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주주들에게 수천억대 손실을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불구속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그룹 관계자들에 대한 첫 공판이 지난 1일 열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한병의)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은 차명계좌와 차명소유회사의 존재, 비공식적 본부조직의 범행 가담, 회계분식과 허위공시 등 재벌범죄의 전형적 특성을 보인다”며 공소사실을 1시간 넘게 설명했다.
이어 “김승연 회장은 차명회사의 부채를 계열사에게 떠넘기는 등 총수일가의 사적 이익을 위해 다수의 소액주주, 자회사 등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차명회사 구조조정 과정을 대주주 가족의 이익 추구라고 한정하지 말라”며 “구조조정 결과 오히려 한화그룹 전체의 재무건전성이 향상됐고, 이 과정에서 외부자금투입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은 “검찰로부터 과다한 자료제출을 요구받았다”고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과다한 자료제출과 무리한 수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검찰도 한화그룹으로부터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비도덕적인 방해를 받았다”고 되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또 변호인이 검찰의 ‘비자금’ 용어 사용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검찰은 “변호인이 비자금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모르겠지만, 정상회계처리를 제외한 모든 자금은 비자금”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검찰은 이 사건을 한화그룹 비자금사건으로 통칭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8월 ‘한화가 비자금을 조성하고 주가를 조작했다’는 제보로 수사가 시작됐으며 그룹본사 압수수색, 382개의 차명계좌 발견, 주요 임원 영장 기각 등 김 회장 등 그룹 임직원이 1월 불구속 기소되며 마무리됐다. 다음 공판은 22일 오후 2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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