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지 1개월이 지났다. 지난 1일부터 적용된 한·EU FTA로 9200여 개 수입품목에 대해 관세가 철폐됐다.
하지만 유통가에서는 이번 FTA 발효로 유럽산 와인과 삽겹살 등은 즉각적인 가격인하 혜택을 얻게 되지만, 가계 물가안정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EU FTA 발효 이후 가장 주목 받는 것은 단연 와인과 삼겹살. 와인은 15%에 달하던 관세가 철폐됐고 돼지고기는 25%에 달하는 관세가 한·EU FTA 발효와 동시에 2% 인하됐다. 돼지고기 관세는 10년이 지나면 관세는 모두 사라진다.
시중에는 유럽산 냉장 삼겹살이 풀리면서 국내산 냉장 삼겹살(100g당 2280원)의 절반 가격에 시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구제역 살(殺)처분으로 인한 ‘금겹살’ 파동은 한고비를 넘겼다.
이마트는 구제역으로 인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기존에 판매하던 캐나다산 돼지고기와 함께 벨기에산 돼지고기를 지난 26일부터 100g당 850원에 판매하고 있다. 벨기에산 돼지고기는 26~28일 11t이나 판매됐다.

대형마트는 한·EU FTA 발효와 함께 일제히 와인 가격을 인하해 판매 중이다.
이마트는 한-EU FTA체결과 함께 지난 1일부터 유럽산 와인 150여종에 대해 이전 판매가격보다 10~15% 가격을 인하해 판매 하고 있다.
대표상품으로는 이탈리아산 끼안티 클라시코 두깔레 리제르바를 기존 판매가(4만9900원)에서 15% 저렴한 4만2500원에, 프랑스산 마스까롱 생때밀리옹(3만9000원)은 3만4000원, 발비 스텔라 로사(2만3000원)는 1만9600원에 판매중이다.
또 롯데마트는 100여종, 홈플러스는 90여종의 유럽 와인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난 대형마트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콧대 높던 유럽 명품(名品)의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인하 폭은 크지 않다. 수입 명품을 들여오는 값은 판매가의 절반 정도인데, 그 수입 원가에 매겨온 10% 안팎의 관세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5일자로 제품가격을 내린 에르메스의 경우도 인하 폭은 제품가의 평균 5.6%에 그쳤다.
게다가 샤넬이 지난 5월1일부터 대표적인 7개 제품 가격을 평균 25% 올린 바 있어 소비자들은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고 느끼고 있다.
치즈도 크게 가격인하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치즈업계는 아직 치즈가격을 낮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36%에 달하던 관세가 지난 1일 2.4% 인하된 것을 시작으로 15년간 감출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는 원자재가격 인상에 못 미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기존의 프랑스산보다 10~20% 가량 저렴한 체코나 불가리아, 영국 등에서 치즈 수입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유럽산 수입차는 평균 1.3~1.5%의 가격인하를 단행했지만 관세 2.4% 인하 폭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오히려 딜러들이 제공하는 프로모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액수라는 것이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3일 우리나라의 EU 수출액은 14억8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수입도 16억5000만달러로 16%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지난달 EU 수출액은 FTA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7월로 수출을 미루면서 작년 동월 대비 9% 감소했다. 올 상반기(1~6월) 수출액이 작년 상반기보다 16.7%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7월 보름 동안 19% 증가한 것은 FTA 효과라고 관세청은 보고 있다.
‘한·EU FTA 수출입 활용률’도 수출과 수입에서 각각 55%, 1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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