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LS그룹이 자전거 때문에 또 다시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LS그룹의 계열사 LS네트웍스는 지난 2012년 초, ‘바이클로’라는 브랜드로 자전거 소매업에 진출했으나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난에 직면하자,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LS그룹이 그렇게 비난받으면서까지 자전거 사업에 집착하는 이유가 구자열 회장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구 회장은 대한사이클연맹 회장까지 맡을 정도로 자전거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구 회장이 자전거 사업을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재벌 총수의 취미생활 때문에 영세 중소상인이 죽어나간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 “대기업 때문에 살 수가 없다”
자전거업계에서는 “국내 영세 자전거 점포 상인들이 LS그룹의 자전거 소매업 진출 이후 심각한 영업 타격을 호소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클로가 자본력을 앞세워 상권이 좋은 지역을 독점하고 있는 데다 고급 인테리어 도입 등을 통해 빠르게 경쟁력 우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에서 자전거 상설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바이클로 입점 이전에는 경기가 어려워도 문을 닫는 경우가 드물었으나 바이클로가 들어선 이후부터는 영세업체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며 “대기업은 적자가 나도 계속 유지할 수 있지만 영세 점포는 적자가 나면 그 순간 끝이다. 정말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반포에서 자전거 점포를 운영하는 B 씨는 “대기업이 자전거 제조업도 아니고 소매업에 왜 진출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영세업자들에 이렇게 큰 피해를 줘 가면서까지 꼭 이 업종에 진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매출액과 이익에 큰 손실을 입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LS의 자전거 소매업 진출이 국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목숨 죄기”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국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 관계자는 “LS가 자전거 소매업에 진출하던 작년 초,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표와 만나 ‘대기업의 자전거 판매업 진출이 제 2의 기업형 슈머마켓(SSM)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LS그룹은 요지부동이다. 당시 당 대표를 맡고 있던 인물은 대통령 당선인의 위치까지 올랐지만, 바뀐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왜 그토록 자전거에 집착하나 했더니…
지난 1일자로 LS그룹의 수장이 된 구자열 회장도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LS그룹의 자전거 사업이 구 회장의 못 말리는 자전거 사랑에서 비롯한 탓이다. LS그룹은 지난해 초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자전거 사업에 대해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을 피해갔다. 그러나 벌써 1년 가까이 차일피일 미루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거센 비난을 받으면서도 LS그룹이 자전거 사업 철수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구 회장의 강한 애착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한 구 회장은 특히 자전거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2년에는 독일에서 열린 ‘트랜스 알프스 산악자전거 대회’에 참가해 아시아인 최초로 7박8일 동안 650여㎞를 완주한 바 있다. 2009년엔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을 맡기도 한 구 회장은 최근 연임돼 4년 더 연맹을 이끌게 되기도 했다. 구 회장의 자전거 사랑은 결국 LS그룹이 자전거 대리점 사업에 뛰어드는 계기를 제공했다. 그가 평소에 좋아하던 자전거 브랜드를 직수입해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LS그룹은 2010년부터 LS네트웍스를 통해 자전거 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다. ‘바이클로’라는 브랜드로 문을 연 LS네트웍스의 자전거 대리점은 서울 반포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초까지 15개로 늘렸다. 대부분의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는 바이클로에는 수백만 원대 수입 자전거가 주로 판매되며 1000만 원이 넘는 자전거도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소위 ‘재벌빵집’ 논란을 계기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바이클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대기업인 LS그룹이 자전거 대리점 사업에 뛰어든 탓에 기존 자전거 소매상인들의 생존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LS그룹은 지난해 2월 서둘러 사업 철수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그러나 그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바이클로 마포ㆍ울산점 등이 문을 닫긴 했지만 더 이상 영업을 중단하는 점포는 없었고 아직까지 11개 대리점이 운영 중이다.
지난해 5월 열린 ‘서비스업 적합업종 관련 공청회’에서도 LS그룹이 자전거 사업 철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당시 공청회에서는 “LS그룹의 자전거 사업 진출 때문에 영세업자의 매출이 35% 가까이 줄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내 자전거 시장 규모는 3000억 원대로 추정되고 있으며, 소매점포 수는 2500여개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기업이 진출하기에는 협소한 시장 규모다. “재벌 총수의 취미생활 때문에 중소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이 침해당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LS네트웍스 측은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결과를 기다린 후에 철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전거 대리점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되지 않을 경우, 자전거 소매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자전거 소매업에서 철수하겠다던 작년 이맘때의 약속과는 상반되는 방침이다. 구 회장은 장기적으로 자전거 국산화를 위해 해외 유명 브랜드의 유통을 시작했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LS네트웍스가 자전거 개발에 나섰다는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 ‘동반성장’ 하자더니, 경제민주화 역행
“정도경영을 통해 동반성장을 도모하자” 구자열 회장의 전임자인 구자홍 전 회장이 한 말이다. 구 전 회장은 ‘LS파트너십’ 선포식까지 가지며,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구자열 회장의 행보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구 회장이 이ㆍ취임식 및 신년하례 행사에서 강조한 ‘LS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내실 있는 성장’의 실상이 영세업자들을 밟고 일어서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민주화 공약의 일환으로 내세운 중소기업 및 골목상권 보호 공약에도 역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LS의 행보에 주목하는 눈길도 많아졌다. 이에 대해 LS네트웍스 측은 “자전거 사업의 구상은 자사 임원진들이 구상했으며, 새 정부 경제민주화 골목상권 보호 역행 주범으로 지목된 것에 관해서는 바이클로는 전국 자전거 업체 점유율 중 1%도 안 되는 8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결국 최종 사업 승인은 구 회장이 했고, 바이클로가 입주에 있는 지역에서 영세업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LS네트웍스가 별다른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토요경제人] "지역 살리고, 소비 돕고"...NH농협카드 이민경 사장 전략 '결국' 통했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0722/p1065597998198081_664_h.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