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安 "신당 창당, 예정된 수순대로"

산업1 / 양혁진 / 2012-11-09 19:55:33
후보 단일화…대선 지각변동 예고

18대 대통령선거의 최대 뇌관인 야권 단일화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대선 판세는 격렬한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지난 6일 백범기념관에서 단독 회동 후 후보등록(11월 25~26일) 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한 것.


경선룰 조정이 시작됐지만 정치권에서는 후보 단일화에 발 맞춰 야권발 신당 창당이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신당 창당에 대해 문재인, 안철수 양 후보측은 입을 맞춰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신당 창당의 방법론과 시점을 두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야권의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이벤트로 정치하려는 사람에게 국가를 맡길 수 없다”며 즉각적인 공세에 나섰다. 당내에서도 이대로 가면 대선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신당 창당만이 해답? 불 지피기 분주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합의한 주요 7개항은 ▲ 엄중한 시대 상황에 대한 인식 확인 ▲ 새 정치 첫 걸음은 정치권이 기득권을 내려 놓는 것 ▲ 단일화 추진에 있어 유불리를 안 따질 것 ▲ 단일화, 후보등록 이전까지 결정 ▲ 투표시간 연장 위해 공동 노력 ▲국민 연대 필요성 공감 ▲새 정치 공동선언문 발표 예정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신당창당설이 흘러나오는 데는 두 후보가 합의한 내용중에 '국민연대' 결성과 관련되어 있다. 문 후보와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전통 야당 지지자와 안 후보를 지지하는 중도 무당파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당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겠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거대책본부장 역시 신당 창당을 시사하는 '두물머리론'을 설파해 눈길을 끌었다.


김 본부장은 7일 신당 창당설에 관한 질문에 "남한강과 북한강이 두물머리에서 만나서 한강을 이루지 않냐"며 "한강이 계속 건강하고 수량이 많으려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깨끗하고 수량이 많아야 한강 본류도 두물머리에서 합친 이후에 나름대로 건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큰 틀의 연대를 만들어나가자는 그런 취지고 그래야만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고 또 새로운 정치의 흐름도 이어갈 수 있다"고 신당 창당에 무게를 실었다. 안철수 후보 본인 역시 신당 창당을 시사하는 발언을 수차례 해왔다.


안 후보는 야권단일화 선언으로 유명해진 전남대 강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고 단일화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염원하는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는 새 정치를 향한 국민 연대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떻게 하면 격차를 해소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집권세력으로 다수인 국민에게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뜻과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라고 새 집권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 역시 신당 창당설에 힘을 싣는 정치 연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 문 후보는 "국기나 애국가를 부정하는 그런 정신에 대해서는 전혀 찬동하지 않는다. 그런 정치세력과 정치적 연대나 그런 것을 할 생각도 전혀 없다"면서 통합진보당 등 일부 세력을 제외한 타 범야권세력과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바 있다. 문 후보 캠프의 신계륜 특보단장도 "모든 가능성은 다 있다고 생각하는 게 현실정치"라며 "또 필요하면 그렇게(신당 창당)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신당 창당을 통한 정계 개편을 전망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김영환 의원은 민주당 쇄신과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와 관련, "단일화는 동일한 정치대오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이 연대한 후 향후 대선을 전후로 통합신당 정계개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대선 전? 대선 후? 넘쳐나는 신당창당 시나리오
지금까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신당 창당에 합의하고 이르면 대선 전이라도 당을 새로 만드는 시나리오였다. 이 과정에서 진보정의당 등 다른 야권 세력 및 정치권 바깥에 있는 시민사회 세력도 모두 합류한다는 것이다. 야권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던 이른바 ‘빅텐트론’이다.


신기남 상임고문은 8일 성명을 내고 “양 세력은 물론이고 그 밖의 모든 진보세력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단일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진정한 가치연대, 정책연대가 되기 위해서는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정당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


일단 신당 창당의 윤곽은 단일화 합의에 따른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협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공동선언 실무협의는 정치 및 정당혁신 방안과 단일화 합의문에 담긴 ‘국민 연대’ 구상의 구체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에 따라 공동선언에서 국민 연대로 표현된 연합 정치의 틀을 통해 민주당 세력과 안철수 세력, 시민사회 등 외부 세력을 포괄하는 신당 창당의 밑그림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연대의 구체적 형태와 맞물려 민주당의 기득권 축소 문제도 협상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자칫 정치공학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신당 창당에 대한 부담감으로 후보 단일화전까지 신당 창당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안 후보측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신당창당은 전혀 검토되지 않았으며, 대선 후에도 신당창당 같은 조직구성을 위한 검토작업은 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도 “대선 이전에 신당창당을 애기하는 것은 나눠먹기식으로 비춰질 수 있어 현실성이 없다”며 “지난 10ㆍ26 서울시장 선거 당시 무소속 후보의 박원순 시장과 민주당의 후보 단일화와 같은 방법이 현재로선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 두 후보의 서로 다른 속내.. 신당 창당 불가피
신당 창당을 둘러싼 이견차가 존재하는 것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서로 다른 셈법에 근거한다. 문재인 후보측이 정권교체라는 하나의 화두에 집중하는 반면 안철수 후보는 ‘정치개혁’의 그림을 같이 가져가려 하기 때문이다. 그 개혁엔 민주당이라고 예외일수는 없다는 게 일관된 주장이다.


