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 봄이지만 봄이 아닌 까닭

산업 / 권희용 / 2015-03-13 17:57:09

▲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전 국정신문 편집장
봄인 듯 데 봄이 아니라고 옛사람들은 일컬었다. 꽃샘추의를 두고 한 말일 터다. 요즘 세속을 두고 한 듯해서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동맹국의 대사가 영웅주의에 도취한 미친놈에게 칼침을 당한 것이다. 나라가 온통 그 사건에 매몰되었다. 나라는 지금 심각한 경제침체에서 헤매고 있는 즈음이다.


참으로 이 나라는 영일이 없이 변화무쌍한 상황의 연속을 맞이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어쩌자는 것인지 앞날이 캄캄할 지경이다. '어디 두고 보자'고 어금니를 물고 노려 볼 틈새 없이 사건사고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에 서민의 삶은 소금에 절인 배추같이 처져가고 있다. 어쩌자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경제수장인 부총재도 우리나라가 경제위기상황에 와있다고 고백했다. 불황속에 저물가상태가 지속될 지경이라는 것이다.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는 두려운 눈으로 지켜보던 일본의 20년 경제침체를 고스란히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이 지리멸멸하던 시절, 우리나라는 나름대로 변화가 있었다.

일부 재벌기업이 각고 끝에 내놓은 제품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았다. 따라서 일본이 석권했던 시장을 잠식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자리를 잡아갔다.

그러길 불과 5, 6년. 이제 대한민국은 나락의 길을 저만치에 두고 있다. 그 언저리에서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것도 대개 자중지란이다. 멀리도 아닌 바로 곁에 있는 인간과 당파를 잡아먹지 못해 앙앙불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여야로 편갈려 싸우는 정치형국이다.


그뿐인가. 그나마 나라의 어른이라고 자처하는 자들도 하는 꼴이 똑 같다. 무슨 원탁회의랍시고 둘러앉은 늙은이들의 면모는 항상 시청광장에서 어정거리던 자들이다. 그러니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무게가 실려 있을 까닭이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운명'이라고 한숨을 내쉬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면서 나라의 박복함을 팔자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처신이 처연해 보인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생사를 걸고 입 싸움을 하는 이른바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의 행태가 불쌍하기까지 하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고등학교 때 친구가 온지 40여일 되었다. 곧 갈 줄 알았던 그가 아직도 가지 않고 있다. 먹고 살만할 때쯤이 되면서 고향과 친구들이 그리워 잠을 설치기 시작하더란다. 그래서 돌아와 귀국정착을 하기 위해 왔노라고 했다.


와서 보니, 며칠 묵다가 다시 되돌아가야겠다고 작정했단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몸으로 부딪치는 것, 모든 게 '격동하는 대한민국' 시절이었던 1960년대 그대로 인 성 싶더란다.


그런데 좀 더 깊이 살펴보니 이건 성장을 위해 이른바 '성장 통'을 겪던 시절과는 전혀 다른 개발도상국의 몸부림이 아니라는 것이 눈에 뜨이더란다. 심각한 파당의 무리들이 이권을 두고 다투는 아비귀환 그 자체로 보였다는 것이다. 그들에겐 '조국 발전의지'라고는 없어 보이더란 것이다.


나라의 형편이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는 판국에 오직 당리당략, 개인욕심을 노린 짓거리가 의아하기 짝이 없었단다. 나라의 큰일을 하겠다고 의정단상을 차지한 자들이 침몰하는 경제는 외면하고 쓸 데 없는 파당에 매몰되는 것을 보면서 친구는 실망을 한 것이다.


그를 잡아놓을 만한 이유가 없었다. '그래도 조국이 아니냐'고 물을 만한 꼬투리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며칠 후 다시 떠났다.


꽃샘추위라고 하기엔 된통 추운 날이 지속되었다. 나라경제가 봄날 추위 속에 어찌 견뎌낼지, 시국이 어지럽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