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SC은행이 SC제일은행으로 은행명을 변경했다.
지난 2012년에 은행명에서 제일을 제외한 지 4년여 만에 재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SC제일은행은 은행명을 변경해 1990년대 초반 은행권의 주역이었던 ‘조·상·제·한·서’ 시절을 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조상제한서란 조흥은행과 상업은행, 제일은행, 한일은행, 서울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뜻한다.
현재 시중은행이라 부르는 신한·국민·하나·우리·씨티·SC 중 남아있는 은행은 한 곳도 없다.
조상제한서는 지난 1997년 말 터진 외환위기로 인해 무너져갔고 2000년대 들어 서울은행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서울은행은 하나은행의 일부가 됐고 조흥은행은 신한은행에 합병됐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우리은행으로 변했고 제일은행은 SC그룹으로 넘어갔다.
이 중 제일은행은 SC로 인수됐지만 은행명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SC제일은행)으로 ‘제일’이라는 명칭을 유지해왔다.
SC그룹은 지난 2012년 1월 11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은행명을 변경해 ‘제일’을 제외했다. 글로벌 은행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던 것이다.
SC제일은행은 최근 2년간 54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3611억원이다.
SC그룹은 지속되는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제일’의 재사용을 결정했다.
SC제일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고객에게 익숙한 브랜드가 절실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금융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기자 선배는 SC은행이 제일SC은행으로 바뀌었다는 기사에 대해 “원래 SC제일은행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만큼 한국사람들에게 제일은행이라는 은행명은 익숙하고 뇌리에 깊숙이 박혀있다. 익숙한 곳, 이름을 알고 있는 은행에 방문한다.
SC그룹의 장기적인 인력 감축 계획에 따라 영업점도 따라서 줄어들겠지만 다시 제일은행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SC그룹으로 인수될 때나 지금이나 경제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익숙함을 무기로 다시 고객과의 접촉을 시도한다면 화려해보이는 글로벌 은행보다 낫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것은 고객의 눈을 끌지만 익숙한 것은 마음을 끌게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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