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난감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현재 감사를 충실히 받고 있으니 결과가 나오면 후에 그에 맡게 조취를 취할 것”이라며 향후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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