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아들…다음엔 영부인?

산업1 / 유상석 / 2012-10-26 14:07:15
내곡동 특검, 'MB아들' 이시형 전격 소환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34)가 내곡동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녀 소영 씨 내외의 검찰조사를 시작으로 매 정권마다 되풀이된 역대 대통령 자녀들의 불명예가 다시 발생한 것이다.


특히 현직 대통령 임기 중 특검 소환조사를 받은 것은 시형 씨가 처음이다. 특검은 시형 씨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특검의 칼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특검의 칼날, 이미 청와대 깊숙한 곳으로?
내곡동 사저 터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를 소환조사했다. 특검팀은 “가능한 한 단 한 번의 조사로 끝내겠다”며, 15시간에 걸쳐 조사를 실시했다. 특검팀은 이날 시형씨 를 상대로 청와대 경호처와 공동구입한 3필지의 사저부지 매매과정과 구체적인 계약내용, 자금 출처 등 배임 및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부모를 대신해 사저 터를 매입한 배경, 3필지의 매입금 분담 기준, 계약과정에서 지분비율이 변경된 이유, 매매거래에서 6억여원의 이득을 본 경위 등이 주요 수사대상이다. 특히 3필지 공유지분에 대한 매매가액을 지가상승 요인과 주변 시세 등을 토대로 합리적인 기준으로 산정했는지, 적절한 방법으로 매매대금을 분배했는지, 지분비율과 매매 대금 간 불균형을 알고도 계약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와 정가에서는 특검팀의 시형 씨 소환조사가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그리고 강도 높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검이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 맥을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또 특검의 칼날이 이미 청와대 깊숙한 곳을 향하게 있을지 모른다는 전망들이 나오며, 다음 소환조사 대상자가 누가 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은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내곡동 사저 부지 9필지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총 56억원을 주고 산 해당 부지 명의를 이 대통령 아들 시형 씨와 대통령 경호처가 공동소유 하기로 했는데 양측의 당초 지분율이 53:47인데 반해, 시형 씨가 지불한 땅값은 11억 2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시형 씨가 지분율에 따른 부지 매입대금 보다 적은 돈을 지불했고, 그에 따른 추가부담을 국가가 대신 감당해 국고에 손실을 입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어 시형 씨가 아버지 대신 자신 명의로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사저 터 매입의 책임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야당에서는 즉각 대통령 일가의 부동산실명제 위반 및 배임 의혹을 걸고 넘어졌고, 얼마 뒤 검찰에서도 내곡동 사저 터 부지매입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검찰은 주요 참고인인 시형 씨에 대해 서면조사만 실시하고 소환조사하지 않는 등 조사 단계부터 부실수사 의혹을 낳았다. 결국 검찰은 “대통령의 부지 매입이 알려질 경우 땅값 상승의 가능성이 있어 시형 씨가 대신 매입한 것”이란 청와대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이번 사건에 개입된 인사 전원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국회에서는 내곡동 사저 터 매입 과정상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고, 특히 민주통합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검 도입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고 내곡동 부지에 대한 국민정서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새누리당 역시 특검 도입에 찬성 대통령 임기 말인 지난 10월 초 내곡동 사저 터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특검팀이 꾸려지게 된 것이다.


특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청와대는 야당이 내세운 특별검사 후보 변경을 한 차례 요구했을 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마지못해 이광범 변호사를 특별검사로 승인해 줬다.


◇ 수사의 초점은 ‘돈의 출처’에…
우여곡절 끝에 활동을 시작한 내곡동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일단 시형 씨가 부지 매입 자금을 마련한 경로, 즉 돈의 출처에 두고 있다.


검찰조사에 따르면 시형 씨는 내곡동 부지 매입을 위해 총 12억원을 빌렸다. 이 중 6억원은 큰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79)에게서 현금으로 빌려온 것이며, 나머지는 어머니 김윤옥 여사의 논현동 땅을 담보로 청와대 농협지점에서 대출받은 것이다.


특검에서는 이상은 회장에게서 받은 것으로 알려진 6억원의 출처에 특히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시형 씨가 직접 큰아버지 집에 찾아가 현금 6억원을 받아온 뒤 이 돈을 청와대 내부금고에 한 달간 보관했다가 부지 매입자금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 중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고 판단 내렸기 때문이다.


