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등 비결은? '디테일'

산업 / 전성운 / 2012-12-06 16:06:11
평범함-특별함의 경계, 기술로 뛰어넘어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과 기술을 넘어선 ‘디테일’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년 한국기업의 6대 경영이슈’ 보고서를 통해 “애플에는 디테일에 강한 경영자가 사라졌고, 그 결과 최근 애플 맵 등에서 완성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있다”며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존의 기술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무게를 옮기며 제품에 ‘디테일’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기업 내부적으로도 철저한 프로세스화를 추구, 디테일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생산 물량을 전량 폐기하고 애초 구상했던 디자인 콘셉트를 완벽히 구현하라.” 갤럭시S3의 첫 발매인 5월29일을 보름 남긴 시점. 당시 삼성전자 대표를 맡고 있었던 최지성 부회장은 초기 생산량 50만대의 스마트폰 뒷 커버를 전량 폐기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갤럭시S3’에 처음 시도한 ‘헤어 라인’ 디자인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헤어 라인은 갤럭시S3 뒷 커버에 새겨 넣은 은빛 가로선으로 빛을 받으면 광택이 더욱 도드라져 제품의 고급스러움을 더해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상용제품에 적용함에 있어 삼성전자는 기술적 난관에 부딪혔고 최 부사장은 과감하게 ‘처음부터 다시’를 실행했다.


영국 등 전 세계 28개국 첫 출시 날짜가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은 최지성 부회장의 ‘디테일 경영’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최지성 부회장의 결단이 경쟁사와 다른 1%의 차별성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의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의 갤럭시S3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다.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꿔놓는 특정 임계치를 기술로 뛰어넘는 능력이 바로 삼성전자가 가진 ‘디테일’의 힘이다.


◇ 갤럭시S3, 삼성의 전환점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52조1800억원, 영업이익 8조120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휴대폰 사업부가 포함된 IM(IT모바일) 부문은 5조6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체 이익의 69%를 담당했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의 성적은 갤럭시S3에서 나왔다. 삼성은 연내 갤럭시S3 판매량이 40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갤럭시S3의 성공은 기존 제품과는 다른 ‘디테일’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제품의 기능과 성능 싸움에 주력하던 기존 전략에서 대폭 전환 ‘인간 중심의 철학’이라는 감성 ‘키워드’로 소비자 욕구를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눈동자를 인식해 화면이 꺼지지 않는 기능, 문자를 확인 후 귀에 대면 전화가 걸리는 기능, 음성을 인식해 동작하는 기능 등을 ‘인간을 위한 기술’이라는 마케팅과 함께 내세우며 다른 경쟁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나갔다.


갤럭시S3에는 기존의 제품들을 세밀하게 분석해서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들어가 있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자그마한 문제점들을 개선해 소비자들에게 감동과 만족감을 줬다.


이러한 디테일은 제품이 아닌 마케팅에서도 이뤄졌다. 철저한 '비밀주의'를 통해 제품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의 전시회에 신제품을 미리 선보인 뒤 시장 반응을 살핀 후 출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갤럭시S3는 철저한 보안을 통해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극대화시켜 높은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실제로 갤럭시S3 공개 당일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2200여명으로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최다 인원이 모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디자인 유출을 막기 위해 이통사와의 망연동에서 사각형 상자에 내부를 구성한 도시락 폰을 사용하고, 개발 이외 부서에서는 비밀계약서를 쓰고 정보를 공유했다. 사진을 찍으면 특정한 번호가 나타나도록 휴대폰 외형에 특수 시약을 바르기도 했다.


갤럭시S3가 글로벌 4000만대를 판매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처럼 창의력과 기술력을 넘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사소한 것 하나도 소홀히 여기지 않았던 것에 있다.


◇ 빠르게 변하는 시장, 빠른 의사결정으로 대응
삼성의 또 다른 디테일은 CPU와 같이 철저하게 프로세스화 되어 있는 ‘글로벌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과 유기체와 같이 살아 움직이는 조직 구성원의 활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성은 10여 년에 걸쳐 1조원 이상 투자한 사내 시스템으로 기업의 낭비를 없애고 효율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디테일 경영'을 실현시켰다. 이를 통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 전동수 사장 등 삼성의 최고 의사 결정자들은 전 세계 100여개 판매 법인과 40여개 생산 법인의 업무 흐름과 매출 현황을 확인하고 의사 결정을 내린다.


빠르게 변화는 시장 상황에 맞춰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기업 내부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줄이고 수익으로 전환했다. 반도체와 같은 부품에서부터 휴대폰, TV, 생활 가전 등 세트까지 사업장, 계열사 본사, 그룹 간의 협력을 통해 세밀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지역별 맞춤 제품을 개발하는데도 유용하다. 4인치대 제품 선호도가 높은 유럽에 갤럭시S3 미니를 출시하고 국내 단말기 자급제에 맞는 갤럭시 에이스 플러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갤럭시S3도 지역별로 다양한 사양의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 삼성그룹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는 “스티브 잡스의 타계 이후 애플이 잃은 것은 혁신이 아니라 (최고경영진이 꼼꼼하게 확인하고 개입하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 능력”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 스마트폰 1등 위상 이어간다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S3의 돌풍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삼성은 이 여세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삼성이 지난 5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반영된 삼성전자 주요 부사장들의 사장 승진이 눈에 띄었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1위 위상을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은 이돈주 삼성전자 부사장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담당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돈주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가전, IT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해외영업을 담당한 영업통으로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한 혁신제품의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휴대폰과 스마트폰 사업을 글로벌 1위에 올려 놓은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돈주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날로 경쟁이 치열해져 가는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이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과 모바일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폭넓은 안목으로 차별화된 상품전략을 적극 전개해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 일류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홍원표 삼성전자 부사장도 삼성전자 미디어 솔루션 센터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은 그가 앞으로 콘텐츠·서비스 사업 역량을 강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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