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해외여행도 없어요”

산업 / 전성운 / 2012-11-02 17:07:26
경기불황 여파에 백화점업계 ‘경품 실종’

백화점 업계에서는 최근 몇년간 우주여행, 아파트, 소원 들어주기 등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이색 대형 경품이 유행했지만 올해는 극심한 실적부진으로 경품마저 축소됐다. 대신 백화점들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실용적인 제품들을 많은 고객에게 나눠 주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보다 경품을 대폭 줄였고, 현대·신세계백화점은 경품 대신 사은품 주는 행사에 주력하고 있다.


불황에 백화점 대형 경품이 실종됐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불황 여파로 올해 백화점 사은행사에서 대형 경품이 자취를 감추거나 ‘실속형’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창립 33주년 기념 경품행사에 기아자동차 K7과 삼성전자 가전 3종세트(TV·냉장고·세탁기)를 내걸었고, 사은품으로 탠디 가방 등을 증정하는 등 예전과 비교해 수준이 많이 내려갔다.


그동안 롯데는 창립 경품행사를 백화점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벌여왔다. 2009년에는 아파트(롯데캐슬, 5억8000만원 상당)와 우주여행권, 남·북극점 여행권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고객이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는 파격 경품 행사도 벌였다.


이듬해에는 경품 1등상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트랜지션, 테라후지아사 제조)와 황금거북선, 롯데캐슬 아파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에는 1등 상품으로 롯데월드타워 황금모형(24K·320g)과 상품권 3200만원을 내걸고 2015년 개장일에 롯데월드타워에 올라갈 기회를 부여했다. 이어 2등에는 롯데상품권 1000만원을 증정했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불황 여파로 백화점 경품에 투입하는 절대 액수가 줄어들었다”며 “대신 가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경품을 증정하는 것이 업계 트렌드”라고 말했다. 불황이 오면 구매를 미루는 대표 제품인 가전제품을 올해 경품으로 내건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대형 경품 행사를 아예 마련하지 않았다. 2010년에 1억원 상품권, 에쿠스 리무진, 세계여행권 등 중에서 하나를 경품으로 받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는 작년부터 경품 행사를 없애고 사은품 수량을 40% 가량 늘렸다. 대신 고객의견을 반영한 제품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이대춘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불황으로 투입 금액 대비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소수에게 대형 경품을 몰아주기보다는 다수에게 혜택을 나눠주는 것이 이번 사은품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역시 올해 경품 행사를 찾아볼 수 없다. 구매금액의 5%를 증정하는 일반적인 상품권 행사만 벌인다.


앞서 작년과 2010년에는 순금 10돈짜리 카드를 창립년수인 81명, 80명에게 각각 증정했다. 2009년에는 100만명에게 상품권 1만원권을 증정하는 100억원 규모의 경품 행사를 벌였다. 2007년에는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777명을 추첨해 유명미술작품, 여행권, 가전제품 등을 주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예년에는 개점 행사때마다 이슈성 경품을 앞다퉈 내놨지만 올해는 불황으로 조용히 보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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