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실명이 확인된 사람들에게만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거래를 허용해주는 거래 실명제가 오는 30일 시행됐지만, 신규계좌 개설을 위한 혼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은행들은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한 신규계좌 개설만 허용한 데다, 투자자들도 계좌 개설을 위해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 있다.
다만 보다 강화된 은행들의 방침에 가상화폐 거래업계는 일부 거래소가 오픈 일정을 미루는 등 타격을 입는 모양새다.
◆은행 "기존 투자자들 신규 발급만 허용…신규 고객 발급은 이후"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거래 실명제가 시행됐다.
이에 따라 신한·농협·기업·국민·하나·광주은행 등 총 6개 은행은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이날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개시했다.
가상통화 취급업소의 거래 은행과 동일한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는 해당 계좌를 통해 입출금을 하게 된다.
업비트는 기업은행, 빗썸은 농협은행과 신한은행, 코인원은 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가상통화 취급업소의 거래 은행과 동일한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이용자는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출금은 할 수 있지만 추가 입금은 불가능하다. 기존 가상계좌 서비스는 더 이상 가상통화 거래에 활용할 수 없고 외국인과 민법상 미성년자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는 본인 확인된 거래자의 계좌와 거래소의 동일은행 계좌간 입출금만 허용한다. 때문에 거래자는 거래소와 같은 은행의 계좌를 신규개설해야 한다.
그러나 은행들은 우선 기존 개설자들의 신규 전환부터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농협·신한은행 등은 신규 계좌 발급을 유보하기로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기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신규계좌 발급을 추진한 이후, 어느 정도 완료됐다고 판단되면 신규 고객들의 발급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6개 은행은 가상화폐 거래를 금융거래 목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가상화폐 거래하러 계좌 신청한다'고 했다간 계좌가 개설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차세대 시스템 개발중으로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의 이같은 방침에 기존 투자자들이 계좌를 개설하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신규 개설 고객들의 방문이 많지 않아 영업점들도 어느 때와 같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강경 자세에…거래소 오픈일정 연기 등 '타격'
은행들은 거래소 등 가상화폐 취급업소의 계좌 개설도 틀어막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가상화폐 취급업소가 투자자의 자금을 모집할 목적으로 입출금 계좌를 개설하지 못한다고 안내했다.
또 계좌개설을 신청하는 모든 고객들은 가상화폐 취급업소 여부를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취급업소는 강화된 고객확인(EDD) 대상이며 고객확인을 위해 사무소 및 영업점 방문 및 추가정보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당국은 은행이 거래소가 계좌를 사적으로 활용하는지 감시하고, 자금세탁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금융거래를 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법인 또는 단체가 거래소와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 ▲금융회사의 거래상대방(취급업소의 이용자)이 거래소와 거액(1일 1000만원, 7일 2000만원)의 금융거래를 하거나 ▲취급업소가 취급업소의 임직원으로 추정되는 자와 지속적으로 송금 등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 의심거래로 보고 FIU에 보고토록 했다.
이에 가상화폐 거래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이달 말까지 오픈하기로 했던 가상화폐 거래소 '지닉스(Zeniex)'의 오픈 일정은 2월로 연기됐다.
거래소를 운영하는 코리아코인익스체인지는 실명 가상계좌 서비스가 은행권 사정으로 이달 말까지 도입이 어려워 오픈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경준 코리아코인익스체인지 대표는 "변화된 시장 상황으로 거래소 오픈 일정이 미뤄지게 돼, 지닉스 1월 오픈을 기다리고 계셨던 예약 가입자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리게 됐다"며 "한국블록체인협회와 함께 신규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서비스 발급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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