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조 뭉개기 ‘시동’

산업 / 전성운 / 2012-11-09 17:26:08
노조간부, 무연고 지점 발령·보직해임

무노조 경영을 표방해 온 신세계 이마트에 노조가 설립됐다. 이마트에 정규직 노조가 설립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노조 설립을 주도한 노조 간부 2명이 회사 측에 의해 해고당하거나 지방 발령을 받았다.


이들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부당한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신세계는 “비위가 적발돼 취해진 조치고 순환보직 원칙에 따른 것일 뿐 보복성 징계는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트는 지난 2005년에도 비정규직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했으나 노조 가입자들에 대한 회사 측의 무더기 징계가 있은 뒤 와해된 과거가 있어 의혹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마트 노동조합(위원장 전수찬)이 결성됐다. 국내에만 147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는 정규직 1만3000여명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이마트 모든 직원을 노조 가입대상으로 하고 있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5일 “삼성그룹 노무관리 행태를 그대로 답습해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신세계그룹에 이마트노동조합이 결성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달 25일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에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고 이후 29일 신고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노조 간부는 “지난 5월부터 준비작업을 거쳐 우선 3명의 조합원으로 설립 신고를 마쳤다”면서 “향후 정규·비정규직들의 노조 가입을 유도한 뒤 세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설립 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 논란이 일고 있다. 연맹은 “회사측은 노조설립 과정에서 간부 한 명을 징계해고하고 위원장에 대해 원거리 발령을 내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며 “노조설립이 공식화된 이후에도 전 사원에 대한 면담을 진행하고 노조가입이 예상되는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수찬 노조위원장(39)은 노조 설립 직전인 지난달 19일 근무해온 동인천점에서 갑자기 동광주점으로 인사발령이 났다. 전 위원장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동광주점에 발령을 내면서 ‘해당 점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며 “근무지를 옮긴 다음 인사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이메일을 지점 직원에게 돌렸다는 이유로 지점장실에 불려가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로부터 사택을 제공받았다.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일개 사원을 광주로 사택을 줘가면서까지 발령 내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고, 승진의 형식을 취했지만 수당 5만 원이 도리어 깎였다”며 “노조 때문에 나를 찍어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조 사무국장에 내정된 김모씨(38)는 지난달 23일 해고됐다. 입사 13년차인 김씨는 “근무지 점포에서 추석 선물로 LA갈비를 사는 과정에서 낸 돈에 비해 더 많은 양의 고기를 가져갔다는 이유로 징계위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의 육류담당 직원이 같은 동료라는 이유로 고기를 더 얹어준 게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모든 직원들은 순환근무 원칙에 따라 지방 근무를 하도록 돼 있다”면서 “전 위원장의 지방 발령은 노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 위원장이 노조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뒤에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해고에 대해서도 “협력업체 직원의 제보를 받아 점포의 CCTV를 확인한 결과 김씨의 비위가 확인됐다”면서 “자신의 비위가 드러나자 노조를 핑계로 피해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는 한편 이마트 본사에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전수찬 위원장은 “그동안 회사는 윤리경영을 강조했지만 직원들의 권리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직원들과 협의 없이 인사제도를 개편하고 부서를 통폐합해 직원들의 반발이 컸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는 지난 2005년에도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했지만 대량 징계와 계약해지로 일주일 만에 노조가 와해된 바 있다. 이마트 용인 수지점 계산원 23명은 2004년 12월 노조를 설립했으나, 이마트는 노조 간부 및 조합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노조탈퇴 공작을 펼쳐 대부분 노조를 탈퇴하고 마지막까지 남은 3명은 2005년 7월 계약만료 통보를 받아 해고됐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기준 14조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 8551억 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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