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간 경계 무너진다”

산업1 / 전성운 / 2012-12-28 11:13:35
애플-구글-페이스북-아마존의 ‘전쟁’

현재 세계 IT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4개의 대표기업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서로 영역을 침범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드웨어’와 ‘검색’분야에서 직접적 충돌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강자인 구글과 아마존은 고객의 충성도와 자신들의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고 하드웨어 부문을 강화한다는 계획이고 애플과 페이스북은 검색 분야를 이윤 창출과 고객 확보의 기회로 인식, 이 부문의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모토로라모빌리티를 125억 달러에 인수한 검색 제왕 구글은 애플의 아이폰에 도전할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직접 제조해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삼성 의존도를 낮추고 애플의 아이폰 점유율에 대항하기 위해 ‘엑스폰'(X Phone)’으로 알려진 스마트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통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구부러지는 화면 등 기존 스마트폰과는 완전히 다른 기능을 갖춘 최첨단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제품을 완성하고 나면 태블릿PC인 '엑스 태블릿'도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구글의 영업을 총괄했던 데니스 우드사이드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는 개발 중인 제품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피한 채 “현재의 접근법과는 완전히 다른 것을 개발하기 위해 해당 팀과 기술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구글의 이러한 노력은 휴대전화 분야의 선도적 업체였지만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토로라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주요 전략의 하나로 해석된다. 하지만 구글의 이러한 제품 개발 노력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구글이 이번에 경쟁대상으로 꼽는 삼성의 제품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삼성과의 복잡한 관계를 잘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킨들파이어’를 앞세워 태블릿PC 전쟁에 뛰어든 온라인 마켓 아마존은 이를 확대해 자체 스마트폰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아마존의 주요 전략이 저가경쟁인 만큼 스마트폰 가격은 100달러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팍스콘과 최대 500만대 규모의 스마트폰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의 스마트폰 제품은 ‘킨들파이어’처럼 안드로이들 탑재하고 내년 2, 3분기 중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이 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킨들파이어’를 통해 시장 안착에 성공한 사례가 있는 만큼 ‘저가경쟁’에서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통신사와 별도 협의도 필요하고 상당한 규모의 기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마존으로선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또 컨텐츠 소모에 초점이 맞춰진 태블릿PC가 스마트폰은 그 용도가 달라 아마존 생태계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TV만드는 애플, 스마트폰 만드는 페이스북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으로 막강한 점유율을 구축하고 있지만 구글이나 삼성으로 부터 하드웨어 부문에서 끊임없는 도전을 받고 있는 애플은 기존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강화하면서 가정용 TV로 새로운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애플은 아시아 납품업체들과 함께 TV디자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조립하는 혼하이정밀과 일본의 샤프와 함께 지난 몇 달간 공동으로 TV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는 아직 공식 프로젝트는 아니다”며 “검토 과정도 초기단계”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통상 외부 납품업체들과 협력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시험하는 단계를 거치지만 외부 납품업체들과 협업을 시작했다고 해서 반드시 최종제품이 출시되는 것은 아니다.


애플이 TV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현재 TV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한판승부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TV시장에 먼저 진출한 구글은 이른바 ‘구글TV’를 내놓았으나 아직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편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최근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 TV를 켜면 20∼3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며 “집중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이지만 더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어 그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페이스북의 스마트폰 제작 여부 역시 시장의 관심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페이스북이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와 손잡고 제품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루머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기업공개(IPO) 이후 페이스북의 수익이 시장의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의 절반은 ‘모바일’이지만 페이스북은 현재까지 모바일에서 뚜렷한 수익을 내고 있지 못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기업공개를 통해 모은 막대한 자금을 인스타그램과 같은 신생업체나 경쟁업체 인수합병에 투자했지만 이 또한 신통치 않다. 때문에 종국에는 직접 스마트폰을 제작하여 모바일분야 수익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9월 테크크런치(TechCrunch)의 샌프란시스코 콘퍼런스에서 “휴대전화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전략”이라고 밝혀 페이스북 자체 휴대전화 개발설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종전의 컴퓨터 데스크톱 환경에서보다 휴대전화에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여운을 남겨 적어도 ‘협업’수준은 검토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검색시장, 구글 독점 끝낸다”


검색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검색 분야에서 PC의 인터넷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하는 구글 방식이 지배적이었지만 구글의 경쟁업체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의 검색 서비스 강화로 구글의 위상을 약화시킨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날씨나 스포츠 경기 결과 등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해주는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Siri)의 기능을 내년에 더 강화할 계획이다. 대답할 수 있는 주제의 범위를 날씨나 스포츠 경기 이외의 분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검색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검색 서비스 기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검색 서비스의 충돌은 결과적으로 온라인 마켓과 광고시장의 충돌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오퍼스리서치의 애널리스트 그레그 스털링은 “미국 4대 IT기업이 모두 상대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면서 “이런 경쟁은 사람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유비쿼터스의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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