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직장인 잡아라”

산업 / 유상석 / 2012-10-26 13:37:12
은행들, 공무원·대기업 전용 상품 출시

3년 차 공무원인 윤승완 씨. 남들보다 다소 늦은 31세에 시험에 합격하다 보니 이제야 결혼할 계획을 세우게 됐다. 전셋집 마련 외에도 가구ㆍ가전제품ㆍ신혼여행 등에 적잖은 돈이 들어가 난감했다. 지금 받는 공무원 월급으로는 아끼고 아껴도 빠듯한 게 사실.


그러던 중 여자친구에게 우쭐해질 수 있는 일이 생겼다. 방문하는 은행마다 공무원 우대 신용대출 상품들을 제시하는데 연이율이 4%대였던 것이다.


윤 씨는 “전세자금 대출 상품도 4%대였는데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밝히니 신용대출도 비슷한 수준으로 대출이 가능한 데다 어떤 곳은 상해사망 보험까지 무료로 들어준다고 하니 솔깃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우량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윤 씨처럼 ‘든든한 직장’에 재직 중인 경우 최저 4%대로 3000만원 이상 빌릴 수 있고, 보험 무료 가입 등 각종 혜택까지 더 얹어주기도 한다.


◇ 공무원 등 대상 대출 상품 ‘춘추전국시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경찰공무원이라면 신한은행 ‘참수리사랑대출’을 눈여겨볼 만하다. 대출 금리는 최저 4%, 대출 한도는 최대 2억원에 달한다. 참수리사랑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경찰공무원은 10만여 명에 달한다.


외환은행은 경찰직공무원 외 소방직공무원ㆍ교정직공무원ㆍ직업군인(군무원 포함) 등으로 대상을 넓힌 ‘가디언론’을 출시했다. 대출 한도는 최대 1억5000만원, 대출 금리는 최저 4.76%다. 개인당 3000만원의 상해사망 보험서비스까지 무료로 추가 제공해주는 것이 이점이다.


일반 직장인이라면 주거래은행의 대출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거래실적, 급여이체 등 일정 요건을 채우면 추가로 이자율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의 ‘더깎아주는신용대출’의 경우 급여이체 등 주거래 시 최대 0.9%포인트, 주거래업체 재직 시 최대 0.7%포인트, 우수 거래고객일 경우 최대 0.6%포인트 등 모두 합쳐 2.2%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춰 주고 있다.


공무원이 아닌 일반 직장인에게도 4%대 대출 금리 상품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우리은행의 ‘iTouch직장인우대신용대출’이 대표적이다. iTouch직장인우대신용대출은 우리은행 인터넷뱅킹 이용고객으로 국민연금 납부기록 12개월 이상, 연소득 3000만원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대출 가능 여부는 인터넷뱅킹으로 즉시 확인 가능하며, 본인 연소득 범위 내에서 최대 1억원까지 신청 가능하다. 이자율은 최저 4.69%이다.


KDB산업은행의 경우 특정 대기업과 아예 집단대출 협약을 맺고 4%대 금리를 제시하기도 한다. KDB산업은행은 10월 초 두산그룹 임직원 2만5000명에 대해 ‘근로자집단대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최대 1억5000만원 이내에서 평균 연 4.8% 수준으로 신용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기존 다른 은행에 신용대출이 있어도 소득의 2배 이내에서 신용대출이 가능한 '드림론플러스'를 판매 중이다. 영업점 방문 없이 인터넷으로 대출 상담에서부터 실행까지 한 번에 가능한 상품이다.


◇ ‘우량 직장인’ 대출 상품 증가, 왜?
‘저희 돈 좀 빌려가세요’라며 경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불황기에 접어들다 보니 시중은행이 안전하게 돈 굴릴 곳이 점점 없어지는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빌려줄 수는 없으니 시중은행들이 공무원 등 탄탄한 직장이 있는 사람들에게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영학 우리은행 상품개발부장은 “신용대출 상품의 핵심은 회수율인데 아무래도 대기업 임직원, 공무원 등은 양질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연체율도 낮은데 그동안 대출 한도나 금리 등에서 혜택을 상대적으로 못 받고 있다는 불만이 좀 있었다.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직장인 신용대출은 10월 초 현재 500억원 이상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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