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을 변경하는 방안이 약사회의 자해시도 등 반발로 불발된 가운데 이달 중에는 관련 논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4일로 예정됐던 제5차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최종 회의를 연기했다. 강윤구 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그간 회의 내용을 토대로 5차 회의에서 결론을 지으려고 했으나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는 등 여러 의견이 충돌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12월 중 위원회를 재소집해 차선책을 도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업계와 복지부에 따르면 편의점 판매가 유력하게 검토된 제품은 보령제약의 제산제인 겔포스와 대웅제약 지사제인 스멕타 등이다. 이들 의약품은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효능군이다. 2개 품목이 새롭게 추가되고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기존 13개 품목에서 소화제를 제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난 상황이지만 약사단체 등은 부작용과 약물 오남용 문제를 들어 안전상비약 품목 변경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임진형 약준모(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회장은 “이명박 정권 시절 시작된 편의점 약품 판매가 숱한 부작용을 일으키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의약품을 단순히 편의성 측면에서만 바라보고 품목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의점 판매 의약품을 늘리는 대신 정부 차원에서 공공심야 약국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약사들의 주장이다.
약준모에 의하면 야간과 공휴일에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심야공공 약국은 현재 전국 33곳 정도다. 심야시간 약 구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아직 법제화가 되지 않아 고용난과 적자 운영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약사계는 공공의료체계를 위해 심야공공약국 지원을 늘리고 공휴일 당번 약국 제도화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다수 여론도 심야공공약국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심야공공약국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8%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야간·공휴일 공공약국 운영 제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92%가 동의한다고 대답했다. 심야 환자 발생 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74.4%의 응답자는 야간·휴일 이용 가능한 의원이 연계된 심야 공공약국 도입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김광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국민의당 간사)은 “비전문가인 편의점 근무자들의 판매가 가능한 의약품을 늘리기보단 약사들이 야간과 휴일에 약국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심야공공약국을 확대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고 바람직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고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편의점을 활용해야 한다는 정부 의견이 맞서고 있어 안전상비의약품목 변경 여부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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