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 격양가를 아시나요?

산업 / 권희용 / 2014-06-20 16:44:34

그리스 신화에는 아쉽게도 '경제의 신'은 없는가보다.

하긴 동양의 고전에도 오늘날의 경제운용과 비슷한 격언 정도는 있어도, 보다 깊이 있는 경제상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모르긴 해도 그 옛날에는 돈과 직결되는 경제를 입에 담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던 시절이긴 했다.

무릇 군자가 돈 문제를 거론 한다면, '그는 이미 군자의 품위를 내 팽개친 것이나 다름 아니다.'라고 가르쳐 온 것이다. 오죽했으면 가장이라는 인간이 처자식 굶는 것도 모르고 친구들과 한 잔 술에 취해 음풍명월이나 하면서 시(詩)와 서(書)와 화(畵)를 읊고 있어야 제대로 된 군자였던 시대가 있었으니까.

고매한 인품의 전형이 바로 앞서의 행각을 했던 인물이었다. 위정자는 그런 인간을 뽑아 측근에 두고 정사(政事)를 맡겼을 터다. 그러니 백성의 아프고 쓰린 삶의 속내를 얼마나 알았겠는가.

오늘날의 위정자는 국민을 위해 어찌해야 하는가를 모르는 자가 국정을 도모하겠다고 손들고 나서겠는가. 초선 국회의원일수록 달달 외울 정도로 국가와 백성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를 너무너무 잘 안다.

그러니 재선, 5선, 도백, 대권을 넘보는 선량들이야 얼마나 잘 알겠는가. 정치일선에서 선량이 해야 할 일의 첫 번째가 무엇인가를 모를 일이 아니다.

'경제'였다. 그들이 부르짖어 부흥해 내고야 말겠다고 한 공약(公約)이 바로 경제문제였던 것이다. 당장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 그런 것을 소위 '인기투표'식 여론조사로라도 국민에게 물어 보았을까?

여당과 야당의 지지도, 대통령의 지지도 따위는 눈에 곰팡이가 나도록 듣고 보았다. 한마디로 국민의 경제심리와는 아주 동떨어진 주제였다. 국민은 지금 그런 여론조사에 식상할 정도에서 지나 구토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적어도 '지금의 청년 실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어떻게 보나?' '야당의 국정참여도에 대한 귀하의 견해는?' '여당의 국정운영 자세는?' 등등 국민이 하고 싶고, 당국에 전하고 싶은 '말'을 알아보는 여론조사는 눈을 크게 뜨고 봐도 드물다. 여론이 무제한하게 발달했다는 세상에서 말이다.
경제가 오리무중이다.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그렇다는 말이다. 경제는 간 곳이 없고, 사건과 사고와 서민생활과는 아무 상관없는 고위직 자리다툼만 횡행하는 세상이 되었다.

벌써 지난해 연말 즈음부터 흉흉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춘삼월 내내 어수선한 정국이 결국 상반기를 다 보내도 여전하다. 혹여 그 바람 속에서라도 경제가 되살아나 구명가게 장사라도 돈 한 닢 만져볼까 학수고대했던 서민들의 가슴이 아프기만 하다.

사람이 바뀌어야 나라가 달라진다는 게 우리나라 야권의 주장이다. 정권을 잡은 사람들을 향해 일분일초도 기다리지 못하고 줄기차게 해대는 주의주장이다. 소위 청문회제도가 생기고 부터는 아직 고위직에 오르지도 못한 인사들을 겨냥한 파헤치기가 '관행'이 된지 오래다.

요즘이 그 짝이다. 게다가 대규모 보궐선거를 앞 둔 계절인지라 그 도가 심각하다. 그 바람에 경제는 더 뒤쪽으로 밀려있는 형국이다. 세계적인 환율이상조짐하며 경제둔화조짐 따위에 눈 돌릴 겨를이 없는 곳이 작금의 대한민국이다.

정치권은 세월호 사태에서 보궐선거로 초점을 이동한지 오래다. 정부도 경제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 신경을 못 쓰고 있다. 게다가 나른 한 계절, 여름이 턱밑이다.

격양가를 부를 날이 정녕 올 것인지, 국민이 바라는 것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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