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경영’ 한다더니… 2000억 고배당 ‘꼼수’

산업 / 유상석 / 2013-02-07 14:37:00
금감원, SC은행 고배당 추진 ‘제동’

▲ SC은행이 오는 14일 2000억 원 결산 배당을 의결을 추진하자, 금융감독 당국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금융감독 당국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2000억 원 고배당 추진 움직임에 본격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국은 조만간 집중 지도에 나서 고배당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리처드 힐 SC은행장 소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당국이 SC은행의 고배당 계획에 강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선데 대해 SC은행은 “자본유출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며 금감원의 개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금감원, SC은행 과다배당 ‘제동’
지난 4일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오늘 SC은행 부행장을 통해 과도한 배당을 자제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행장까지 부를 계획은 세워놓지 않았지만 필요할 경우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C은행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2000억 원의 결산 배당을 의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실시한 중간배당액 1000억원을 합하면 3000억원의 배당이 이뤄지게되는 셈이다. 지난해 SC은행의 순이익 4000억원 75%에 달하는 규모다. 금감원은 이 같은 배당 규모가 지나치게 많다는 입장이다.


SC은행의 배당성향(배당금 총액/당기순이익)은 매년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SC은행이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한 지난 2009년 57.8%에서 2010년 62.0%, 2011년 78.1%로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22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고 1000억 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81.6%에 달했다.


이는 KB금융 11.7%, 우리금융 9.4%, 신한금융 20.3%, 하나금융 11.8% 등 국내 은행들의 배당 성향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금감원은 집중 지도를 통해 SC은행의 고배당 계획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바젤3 등 자본건전성을 강화하는 추세에 맞지 않는 행보”라면서 “국민 정서상으로도 거부감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수준을 넘지 않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해 중간배당도 금감원 권고를 통해 액수가 조정된 만큼 올해도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긴축경영’ 그토록 강조하더니…
SC은행은 한국 진출 이후 당기순이익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배당액은 2000~2500억 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SC은행을 놓고 “영국 SC그룹의 ‘현금인출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SC은행은 지난 2011년 말 전체 직원의 13%가 넘는 813명을 퇴직시키고 신입행원 채용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일부 지점과 은행 소유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긴축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긴축경영을 강조하면서 대주주에게는 고액 배당을 서슴지 않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임단협을 진행 중인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서성학 SC은행 노조위원장은 “임단협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고 해를 넘긴 상황에서 은행 측에서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통 큰 배당’을 한 부분은 문제”라며 “이에 대해 은행 측에 공식 입장해명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은행의 수익이 저조한 상황에서 최고 배당을 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다른 은행에서는 연말 배당만 하고 있는데 중간배당까지 하면 어려운 상황에서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SC銀 “배당이 곧 자본 유출 아냐”
금감원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SC은행 측은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당국과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C은행의 재무건전성은 시중은행 최상위 수준”이라면서 “안정적인 자본수준이 달성되고 난 다음 (알맞은 선에서) 배당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의 재무건전성 우려와는 다른 입장인 셈이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는 배당이 해외 본사로 다 가는 것처럼 보는데, 국내 재투자를 위해 쓰는 부분들도 있다”면서 “은행 배당액만으로 해외 본사로 자본이 유출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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