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비판언론·여론' 조작논란 파문

산업1 / 이완재 / 2011-09-29 15:22:37
“경인운하 비판 무마위해 ‘여론조작’까지”<br>5,6공도 아니고 청와대에 ‘언론대응’ 보고

[토요경제=이완재 기자]한국수자원공사가 경인운하에 대한 비판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언론보도와 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포착됐음에도 이를 발뺌하는 등 부적절한 대응으로 일관, 비난을 사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이 과정에서 청와대에 ‘언론대응 보고서’라는 보고서까지 만들었음이 드러났다. 이 사실은 한 석간 일간지를 통해 보도됐으나 어찌 된 일인지 타 언론들은 일제히 약속이나 한듯 관련 소식에 침묵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수공은 이밖에도 과다설계나 중복사업 등으로 국민 혈세를 물쓰듯 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총체적인 부실경영으로 비난 받고 있다. 4대강사업과 경인아라뱃길 사업으로 인해 최근 5년간 부채가 무려 4.6배나 증가했고, 향후 수년간 수십조원 대의 부채증가율이 전망되고 있다. 국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국민 불신율 또한 40%에 이를만큼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 총체적인 국민불신을 사고 있다.


이같은 수자원공사의 부실경영 백태는 최근 실시된 국회 국정감사 결과 공사가 제출한 자료에서 시시콜콜하게 드러났다. 수공 측은 전반적인 부실경영에 안이하게 대처하는 등 도덕적 해이마저 드러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수자원공사의 부실방만 경영상태를 집중보도한다.


◇경인운하, 비판여론 잠재우기 위해 언론과 여론조작


지난달 22일 석간 내일신문은 수공이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언론보도와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수공은 지난달 19일 청와대에 보낸 A4용지 1장짜리 ‘국감 관련 언론보도 대응실적’ 보고서에서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낸 ‘경인아라뱃길 운영 적자’ 국감자료에 대해 설명자료 배표, 온라인 상 부정여론 댓글 대응을 보고했다. 온라인상 관련 기사에 따라붙은 부정적 의견에 대해서는 댓글을 달아 차단했다는 것이다.


▲ 한국수자원공사가 언론 및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작성해 청와대에 수시로 올린 ‘언론대응 보고서’ 문건.


수공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일부 언론사에 기획특집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해 언론사들이 경인운하 사업에 대한 우호적인 내용의 기사를 내보내도록 유도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언론사에는 수억 원대 규모의 대규모 마라톤대회까지 후원했다. 청와대 보고를 위해 언론에도 배포하지 않은 민주당 홍영표 의원과 민노당 강기갑 의원의 국감자료를 사전입수해 검토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관련내용에 대한 <토요경제> 취재에 수공 측 관계자는 “문제 될 것이 없고 관련 기사에 대해 언론에 해명자료를 배포했으니 참고해달라고”고 답했다. 수공측이 보내온 한 페이지 분량의 자료에는 “사업관련 홍보활동일 뿐 여론조작 의도는 없다”면서 “특정언론사와 기획특집 추진한 적 없고 온라인 대응은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한 활동”이라만 밝히고 있다.


◇ 4대강사업 여파 5년간 부채 4.6배 증가


수공은 이외에도 최근 치러진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4대강 사업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는 등 전반적인 부실경영 사태가 드러났다.


수공이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공의 부채총액은 7조 9607억 원으로 2006년 대비 4.6배 급등했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8.1%에서 75.6%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금융성 부채는 2006년 1조원에서 지난해 7조원으로 약 7배 이상 증가했고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연 904억원에 달했다.


4대강 사업을 실시하지 않았을 경우 2015년 부채는 7조 7189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4대강 사업 추진에 따라 2015년 부채는 15조6969억원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비율은 12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 의원은 “지난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연봉 및 1인당 인건비는 최근 5년간의 최고액인 2억 4500여만원과 6800여만원을 받았다”며 “4대강 사업 추진으로 수공의 경영 부담이 가중돼 경영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국토해양위 소속 민주당의 김진애 의원은 “4대강 사업에 8조원을 투자한 이후 수자원공사의 부채와 부채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부채비율은 2007년 16%에서 올해 6월에는 101.8%로 4년간 6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4대강 사업과 경인아라뱃길사업으로 인한 수공의 부채는 지난해 기준 8조원에서 내년에는 15조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고 이후에도 해마다 15조~16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수자원공사 대전 본사 전경


◇ 방만경영·성과조작 의혹까지 기관운영 도마


수공은 경영성과 조작의혹까지 받고 있다. 공공기관 정부 선진화계획에 따라 인력감축과 출자지분을 정리하는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만이 특별한 혜택을 받아 경영성과 조작논란이 가능했다고 지적됐다. 국정감사에서 선진당 권선택 의원은 “모든 공공기관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수공만은 인력도 늘리고, 자회사도 설립하고, 출자사도 늘리는 등 배불리기만 하고 있다”면서 “선진화에 역주행할 수 있는 배경이 4대강 사업 참여의 특혜 때문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권 의원이 공개한 ‘수공의 중장기 인력운영계획’에 따르면, 2019년까지 무려 2272명을 증원한 6532명 정원 확대계획을 수립했다. 권 의원은 타 공기관의 비교를 예로 들며 수공은 지난 2009년 정원 3767명에서 지난 6월말 기준 4065명으로 298명이나 증가시킨 만큼 현실성이 떨어지는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당 변웅전 의원은 “경영성과 조작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근거로 변 의원은 “2011년 6월 감사원 감사에서 수자원공사는 소송에 들어간 비용인 소송부채 충당금 전입액에서 273억원을 제외시켜 노동생산성에서 1.021점, 자본생산성에서 0.784점을 각각 높게 받았다”며 “이로 인해 수공은 경영실적 평가 A등급을 받아 1위를 차지해 678억3천만원의 성과급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자원이 올해 부채 13조원으로 작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고 한달 부채 이자가 312억원내고 있다”며 “만성적자에 허덕이면서 국민혈세를 경영실적 부풀리기로 성과급 잔치를 하는 한심한 수자원의 경영실태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즉각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 ‘아라뱃길 시설물 운영’ 인천시-수자원공사 갈등


수공은 내달 개항을 앞둔 경인아라뱃길 시설물 운영 문제를 놓고 인천시와도 갈등하고 있다. 양 기관이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시설물 운영 주체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관련법상의 해석이 두 기관의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법 등에 따라 조성된 아라뱃길은 관련 시설물에 대해 사업자인 수자원공사가 관리ㆍ운영하게 돼 있지만, 하천법상 국가하천으로 지정돼 정부와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운영 주체가 된다.


인천시는 아라뱃길이 국가사업인 만큼 정부나 사업자인 수자원공사가 시설물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득이하게 일부 시설물을 시(市)에 이관할 경우에는 관리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공 측은 아라뱃길 주운수로를 제외한 주변 도로와 횡단 교량의 경우 지방도로 개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이번 건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부실경영으로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는 수공의 또 다른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공이 ‘부실경영 공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건전한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시선이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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