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대한민국이 확 바뀌어야 한다

산업 / 권희용 / 2014-04-28 10:07:49

대한민국이 좌초위기에 몰려있다. '관료의 나라'가 마침내 막다른 외길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벌어진 사태에 나라전체가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침몰한 여객선을 건져 올리기도 전에 국가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쏟아지고 있다.

처음엔 여객선 사고와 관련된 부처를 중심으로 시스템 손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던 것이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부터 정부조직전체에서 더 나아가 나라자체를 개조해야한다는 지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을 정도가 되었다.

맞는 말이고 마땅한 지적이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나라라는 소리를 들어도 쌀 정도로 관료들의 움직임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세월호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전체가 품은 생각이다.

대한민국이 관료의 나라로 자리매김 한데에는 경제성장과정과 잇대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저개발 국가를 중진국으로 거기서 또 선진국 문턱까지 견인하는 데에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관료조직이 필요했던 것이다.

최고 엘리트들이 정부로 몰렸다. 그리고 경쟁적으로 수출 최우선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실적보고를 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오늘과 같은 경제성장을 일궈낸 것이다.

이를 두고 압축성장이라는 표현을 쓴다. 국민소득 3만 달러시대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압축성장의 명암이 엇갈리는 것이다. 싸우면서 일한 세대들과 그 후예들이 칭찬보다 욕을 먹게 된 것이다.

이른바 디지털시대에 둔감한 압축성장시대에 대한 징벌인 셈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앞 강물에 대한 뒷 강물의 밀어내기가 아니다. 관료조직의 경직성이 빗어낸 국가적 병폐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이번 사태로 분출된 것이다.

보라. 뭣하나 제대로 작동한 것이 없었다. 수백 명의 어린 생명이 수장되는 시간에 당국은 무엇을 했는가. 소위 IT강국이라는 나라에서 고작 온갖 괴 소문만 퍼 나르는 짓거리만 하고 있었다. 이런 망칙한 짓거리에 대한 규제도 못 만드는 나라에서 우리 국민은 살고 있는 것이다. 여야가 쌈 박질 하는 게 정상이 된지 이미 오래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 결과가 수백 명의 어린 생명이 물살 센 남해바다에 갇힌 것이 아닌가. 너무나 참혹한 대가에 눈앞이 캄캄할 따름이다. 기성세대는 뭘 하고 자빠져 있었는가!

두고 볼 일이다. 이태리의 범죄조직 이름을 딴 '00마피아'식 이름이 회자된 지는 이미 오래전이다. 공무원으로 봉직하다가 퇴직하면 당연히 산하 민간단체의 주요보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는 게 오는 날 공직자들의 먹이사슬이다.

그러니 감시 감독이 될 리가 없다. 부정부패가 관행이 된 것이다. 수 십 년째 그런 먹이사슬이 고착화된 사회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다. 세월호 사건의 연원은 그렇게 해서 일어난 결과물이다.

이제 그 연결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그런 소리가 본격적으로 들리는 듯하다. 자성의 소리도 들린다. 여론도 만만찮다. 압축성장 과정에서 노정되었던 실적위주의 지나친 경쟁에서 벗어나 소홀했던 질적, 철학적 통찰이 중요하다는 자성의 소리인 것이다.

나라를 운영함에 있어 관료조직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그러나 경제위주의 관행만으로는 나라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규제만으로 민간을 다스려서는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끼리끼리 먹이사슬을 이루고 먹고 사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세상은 이미 디지털 시대가 된지 오래되었다는 것을 오직 관료들만 모르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꼭 뒤집어 엎어야한다. 규제개혁이 긴요하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천명이 있은 지 불과 며칠 만에 불거진 사건이 세월호 침몰이다. 그리고 국민적 자각이 터져 나온 것이다.

나라가 이 지경이어서는 미래가 없다는 피맺힌 소리인 것이다. 꼭 거듭나야 한다는 절규이기도 하다, 이 기회를 또 적당히 넘겨서는 안 된다. 대한만국의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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