특검은 시형 씨가 계좌이체 등 편한 방법을 두고 굳이 거액의 현금을 직접 배달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시형 씨의 내곡동 최종지분이 53%에서 63%로 늘어났다는 점과 관련, 특검은 지분 변동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내곡동사저 부지는 경호시설과 사저를 합쳐 총 2605.12㎡(사저용 부지 462.84㎡, 경호시설용 부지 2142.29㎡)의 규모이며, 매입금은 총 54억원으로 청와대가 42억8000만원, 시형 씨가 11억2000만원을 각각 부담했다.


청와대는 한꺼번에 ‘통’으로 매입한 9필지 가운데 6필지를 경호처가 단독 매입하고 3필지는 시형씨와 경호처가 함께 매입했다. 20-17번지(528㎡), 20-30번지(62㎡), 20-36번지(259㎡) 등 3필지(849.64㎡)가 시형씨와 청와대의 공유지분 형태였다.


당초 사저부지 원주인 유 모(56) 씨는 전체 9필지를 54억원에 일괄 매도키로 합의한 뒤, 주택이 위치한 20-17번지(528㎡ㆍ155.7평)의 땅값과 1세대 1주택 비과세 및 주택장기보유 특별공제 등의 세금혜택을 고려해 30억원에 매입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지매입을 담당한 청와대 경호처 전문계약직 김태환(56) 씨가 유 씨에게 매매가를 20억원에 제시하면서 결국 협상끝에 20-17번지의 땅값을 25억원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대통령 아들 소환… 다음 차례는 영부인?
특검이 시형 씨에 대해 예상보다 빠른 소환조사를 실시한 만큼 남은 특검 기간 중 또 다른 거물급 인사를 소환조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해외 도피성 출국을 했다는 의혹을 받다 지난 24일 중국에서 돌아온 이상은 회장은 가장 유력한 차기 소환대상자다. 또 시형씨 대신 부지 매입 잡무를 처리한 김세욱 전 대통령총무기회관실 행정관과 김 전 행정관에게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김백준 당시 청와대 총무기획관 역시 소환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청와대 안팎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권력의 핵심까지 특검의 칼날이 도달할지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시형 씨의 부지 매입을 위해 논현동 땅을 담보로 제공한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소환조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부 매체에서는 시형 씨 지인이라는 사람의 말을 인용, 그가 아버지 대신 부지 매입을 했을 뿐 부지 매입 가격은 물론 해당 부지가 어디에 있었는지도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이명막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으로, “모든 사안을 경호처가 알아서 한 뒤 이명박 대통령은 최종보고만 받았다”란 검찰 측 조사내용과 전혀 상반되는 것이다.


만일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일 경우 시형 씨는 물론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 그리고 명의신탁 거래방식을 최초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김인종 전 대통령실 경호처장까지 부동산실명제 위반 혐의에 따른 처벌 대상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5일 돌연 중국으로 출국한 이 회장의 경우 전날 법무부로부터 귀국한 사실을 통보받고 소환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이 회장이 소환될 경우 매입자금 전달에 관여한 부인 박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 대통령에게는 배임죄까지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이창훈 특검보는 “시형씨에 대한 조사는 아주 차분하고 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시형씨를 불러서 확인할 단계여서 부른 것이지 전체 틀에서 시형씨가 어떤 비중을 갖고 있는지를 고려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조사결과 다른 팩트가 발견된다면 새로운 사정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현재로써는 시형 씨가 받고 있는 혐의 부분에 대해 전반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 아들 소환으로 정점 찍은 MB 일가 ‘잔혹사’
이 대통령 일가의 잔혹사는 시형 씨 소환으로 정점을 찍는 모양새다. 앞서 대통령 부인 김윤옥(65)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72)씨가 세방학원 이사로 재직하면서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2) 회장으로부터 4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또 김 여사의 사촌언니인 김옥희(76)씨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자리를 주겠다며 김종원(71)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에게 30억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7월 대통령의 형으로서 인사 전횡을 휘둘렀다는 의미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으로 불렸던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7억 575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한편 이 대통령의 친ㆍ인척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을 보좌했던 측근들도 대부분 수감 중이다.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김희중(44)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도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 중이다. 또 신재민(54)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SLS 이국철 회장에게 청탁 대가로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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