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주식시대…‘주식비중 높여라’

산업1 / 토요경제 / 2011-09-26 11:33:37
김영익 창의투자자자문 대표

“증권시장에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느낀 것은 주가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여파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 8월 한 달간 많이 힘들었습니다”
김영익(52, 사진) 창의투자자문 대표는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육박했던 7월 말 ‘3년 내 주가지수 3000시대가 온다’고 예측했다. ‘이기는 기업과 함께 가라’라는 책의 출간과 함께였다. 당시만 해도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하반기 2500선까지 전망할 때였다.
그러나 8월 초부터 주가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 2000선, 1900선, 1800선을 이탈해 1793.31까지 주저앉았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어왔던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도 폭락했다.
‘주가 3000시대’라는 화두를 꺼내자마자 2200선을 바라보던 시장이 반대로 가기 시작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000선을 다시 탈환할 수 있을지에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낙관론을 버리지 않았다. 2013년 코스피가 3000선까지 오른다는 전망도 바꾸지 않았다.
김 대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족집게 이코노미스트로 급부상했다. 2001년 초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때 주식 매도를 권유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그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9·11 테러가 발생한 후 주가지수는 속절없이 빠졌고, 열흘 후에는 463까지 추락했다. 9·11 테러를 예측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는 맞아떨어졌다.
“지금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외줄을 타는 것처럼 불안할 것입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볼수록 위험합니다. 유럽 위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경제는 더블딥은 아니어도 저성장이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입니다. 아시아 경제가 성장하면서 2013년이면 정상에 가 있을 것입니다. 곧 3000시대가 옵니다.”


◇올해 말, 고점 투자했던 손실도 회복


8월 한때 1710.70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최근 상승세를 회복해 1800선을 넘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뉴스에 따라 하루에도 50포인트를 넘나들며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는 패색을 더해가면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과연 김 대표의 낙관론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세계 경제의 축이 변하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에는 선진국 경기가 어려워지고 중국과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성장하면서 소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성장세는 지속될 것입니다. 반면 선진국 경제는 수출 증가율이 떨어지고, 저상장 시대로 들어갈 것입니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 우려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재정위기 우려를 해소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든지, 오래 버티다가 결국 그리스와 포르투갈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유럽 은행이 붕괴될 정도까지 간다면 전 세계가 굉장히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탈리아나 프랑스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적다는 게 그의 예측이다.
특히 그가 주목해서 보는 것은 아시아 경제의 차별화다. 지금까지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7개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의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올해 4분기부터 내년까지는 선진국 지수가 하락한 반면 이머징마켓 지수는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추석 이후에는 증시가 안정적으로 올라가 연말이 되면 올해 고점에서 산 투자자들도 손실을 회복할 것입니다. 내년 초까지는 장이 좋았다가 내년에는 상승세가 둔화될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보입니다.”


◇8월 예측 실패, 투자자 이탈에 손실도


하지만 족집게로 자신하는 김 대표도 8월 하락장을 예측하는 데는 실패했다. 주가 예측을 잘못한 탓이다. 김 대표는 그만의 ‘주가지표모델’을 만들어 주가를 예측해왔다. 6월까지는 오차가 1%포인트 내에 머물 정도로 족집게였지만 7월부터 엇나가기 시작했다. 주가지표모델을 만들 때 경상수지 변수를 뺏던 게 실수였다. 결국 위기를 계기로 주가지표모델의 변수도 수정했다.
하락장에서 창의투자자문도 손실을 피하진 못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8월 한 달간 11.86% 하락한 반면 창의투자자문의 랩 상품은 7~8% 손실을 내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7%로 코스피지수 수익률 -8.33%보다 5%포인트 높은 수익을 냈다.
“그동안 종목을 15~20개 안팎으로 운영하다가 7~8월에 40개 안팎으로 늘렸습니다. 차화정 중에 자동차를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7월 초에 비중을 줄였습니다. 그리고 CJ제일제당과 엔씨소프트, 다음 등 내수주를 중심으로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자문형 랩을 이탈했다. 한때 1조6700억원에 달하던 잔액은 1조5000억원까지 줄었다.


◇지금은 주식시대…‘어려울때 일수록 사라’


주식 투자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은 많지만 증시가 출렁이면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김 대표는 어려울 때일수록 멀리 내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간이 돈을 벌어 준다”는 것이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사서 오래 갖고 있는 것이 부자들이 비결이라고도 조언했다. 그러나 오래 갖고 있는 것만이 해답은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도 장기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성장성이 있는 주식을 잘 꼽아야 한다.
“신문에서 정말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때 거꾸로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은 물가 상승 시대입니다. 물가가 완만하게 오를 때 주식 수익률이 가장 좋습니다. 앞으로 2,3년은 주식 시대입니다. 2년 정도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이후에는 채권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는 투자자들이 기억해야 할 다섯 가지 트렌드로 △넥스트 13으로의 헤게모니 이전 △기후변화와 대체에너지 산업 △인구구조의 거대한 변화 △산업 간 컨버전스 △따뜻한 자본주의로의 구조 변혁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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