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은행 문턱, 더 높아지나

산업 / 유상석 / 2012-12-24 13:12:20
실질연체율 3% 육박… 리스크 관리 ‘빨간 불’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의 대손상각(부실채권을 자산항목에서 제외시키는 것) 전 중소기업 대출 ‘실질연체율(대손상각 이전의 연체율)’이 3%에 달하는 등 적신호가 켜졌다. 시중은행들은 내년 경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고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에게 은행 문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 중소기업 리스크 관리 비상
금융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국내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실질연체율이 3%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은행과 B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실질연체율은 각각 2.96%, 2.83%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A 은행 68조4302억원, B 은행 56조270억원으로 한 달 동안 두 은행에서 연체한 대출 원금은 총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중소기업 대출 실질 연체율의 급등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그로 인한 영업 난으로 이자조차 갚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기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6월 이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는 추세다.


이에 비해 기업은행은 전체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를 넘지만 실질 연체율은 10월 말 기준 1.8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년간 중소기업 전문 은행으로서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축적한 덕분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대대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중소기업 대출 심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앞다투어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부실 중소기업을 다른 은행에 떠넘기려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 대출 더 힘들어지나
신규 대출이 어려워진 점도 실질 연체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을 꺼리고 기존 대출은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진 중소기업이 은행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총액 증가가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들은 실질 연체율 상승과 관련,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당장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실무자는 “대손상각을 통해 계속해서 부실 대출을 털어내고 있다”며 “은행권 전체 표면 연체율도 아직 10월 기준으로 1.77%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 기업 대출 부실이 중장기적으로 은행의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 2013년, 중소기업에 더 힘든 해 되나
이런 가운데, 내년도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이라는 중소기업연구원의 전망이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이 발표한 ‘2013년 KOSBI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내년 대내외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회복 속도가 매우 완만해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경영환경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국내 성장률은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가 미약한 가운데 대내외 불안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수출 및 내수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3.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고 중소기업 경기가 전체 경기에 후행하는 경향을 감안할 때 내년 중소제조업 생산은 3%대의 소폭 증가가 예상되며, 중소제조업 가동률도 크게 개선되내년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도 금융권의 보수적인 대출 태도 및 정책금융 기능의 약화 가능성 등으로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투자 심리는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과 더불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국내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부채 문제, 유로존을 비롯한 선진국의 재정리스크 등의 요인이 내년 중 확대될 경우 수출 및 내수 회복의 지연으로 우리경제의 성장성이 보다 떨어지고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중소기업의 주요 정책과제로는 자영업 대출 부실대책 마련, 중소기업 적합업종?품목 실효성 확보, 이력관리시스템 도입을 통한 정책효과성 제고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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