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스닥, 기술 위주 심사로”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경제1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코스닥과 거래소를 분리해 코스닥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5년 전만 해도 (코스닥 상장이) 100개 이상 됐는데 최근에는 20여개 정도밖에 안 된다. 재무 위주 심사보다 기술 위주 심사로 코스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코스닥 IPO(기업공개)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0년에는 70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지만 2011년 57개, 2012년에는 불과 21개로 코스닥에 진입하는 기업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심사 요건을 살펴보면 ▲자기자본 및 시가총액 ▲자본상태 ▲경영성과 ▲이익규모 및 매출액 등 재무 위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일반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설립된 지 3년이 넘어야 하고, 최소자기자본은 30억원이 넘거나 시가총액이 90억원을 넘어야 한다. 벤처기업의 경우 자기자본 15억원 이상이 해당된다.
웬만큼 재무가 탄탄한 기업이 아니고서는 코스닥은 오르지 못할 나무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당선인의 발언대로 코스닥 상장 심사 요건이 ‘재무 위주’에서 ‘기술력 위주’로 변경된다면 코스닥 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코스닥 지수 상승에도 탄력을 받아 지난 5년간 500선을 기준으로 등락을 반복했던 코스닥 지수가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 코넥스 신설 탄력 받나
코스닥 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올해 개설을 목표로 하는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KONEX) 성장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새 정부 정책의 큰 흐름에 우리 입장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상장요건 합리화나 코넥스(KONEX) 설립 등 현재 추진하고 있는 관련 정책들을 조속히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위는 거래소 상장 심사팀과 주관사가 다룰 질적심사 기준안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재무기준을 낮추고 효과적인 질적심사를 시행하려면 거래소를 비롯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재무적 규모를 기준으로 하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새 제도가 도입되면 코스닥 시장이 우량기술주와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 기업 특성을 중시하는 시장으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닥협회 정진교 본부장은 “상장 요건이 기술성이라는 측면에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면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려는 회사들 중 이익을 충분히 내지 못하거나 매출액이 부족한 기업들이 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그런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기술력을 이용해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트레이드증권 오두균 연구원은 “박근혜 당선인의 취임식 행사에 대한 기획 및 연출도 중소기업에게 맡기는 등 제반 사항들을 볼 때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진입 장벽 완화 역시 시장 자체에서는 좋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 자체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만큼 투자자 보호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코넥스와의 차별화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자본시장 연구원 이인형 실장은 “앞으로 코스닥 상장 요건은 (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력이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리스크도 있을 것”이라며 “공모 시장이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기왕 코넥스가 신설될 예정이니 코스닥 시장이 벤처 자금들을 회수하는 중간 시장으로서 역할을 하며 양쪽(코스닥과 코넥스)이 모두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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