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법’ 시행···병원 동의 없이도 의료분쟁 조정

산업 / 이명진 / 2016-11-23 17:33:22
조사 방해·거부 병원 과태료 최대 1천만원

[토요경제=이명진 기자]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는 ‘신해철법’에 따라 의료분쟁 조정 절차가 병원 측 동의 없이도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의료사고에 대한 조사를 거부·방해 할 경우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2일 국무회의에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의료사고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은 의료사고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중증상해를 입은 경우 병원 측 동의 없이도 중재를 시작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피해자가 1개월 이상 의식불명·장애 등급 1급(지적장애 및 자폐성 장애 제외)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자동 조정 절차가 시작된다.
그동안 의료사고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중증 상해를 입은 경우 중재기관을 통해 소송을 신청해도 피신청인 동의가 있어야 진행이 가능했다.
이에 제도적 혜택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 불만·민원이 꾸준히 제기됐고 ‘시간성·편리성’ 측면에서도 다소 제한돼 있던 현행법 기준 등의 문제점을 근원, 제도 개정이 이뤄진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유선경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팀장은 “중재원을 통한 신청자들이 많았지만 병원 측 동의 없이는 진행 자체가 불가해 신청자들의 불만이 상당수였다”며 “소송으로 간다 해도 1심만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니 제도적으로도 한계가 있었다”고 개정안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의료사고 감정단 조사를 의도적으로 방해·거부하는 의료기관에는 1차 300만원, 2차 500만원, 3차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또 비교적 사소한 의료사고의 경우 5인 감정단의 감정을 생략하거나 1인 감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하지만 이는 법 제정 당시 최대 1년 이하 징역 및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등으로 이뤄진 처벌 규정보다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관계자는 “법에 대한 개정 자체가 쉬운 게 아니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환자·의료계’ 양쪽의 입장을 다 배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의사들 목소리도 일부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자칫 의료인에 대한 편견 및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힐까 우려된다”며 “의료 사고에 있어 중재로 가는 것은 물론 찬성하지만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의료인도 발생할 수도 있어 개정안에 관해서는 아직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다른 법 처벌 규정 등과 비교해 과도하게 의료인을 범죄자 취급한다는 의견 등이 일부 나왔다”며 “이는 당사자 간 자율적으로 의료사고를 조정하도록 하겠다는 이 법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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