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점 향하는 금호, ‘박삼구로 기운다’

산업 / 민철 / 2017-09-13 11:36:47
박삼구, 우선매수권 포기‘카드’로 승부수 던져<br>채권단, 자구안 보완 요구…‘박삼구 군기잡기’?<br>정치적 상황도 박 회장에 유리…채권단 선택만 남아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사진출처=연합뉴스>

[토요경제=민철 기자]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종착점을 향하고 있다.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 결렬로 사실상 마지막 선택지를 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을 벌여왔지만 지난 6일 최종 결렬됐다. 이후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경영 정상화 방안 제출을 요구, 박 회장은 전날(12일) 자산 매각과 유동성 문제 해결 방안 등이 포함된 자구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금호측이 제출한 자구안이 미흡하다며 보완해 추가 제출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금호측은 13일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와 중국사업 매각 등과 관련한 구체안을 내놓아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는 2,000억원 유상증자, 1,300억원 규모의 대우건설 지분(4.4%)매각, 중국 공장(난징·톈진·창춘 등 3곳)매각, 기존 차입금 상환 유예 요청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상증자 및 중국 공장 매각 실패시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는 박 회장의 마지막 승부수로 해석된다. 채권단에 대한 박 회장의 자신의 진정성을 내비치는 동시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채권단과 대립각을 세워온 박 회장이 한껏 몸을 낮추면서 양측간 감정적 변수는 사그라들 것으로 관측된다.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 과정에서 상표권 등을 놓고 채권단과 박 회장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채권단은 박 회장의 경영권 박탈 등을 언급하며 박 회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채권단 자구안 보안 요구가 감정적 앙금으로 인한‘박삼구 군기잡기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단 업계에선 박 회장이 희생카드를 내놓자“박 회장이 내놓을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내놓은 것 같다”는 반응이다.


박 회장은 지난 6일 더블스타와의 매각 무산 소식을 접한 뒤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유를 막론하고 실적이 나쁜 것은 내가 책임이 있는 부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 “경영 상황이 나쁜 것은 (채권단 등에)미안하다”며 “채권단의 협조 없이는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채권단이 자구안 보완을 요구한 상태지만 사실상 공은 채권단에 넘어왔다. 업계에선 박 회장이 예상보다 강한 내용의 자구안을 내면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회장이 진정성을 보인 만큼 경영권 박탈과 자율협약 및 워크아웃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정치적 상황도 박 회장에 우호적이다. 우선 채권단은 불만을 내비치고 있지만 정부측이 박 회장의 인수에 긍정적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장관은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방위 산업, 지역 경제, 국가 경쟁력 등 여러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최고 좋은 것은 그 쪽(박삼구 회장)에서 해가지고 컨소시엄 형성해 (인수)하면 좋겠다”고 더블스타 매각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금호타이어는 전투기 타이어 생산 등 방위 사업을 포함하고 있어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외국기업이 인수하기 위해선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때문에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성사됐더라고 최종 승인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기도 했다.


또한 금호타이어가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점도 박 회장 인수 환경을 유리하게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매각 될 경우 사실상 현 정부의 정치적 기틀인 호남의 지역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더욱이 일자리창출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로선 해외 매각으로 자칫 대량 해고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이다. 호남권 정치인들이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에 반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박 회장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도 “채권단이 박 회장의 마지막 카드를 수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측은 “현재 채권단의 보안 요구를 위해 준비에 여념이 없다”며 “조만간 보완된 자구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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