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감독' 영입한 넥센, 승부수 통할까?

문화·라이프 / 전현진 / 2012-10-18 15:45:50
체질개선 위해 염경엽 감독 선임…팬들 반발

넥센 히어로즈는 ‘성적부진’이라는 이유로 지난 9월 김시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감독 경질 이후 넥센의 차기 사령탑에 대해 무수한 추측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성갑 감독대행, 정민태 코치 등이 넥센의 지휘봉을 잡는다는 의견이 유력했지만 염경엽 코치가 10일 전격 감독으로 선임됐다.


넥센은 “화려한 경력이나 이름값이 아니라 가능성, 비전을 우선시 했다”고 밝혔다. 넥센은 감독 선임에 이어 이강철 수석코치를 영입했다.


시즌 도중 성적 부진 등으로 김시진 전 감독을 전격 해임한 넥센이 선수와 지도자로 별 명성을 얻지 못했고, 감독 경험도 없는 염경엽 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겨 야구계에 큰 충격을 주고있다.


김시진(54) 감독은 지난 9월 넥센 구단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계약 해지의 이유는 ‘팀체질 개선’과 ‘성적부진’이었다.


김 전 감독은 “성적 문제에 대해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팬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넥센은 당장 성적이 안 나도 내년, 내후년이 중요하다. 책임을 지더라도 미래와 비전을 보여주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 그게 임무라고 생각했다. 성적 문제에 대해선 미안한 마음뿐이다”라는 말을 끝으로 넥센을 떠났다.


그 후 넥센은 김성갑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야구관계자들은 “김시진 감독경질 이후 잔여시즌을 잘 이끌었고 팀 사정에도 밝은 김성갑 감독대행이 정식으로 감독직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김성갑 수석코치는 2군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0일 넥센은 염경엽(44)코치를 차기 감독으로 발탁했다. 넥센은 “염경엽 코치를 차기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 염 감독 “넥센을 강팀으로 만들 것”
염 감독은 태평양과 현대에서 내야수로 뛰었으나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백업선수였다. 통산 10시즌 성적(896경기 타율 1할9푼5리 5홈런·110타점·83도루)은 역대 프로야구 감독 중 가장 떨어지며 지도자로서 지명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2군 감독 경험은 물론, 아마팀을 지휘해본 적도 없으며, 코치 경력도 4년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히어로즈 구단과 선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고, 선수들과 소통이 원활하고, 무엇보다 공부하고 연구하고 고민하는 지도자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야구 팬들은 “넥센은 언젠가 김시진 감독님 내친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할거다”, “아직도 김시진 감독님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옆집 이글스는 각성했고 각성했던 넥센은 지금 무슨 선택을 한거야?”, “껍데기만 있는 듯…야구 그만 볼란다”, “과연 넥센이 염경엽 초보 감독 가지고 4강 문턱 이라도 넘볼 수 있을까?”라며 염 감독 선임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넥센 이장석 대표는 “창단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폭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 리더로 염 감독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염경엽 감독은 다른 어떤 감독들보다 ‘소통’에 능하다. 또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와 모두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장점이다.


그는 2001년 은퇴 뒤 현대와 LG에서 구단 프런트로 일하며 구단 운영과 스카우트에 대한 경험을 쌓았으며 운영팀장 시절부터 구단 운영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축적했다. 구단 고위층과의 면접 과정에서 이런 부분들을 부각시켰으며 전체적인 팀 운영에 대해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을 공개해 팀의 체질개선과 변화를 꿈꾸는 구단 고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염 감독은 “한편으론 기쁘고 한편으론 부담스럽다. 선수 스스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선수가 가치를 높이면 팀은 자연히 강해진다. 팬들이 즐겁고, 선수들이 재미있는 야구를 하겠다. 다크호스가 아닌 강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 이강철 코치 “선수파악 후 선수들 조련하겠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 선임에 이어 14일 KIA 타이거즈에서 투수코치로 활동하던 이강철 코치를 염경엽 감독을 보좌할 신임 수석코치로 데려왔다.


염 감독은 “이 코치에게 수석코치를 맡아달라고 직접 부탁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이 넥센 3대 사령탑에 오른 직후 곧바로 이 코치에게 연락을 해 수석코치 자리를 제의했고 이 코치는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코치는 “KIA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데 박차고 나온 것은 개인적인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어서 였다”며 “‘매너리즘’을 거부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도전정신’으로 나 자신을 내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능력을 믿어준 만큼 절박함을 가지고 선수들을 조련하겠다. 밖에서 봤을 때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아 보였다. 지금까지 배워온 경험을 살려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에 들어가면 수비나 멘탈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 어떻게 만들겠다기 보다는 가을 제주캠프에서 선수파악에 중점을 두고 움직이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정민태 코치 “기대에 부응 못해 죄송…떠나겠다”
반면 김시진 사단이었던 정민태 코치는 넥센을 떠났다. 정코치는 “무슨 할 말이 있겠나. 구단에서 믿어주고, 감독님께서 손을 내밀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다. 감독님께서 팀을 떠나신 마당에 내가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팀을 떠나는 이유를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정)민태와는 속내를 털어놓는 사이다. 함께 가고 싶었지만, 본인의 뜻이 완고해 잡을 수 없었다. 능력이 있는 친구라 어디서든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정민태는 옷 벗을 줄 알았다. 선수로선 우와! 코치로선 글쎄”, “오히려 진짜 넥센 팬들은 정민태 투수코치 별로 안좋아함. 물론 현역 때는 최고의 선수였으나 코치로서는 영 별로”라며 정민태 코치의 자질을 의심했다.


그러나 대부분 야구 팬들은 “기아야! 뭐하냐? 이강철이 없으면 무조건 정민태를 잡아야지”, “기아 얼른가서 정민태코치 데려와라. 선감독에 정코치면 최고조합이다”, “기아프런트야. 정민태 코치님 모셔와라. 이강철 코치님을 그렇게 떠나보냈으면 정신차려야지”라며 정 코치를 신뢰함은 물론 KIA구단에게 정 코치의 선임을 요구했다.


이로써 넥센은 이강철 코치의 영입과 함께 코칭스태프 조각을 마쳤다. 대부분의 코치가 잔류했고, 정민태 코치만 유니폼을 벗었다. 공석이 된 메인 투수코치는 최상덕 불펜코치가 승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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