송호창 안철수 후보 공동선대본부장은 7일 “신당창당은 민주통합당이 어떤 식으로 자기 혁신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번 단일화는 1997년, 2002년 대선의 단일화보다 몇 배 이상의 더 큰 폭발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본부장은 “그 때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이 목표였지 새로운 정치를 만든다는 건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국민이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의 효과가 더 클 것이다"고 내다봤다.


안 후보도 신당창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모든 방법론적인 것은 지금 생각하지 않는다” 며 “기본적으로 새로운 정치의 모습이 어떤 것이고, 정치개혁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모습을 국민에게 먼저 설명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새정치 공동선언의 목적”이며 “그것에 국민이 동의하면 그 다음에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론에 대해서 논의가 될 텐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개혁이 있어야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제 이야기에 문 후보도 공감했고 그 연장선에서 제가 제안했던 새정치 공동선언에 먼저 합의를 이루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과감히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협상과 관련 "민주당의 기득권과 특권을 내려놓는 것을 요구해 올 가능성 있다"서 "실제 협의에 들어가면 곳곳에 암초가 있을 것 같다. 늘 디테일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에 많은 희생이나 아픔을 요구하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과감히 양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후보가 문 후보와의 단일화 게임에서 승리할 경우 민주당과의 공고한 매개체가 필요하지만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것도 신당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안 후보가 단일화 결과에 상관없이 기성정당에 입당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 입당보다는 신당 창당의 가능성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당 창당을 해야만 민주당 지지자와 안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중도, 무당파층의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분열을 막고 결집하기 위해선 신당 창당밖에 없다는 해석이 많다. 한 야권 인사는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결정돼 당선될 경우 민주당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며 “정계개편에 신당 창당론이 대두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박근혜 “아직도 이벤트로 정치하나” 직격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에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단일화 이벤트로 민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 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결국 터져나온 메가톤 급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세 결집에 나선 것.


박 후보는 7일 단일화 발표가 있고 난 후 “내년에 세계사에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고 우리를 둘러싼 외교ㆍ안보 상황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긴장 상태"라며 "국가간 약속도 뒤엎겠다고 공언하는 세력, 북방한계선(NLL)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세력에게 우리 안전과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판단하고 검증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가 그런 생각이 든다" 며 "적어도 대선 아닌가, 대선 결과에 따라 나라의 방향이나 운명도 바뀔 수 있는데 이런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아직도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참 심각한 문제"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이미 박 후보는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선거일 4개월 전까지 확정하도록 법으로 정하겠다”는 정치쇄신안을 발표하며 공격을 예고 한바 있다. 박 후보 진영은 후보단일화를 ‘정치 쇼이자 이벤트’라고 비판하는 한편 경제위기와 국제적 격변기를 맞아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 새누리당, 위기감 엄습.. 대책마련 부심
새누리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와 신당창당설에 대해 맹비난을 앞세우면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야권의 거듭된 메가톤급 의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화두가 필요하다며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도 감지되고 있다.


정몽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8일 "개인의 필요에 따라 정당을 만들었다가 정당을 없애는 행태는 낡은 정치의 전형" 이라며 "두 사람(문재인·안철수 후보)이 새 정치를 내세우며 단일화를 한다고 하는데 내용을 보면 15년전, 10년전의 방법을 포장만 바꾸는 낡은 정치다. 단일화의 핵심은 신당창당"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 민주주의의 두개 기둥은 국회와 정당으로 국회와 정당을 경시하는 이런 행태는 정치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며 "두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서로 속이면서 국민을 속이게 될까 걱정”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전 대표는 6일 “박근혜 후보의 파격적인 변신이 필요하고,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시점에 단일화에 버금가는 파격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 며 “밋밋한 대선으로 가면 우리는 아주 어렵게 대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전 대표는 “지금 ‘이대로 조용히 대선을 치르면 우리가 이긴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대선 전략을 짜고 있는데 지난 2002년 이회창 후보의 대선 때도 꼭 그랬다”면서 “여성 대통령론은 우리가 당연시해오던 화두로 새롭지 않고, 단일화 돌파 카드는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오 의원은 박근혜 후보의 정치쇄신안 공약을 두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8일 의원회관에서 박 후보가 발표한 기초자치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이미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된 것으로 여야 합의 하에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런 것은 쇄신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4년 중임제 개헌도 옛날부터 나온 것"이라며 "분권만 하면 누구 말 따라하는 것 같으니까 그냥 적당히 중임제 개헌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지역 구도가 그대로 있는 듯 하지만 부산ㆍ경남 지역은 이미 모를 곳이 돼버렸고 4ㆍ11 총선에서 투표를 하지 않았던 유권자 성향은 아무래도 야권 성향이 많지 않겠느냐” 면서 "젊은 층과 부동층 마음을 잡을려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데 상당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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