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서울 조선호텔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지금의 불확실성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수년간의 경기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가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의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에 대해 지난 2008년 금융위기는 과도한 레버리지 효과에 지나치게 팽창했다가 일시에 거품이 꺼지면서 붕괴된 금융부분이 사태를 초래한 것이라며 그 배경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금융산업의 미래준비를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현실위기에 매몰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자본시장이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투자은행(IB) 활성화 및 대체거래시스템 도입 등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근 개최된 간부회의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대해서도 국내 경제에 숨어있는 위험요인을 확실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외 경제 위기는 구조적으로 예고된 것으로 이번 위기가 가시화 된 만큼 각별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금융위기, 2008년과는 다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는 과도한 레버리지 효과로 지나치게 팽창했다가 일시에 거품이 꺼지면서 붕괴된 금융부문에서 초래된 것”이라며 “세계경제도 강력한 국제공조 체제하에 실시된 확장적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등에 힘입어 비교적 신속하게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이를 전제로 하고 보면 현재의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배경이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세계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이 여전히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연장 선상에서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불확실성의 성격과 각국의 대응여력 등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은 주요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부연했다. 그는 “유로체제 편입으로 독립적인 환율과 금리정책을 상실한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유일한 거시정책수단인 재정에 크게 의존한 결과 현재의 재정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막대한 쌍둥이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미국과 올 초 대지진을 겪은 일본도 경기회복 동력을 복원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통해 자본시장 효율성 높일 것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보면 실물경제 부진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가계부채 해소와 저축은행 구조조정, 은행 외환건전성 강화 등 안정기반을 다져가는 가운데에서도 금융산업의 미래준비를 하는 데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현실의 위기에 매몰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자본시장이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투자은행(IB)활성화 및 대체거래시스템 도입 등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부에서는 유로존과 미국의 재정위기 심화 등으로 세계경제가 불안한 이 시점에 자본시장 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제도개혁을 추진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분들도 계신 것 같다”면서도 “우리 시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TS도입, IB활성화 등 우리 자본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우리 증시가 다른 시장에 비해 다소 과도한 정도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우리 자본시장의 저변이 취약하고 외국자본의 유출입에 따라서 증시가 한 방향으로 치닫는 쏠림 현상이 크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라고 정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ATS의 도입은 다양한 매매기법에 적합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시장의 저변을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며 “최근 정부내 논의가 마무리된 헤지펀드 등 혁신적인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우리 자본시장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가져다 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가시화 된 위기, 각별히 대응해야
한편 김 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를 갖고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대해 “(국내 경제에) 숨어있는 위험 요인도 잘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단순히 장단기 차환율, 예대율, 외화대출 동향, 해외점포의 자산·부채 관리 등을 피상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취임 초부터 유럽문제는 조만간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그동안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가계대출, 신용카드, 외화건전성 등 제반 문제에 미리 준비·대응해 왔다”며 “대외 경제 위기는 구조적으로 예고된 위기로 이제 폭풍우가 가시화된 만큼 각별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컨틴전시 플랜도 단계별 적확성 등을 다시 점검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실행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금융 시장 동향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필요할 경우 금융위 내 담당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도 추진토록 했다. 또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이 주재하고 있는 비상금융합동점검회의의 경우 민간 전문가와 금융회사 대표 등으로 외연을 넓혀 교감과 조율, 공동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다만 그는 “2008년 위기 당시에 비해 외환보유고, 금융회사의 건전성 등 기조적 안정성이 확보돼 있고, 정책운영 여지가 제한돼 있는 다른 국가에 비해 금리, 환율, 재정정책 등 매크로 정책 운영의 폭이 정상급”이라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정책적 환경에서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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