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금융당국의 회계감리 기능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장사가 회계부정을 저지르기 시작한 뒤 제재 조치를 할 때까지 평균 5년 5개월이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부정회계를 저지른 상장사 45곳은 처음 회계기준을 위반한 시점부터 금융당국이 제재 조치에 나설 때까지 평균 5년 5개월이 걸렸다.
이는 상장사가 심각한 회계부정을 저지르더라도 금감원이 오래도록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대우조선해양은 최초 회계기준을 위반한 2008년 이후 지난 3월 24일 과징금 등 부과까지 9년 3개월이 걸렸다.
STX조선해양도 회계기준을 위반한 2008년 이후 8년 2개월 뒤인 지난해 2월 24일에야 2개월 이상 유가증권발행이 제한됐다.
유안타증권은 2009년 처음 회계기준을 위반한 이후 지난해 7월 13일 과징금을 부과받을 때까지 7년 7개월이 걸렸다.
이같이 부정회계가 오래 방치되는 배경에는 금감원이 상장사에 대한 회계감리를 극소수밖에 하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
지난해 기준 상장법인 2017곳 가운데 금감원의 회계감리를 받은 회사 수는 전체의 4%인 80곳에 불과했다. 상장사 한 곳당 회계감리를 25년에 한 차례씩 받는 꼴이어서, 회계부정 감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학영 의원은 "금감원의 회계감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상시 회계부정 감시기능을 제고해 한국 기업의 회계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금감원은 내년까지 회계감리 주기를 10년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지금 속도로는 목표를 이루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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