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정종진 기자] 올해 중소기업 174곳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법정관리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신용위험평가에 따라 은행들이 추가로 쌓아야 하는 대손 충당금 규모는 3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구조조정 대상은 174곳(C등급 61개사·D등급 113개사)으로 지난해 176곳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는 코스닥 상장사도 1곳 포함돼 있다.
2011년 77곳이었던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은 2012년 97곳, 2013년 112곳, 2014년 125곳으로 늘어난데 이어 이듬해부터는 증가폭이 커지면서 2015년 175곳, 2016년 176곳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는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이후 한계기업을 정리했던 2009년(512곳) 이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올해 신용위험 평가대상 중소기업이 2275곳으로 작년보다 11.8% 증가해 전반적 경영실적 개선에도 구조조정 대상 기업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과 도매·상품중개업 등 소규모 취약기업이 많은 업종의 신용위험 평가대상을 신용공여 50억원 이상에서 30억원 이상으로 확대한 결과다.
금감원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연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이거나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회사, 자본이 완전잠식된 회사 등을 대상으로 신용위험 세부평가를 한다.
부실 중소기업간 양극화는 심해졌다.
올해는 부실 징후가 있지만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C등급 중소기업이 61곳으로 지난해보다 10곳 줄었다.
이들 기업은 신용위험 평가 결과를 통보받은 날로부터 3개월 내로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경영 자구안을 제출해야 한다.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어 사실상 '퇴출 대상'인 D등급 기업은 113곳으로 작년보다 8곳 늘었다. D등급 기업은 채권은행의 추가 지원 없이 자체 정상화를 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업종별로는 기계제조업(26곳), 금속가공품 제조업(23곳), 자동차부품제조업(16곳), 도매·상품중개업(14곳), 부동산업(11곳) 등의 순서로 구조조정 대상이 많았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이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자금은 1조6034억원으로 지난해(1조9720억원)보다 줄었다. 은행권이 1조3704억원으로 85.5%를 차지했다.
은행들이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기업 부실에 대비해 더 많은 대손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이번 신용위험평가로 은행들이 추가로 쌓아야 하는 대손 충당금 규모는 3150억원이다.
이종오 금감원 신용감독국 팀장은 "중소기업 전반적으로는 지표가 개선됐지만 기업규모별 양극화가 심화돼 규모가 작은 기업은 많이 어려워졌다"며 "내년에는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입대업이나 장치나 장비를 갖춰야 하는 조선협력업체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주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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