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통행세·보복출점 미스터피자 창업주’ 무죄?…가맹점주 “화난다”

산업 / 이경화 / 2018-01-30 17:09:33
‘갑질’ 정우현 전 회장 1심 집유…“사법부는 기업인 편들기·봐주기 판결해선 안 돼” 거센 반발
치즈통행세, 보복출점 등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사진=연합>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치즈통행세와 보복출점 등 가맹점에 대한 갑질로 물의를 일으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던 정우현(70) 전 미스터피자(MP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자 가맹점주들과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와 전국유통산인연합회, 참여연대 등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선고는 갑질·불공정 행위 근절을 바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고 사법부 신뢰의 근간마저 흔들었다”며 “사법부의 선고는 법을 위반한 행위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명백한 불공정행위에도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범죄 성립을 배척하고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과 회삿돈 수십억 원 횡령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한 사법부는 더 이상 정의의 보루가 아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사법부에 갑질·불공정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도록 공정하게 판결하라고 촉구하고 검찰을 향해서도 항소심에 적극 임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29일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에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23일 독점규제·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공정거래법)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판결했다. 함께 기소된 정 전 회장의 동생(65)은 무죄, MP그룹 법인에는 벌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정씨는 2005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가맹점에 공급할 치즈를 구매하면서 치즈 제조업체와 MP그룹 사이에 친동생 명의의 납품업체를 끼워 넣어 약 59억 원의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를 횡령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MP그룹이 다른 제조·납품업체와도 같은 가격에 치즈를 거래했고 직거래 때 공급 가격의 근거를 검찰이 제시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MP그룹의 횡령 피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미스터피자를 탈퇴한 가맹점주들이 만든 새 피자 브랜드인 피자연합 매장 근처에 미스터피자 직영점을 내 저가공세로 보복출점을 감행한 업무 방해 혐의 역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새로 개장한 미스터피자 직영점은 배달 전문이라 경쟁 관계로 보기 어렵고 돈가스 무료제공, 치킨 5000원 판매 행사 또한 통상적인 마케팅”이라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정씨가 회사에 근무하지도 않는 딸에게 급여 약 8억3000만원과 차량 리스비 약 1억9000만원, 법인카드 약 69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친인척을 허위 취업시켜 29억 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한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했다. 또 가맹점주에게 광고비 집행 용도로 받은 5억7000만원을 빼돌려 가로챈 횡령 혐의와 차명 운영한 가맹점에 대한 상표권 7억6000만원을 면제하고 이곳에 파견한 본사 직원 급여 14억 원을 청구하지 않는 등 회사에 약 65억 원의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내에 손꼽히는 요식업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법과 윤리를 준수하며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을 저버렸다”고 질타하면서도 “기울어가는 토종 피자기업을 살릴 기회를 빼앗는다면 피고인과 가맹점주에게 가혹한 피해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횡령·배임 피해액의 상당 부분이 회복됐고 6개월간 구금으로 반성의 기회를 가졌다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가맹점주들은 1심 판결을 근거로 사법부를 통한 불공정행위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필수물품 강요 금지, 집단적 협상권 강화, 가맹금에서 광고분담금 제외 등의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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