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니', 향기의 비법은 유독물질?

산업 / 유상석 / 2012-10-12 13:19:16
한국P&G, 소독·방부제용 유독물질 검출

세계 섬유유연제 시장 1위로 떠오른 한국P&G가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P&G의 수입판매 주력제품인 섬유유연제 ‘다우니(downy)’에서 유독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유독물질 검출과 관련해 소비자의 불만과 항의의 목소리가 계속되면서 대형마트는 앞다투어 해당 제품을 치우는 등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마트ㆍ홈플러스 등 일부 매장은 다우니 판매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업계 순위 변동은 물론 다우니가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 소독ㆍ방부제용 유해물질, 섬유유연제 속으로…
소비자시민모임은 한국P&G의 섬유유연제 ‘다우니 베리베리’와 ‘다우니 바닐라크림향’에서 유독물질인 글루타알데히드(98mg/kg)와 개미산(316mg/kg)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소독 또는 방부제 용도로 사용되는 글루타알데히드는 독성이 강해 점막을 자극하고 두통ㆍ졸림ㆍ어지러움 등을 유발한다. 장기간 노출시 접촉성 피부염, 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물질은 환경부가 관리하는 아토피 유발 ‘과민성 물질’, ‘유독물 물질’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해당 유독물질을 미국산 다우니에는 사용하지 않고, 국내 유통되는 베트남산 제품에만 첨가했다는 점도 문제다. 관계자는 “미국산 제품에는 이들 유독물질 대신 벤즈이소치아졸리논을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산 제품과 베트남산 제품의 사용성분이 다른 것에 대해 해명하고 유해물질인 글루타알데히드가 포함된 다우니의 국내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빗발치는 환불 요구… 대형마트 판매 중단
다우니를 수입 판매하는 한국피앤지와 유통업체 등에는 소비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고,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도 누리꾼들의 항의 및 환불 요구 글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의 한 대형마트 매장 고객센터 담당자는 “다우니와 관련된 항의 및 환불 요구가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유해물질 논란으로 민감한 상황인 만큼, 환불 요청은 가능한 한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쉼 없이 계속되는 항의전화 때문에 근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네티즌 ‘Marke’는 “글루타알데히드는 작년 구제역 파동 당시, 무차별적으로 뿌려댔던 구제역 소독약에 포함돼있던 독성물질로, 이 물질 때문에 발암소독약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며 “이 물질이 내 가족 피부에 가장 밀접하게 닿는 옷에 사용됐다는 것은 ‘그냥 안쓰고 말지’라는 반응으로 끝낼 일이 절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네티즌 ‘축복맘’은 “향기가 좋아서 다우니를 잔뜩 사놓았는데, 이 많은 다우니를 버려야할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아직까지 가렵거나 그런 증상은 없다. 하지만 기사를 보니 괜히 가려운 것 같은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많은 네티즌들이 “섬유유연제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게 됐다. 쓰지 않아도 세탁에 크게 지장 없는 섬유유연제를 이제부터 사용하지 말아버릴까 고민 중”이라며 입을 모았다.


여론이 악화되자 시중 대형마트들은 해당 제품을 진열대에서 빼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고,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사실상 중단했다.


서울시내 홈플러스 매장의 한 관계자는 “아직 유해성이 명백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어 당분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며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P&G “극히 소량이라 위험하지 않다”
한국P&G 측은 이번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P&G는 “글루타알데히드의 경우 워낙 소량이 함유돼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면서 "엄격한 기준에 따른 임상시험을 마친 제품이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현행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르면 글루타알레히드는 농도가 25% 이상 검출돼야 유해물질로 분류되는데 이번에 검출된 양은 0.0098%에 불과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환경부에 확인 결과, 국내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은 글루타알데히드가 25% 이상 사용될 경우만 유독물로 지정하고 사업자 관리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었다. 환경부 화학물질관리과 담당자는 “독성이 높은 물질은 1%만 넘어도 제재 대상이지만, 글루타알데히드는 25%까지 허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다우니는 60년간 판매된 섬유유연제로 70개국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한국P&G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엄격한 시험을 거친 제품만 판매하므로 안전성에 문제가 전혀 없다”며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사실을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산 제품과 베트남산 제품의 성분이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 경쟁업체들 “반사이익 기대하지만…”
경쟁업체들은 이번 논란에 단기적으로는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생활건강과 피죤은 유해 물질이 없음을 피력하며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샤프란에는 유해물질이 전혀 첨가되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이번 일로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피죤도 섬유유연제 업계에서 유일하게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으로부터 무방부제 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피죤의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다우니가 빠지면 피죤의 매출이 당분간 늘 수 있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경쟁업체들은 내심 섬유유연제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들 관계자들은 “다만 섬유유연제를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할 수 있다”며 “섬유유연제 시장 자체의 규모가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하는 만큼, 안전성을 강조한 홍보 활동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현재 섬유유연제 시장은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이 41.6%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피죤(22.3%), 옥시 쉐리(14.8%), 다우니(14.1%) 등의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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