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사진)이 취임 11개월 만에 사퇴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의 취업제한 결정에 따른 것이다. 윤리위는 지난해 12월 22일 원희목 회장의 취임에 대한 취업제한 결정을 내렸다. 원 회장은 제18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절인 2008년 제약산업육성지원특별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당시 입법 활동이 제약바이오협회와 밀접한 업무관련성이 있어 회장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제약산업육성지원특별법은 원 회장이 대표 발의한 이후 2011년 3월에 제정되고 1년 뒤인 2012년 3월부터 시행됐다.
3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원희목 회장은 29일 오후 개최된 긴급 이사장단 회의에서 윤리위의 협회장 취업제한 결정과 관련해 그간의 경과 등을 설명한 후 사임의사를 밝혔다.
원 회장은 특별법과 관련해 “리베이트를 없애고 연구개발(R&D)을 통해 신약 개발로 글로벌 경쟁에 당당히 나설 때 대한민국의 제약 산업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별법 발의 이후 제정까지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대한민국 제약 산업에 대한 많은 고민과 깊은 이해를 가지게 됐다”며 “그 고민과 이해의 경험이 대내외적으로 제약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협회장의 직무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저를 부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그러면서 “입법 활동이 9년이나 지났고 업무 관련성 판단에 대한 법리적 다툼의 여지도 많이 있다”며 “윤리위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업장 단체의 수장이 정부 결정에 불복해 다툼을 벌이는 것은 단체에 이롭지 않다”면서 “조직에 누를 끼치면서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다.
원 회장은 윤리위의 취업제한 결정을 수용하면서도 제약육성특별법 발의와 제정을 주도한 것에 대해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임 이후에도 약업인으로서 제약·바이오산업에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 당부드린다”, “부여해준 임기를 완수하지 못하고 중간에 물러나서 죄송하다”는 뜻도 내비췄다.
원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협회 이사장단은 회장의 사의를 수용키로 했다. 지난해 3월 1일 취임한 원 회장은 내년 2월 18일까지가 정식 임기다. 원 회장이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중도 퇴임함에 따라 협회는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협회는 회장 인선 등 향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제33~34대 직선제 대한약사회장,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사장, 18대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거쳐 정부 산하기관장을 역임했다. 제약·바이오가 미래먹거리 산업임을 부각시키는 등 제약 산업 육성·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다는 게 업계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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