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과천청사가 자리잡은 행정도시로 유명하던 경기 과천시. 하지만 세종특별자치시가 본격 출범하면서 지난 1983년 이후 약 30년간 자리를 지켰던 국토해양부 등 6개 정부 부처가 이르면 내년 모두 세종시로 이전을 완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처 이전으로 과천 유동인구가 줄어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있던 정부기관이 과천으로 이전해오고, 새 개발 계획이 점차 드러나면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 보금자리ㆍ지식타운으로 ‘과천 되살리기’
희망적인 ‘변화의 물결’의 한 예로, 과천 보금자리지구에 들어설 지식정보타운을 들 수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6일 “과천시 갈현동ㆍ문원동 일대 보금자리지구 135만㎡에 주택 6217가구와 지식 산업 기능을 갖춘 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2018년 말까지 사업비 1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공사다.
주거지역에는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전용면적 60㎡(18평) 이하의 소형 아파트가 70% 이상 들어서는데, 전체 물량 중 65%가량이 임대ㆍ중소형 공공분양인 보금자리주택이다. 여기에 지식기반산업용지 마련을 통해 자족 기능도 갖추게 된다. 23만㎡(약 6만9575평) 크기의 땅에 디지털 콘텐츠, 방송ㆍ통신분야, 첨단 제조업 R&D 분야의 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과천시도 최근까지 약 7000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 협정을 맺었다. 정부는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국도 47호선 우회도로를 신설하고, 과천-우면산 간 도로를 확장하는 등 교통 개선책도 내놨다.
◇ 과천정부청사 재탄생, 공동화 현상 막아
과천정부청사 일대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6개 부처가 빠져나간 자리는 건물 리모델링 등을 거쳐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방위사업청, 서울지방중소기업청 등 14개 기관이 채울 계획이다. 일정 기간 동안의 공백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과천청사 주변의 공동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천정부청사 앞 운동장 등 약 9만㎡(약 2만7225평) 규모의 땅 개발도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과천시는 공원, 복합상업시설, 컨벤션 시설, 클래식 공연장 등을 포함한 개발계획을 기획재정부에 제안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연구 용역을 거쳐 정부 차원의 개발안을 낼 방침이다.
◇ 입지는 우수한데… 부동산 경기가 문제
과천은 서울 서초구와 맞닿아 있고 서울 지하철 4호선이 지나는 등 그 우수한 입지 덕분에 준(準)강남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면산ㆍ청계산 등으로 둘러싸여 녹지도 풍부하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부처 이전과 경기침체, 재건축 사업 부진 등 악재가 겹쳐 장밋빛 전망을 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많다.
단적인 예로, 올해 1~11월 평균 아파트값이 작년 말 대비 9.7%나 하락했다. 이는 수도권에서 가장 큰 하락폭이다. 공무원 수가 줄어든 탓에 과천 상권 평균 임대료도 2년 새 16%가량 떨어졌다. 노후 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9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과천 주공2단지의 경우 이달 초 있었던 시공사 입찰에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을 대거 공급하기로 한 것이 집값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초 평균 9억2500만원까지 올랐던 주공2단지 전용면적 52㎡(약 16평)의 경우 최근 5억85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지식정보타운에 기업들이 많이 정착할 경우 행정도시 이상의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재건축 사업이 제 속도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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