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외국인을 보는 잘못된 ‘두 개의 눈’

산업1 / 김태혁 / 2014-04-21 09:02:00

아시아 노동자 ‘위압적’... 주한미군·백인 ‘우호적’


며칠 전 친한 여자 후배에게서 청첩장을 받았다.


‘골드 미스’로 불리는 “이대 나온 여자다”로 일찍 대기업에 취직해 강남에 아파트도 마련 했고 고급 외제차도 타고 다니는 잘나가는 후배다.


나이가 40대 초반이지만 동안에 미모도 뛰어나 어떤 자리에서도 항상 ‘스포트라이트’ 받는다.

눈이 높아 시집을 안 갈 줄만 알았던 후배의 청첩장이라 더욱 반갑게 띁어 보았다. 그런데 청첩장에 나온 신랑의 이름이 낯설었다.


‘압둘라 알사바’


순간적인 호기심이 발동해 바로 후배에게 전화를 했다.


“남편이 쿠웨이트 왕자님 이시니?”


후배는 목소리를 차분하게 깔면서 “자기가 결혼할 사람은 파키스탄에서 한국으로 돈 벌러 온 이주 노동자고 나이도 자신보다 1살이 많다”고 했다. 난 순간 나도 모르게 안해야 될 말을 했다.


“사랑은 동정이 아니다.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때 후배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선배 만약 내가 뉴옥에 사는 백인 남자 ‘베이커리’와 결혼을 한다고 해도 똑 같이 이야기 할 수 있어”라고 반문했다.순간 망치로 머리통을 한 대 얻어 맞는 기분이 들었다.


분명 나는 그동안 외국인을 대하는데 있어 두 가지의 차별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동남아계 남성과 영어권 백인 남성 사이에 존재하는 개인적인 차별적 시선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처음에는 서양에서 흔히 발견되는 백인 우월주의가 나도 모르게 내면화된 결과인 것일까라고 의심해 봤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천민자본주의 흔히 나타나는 개념인 소위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내 몸 뼈속까지 깊게 자리를 박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이주노동자 신분으로 대한민국에서 한솥밥을 먹고 사는 외국인들은 150만 명이 넘는다. 이들 대부분 아시아계 노동자로 힘들고 고되나 없어서는 안 될 우리사회의 ‘3D’ 업종에서 ‘불철주야’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 이주노동자들은 ‘가난한 나라’ 출신으로 ‘돈’ 벌러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 사회 어딜 가나 ‘찬밥 신세’다.


특히 50만여명에 달하는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그리고 으레 따르는 임금 체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출입국 직원들의 단속이 있을 때마다 도망자가 되어야 하고, 그 와중에 월급을 떼이거나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거는 다반사다.


역시 대한민국에 돈벌이를 염두에 두고 들어와 있는 주한 미군들나 백인들은 대부분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 특히 주한미군들은 자유로움이 지나쳐 범법행위도 서슴치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들에게 관대하다 못해 친절(?)하기 까지 하다. 사실 우리가 친절하게 대해야 할 사람들은 ‘가난해서 힘없는 나라’ 출신의 이주노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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