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과 끈기’ 미국서도 통했다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10-12 10:31:48
미국경마 속 ‘한류’, 괴짜 조명권씨의 성공스토리

조명권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마주겸 생산자로 활동하면서 한국인다운 집념과 끈기를 발휘하며 한국인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16일 로스엔젤레스 할리우드파크 경마장에서 열린 G1 배니티 핸디캡경주에서 그의 말 '러브더웨이유아'가 우승을 차지해 미국 경마계에 한 획을 그었다.


지난 2008년 ‘스트리트 히어로’의 G1 경주 우승과 함께 이번 우승으로 조명권 씨는 최초로 미국 최고 수준의 경주에서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한 한국인이 됐다. 그는 생산자 및 마주로서 짧은 이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상위 경마경기에서 두 번의 우승 신화를 만든 조명권씨는 미국경마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미교포 한국인 조명권씨(70)는 미국현지에서 괴짜로 통한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의류사업체를 운영하다 갑자기 조교사 겸 생산자 직업을 겸하면서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그가 관리하는 마필마다 놀라운 경주력을 보이기 때문.


이번 배니티 핸디캡 경주에서도 ‘러브더웨이유아’라는 경주마는 우승하기 전까지는 12전 무승 2착 1회를 기록하여 전혀 주목받지 못한 말이었지만 최고 등급의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조명권 마주의 모험심과 실력이 다시 한 번 미국 현지를 놀라게 했다.


◇ 뚝심과 추진력 갖춘 ‘멀티플레이어’
올해로 70세를 넘긴 조명권씨는 한국전쟁시 북한에서 태어나 서울로 옮겨와 살다가 1978년 무일푼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로스앤젤레스에 한 의류회사를 설립했다. 어느날 그는 동부캘리포니아의 서러브레드 경마를 보며 전율을 느끼게 되고 생산자 겸 조교사로 활동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현재 그는 의류회사CEO 겸 마필 조교사, 생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른바 ‘멀티플레이어’이다.


조명권 마주의 뚝심과 추진력은 이미 유명하다. 미국에서 마주나 조교사로 평생에 한번 켄터키더비에 경주마를 출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조명권 마주는 두 번이나 켄터키더비에 경주마를 출전시켰다. ‘비디오 레인저’가 1990년 켄터키더비에 출전하여 4착을 기록했고 ‘네셔날 로어’라는 말은 1998년에 출전하여 9착을 기록했다.


우승을 하지는 못했고 착순에 들지도 못했지만 많아야 3-4마리의 경주마를 관리하면서 켄터키더비 경주에 2번이나 출전을 했다는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생산한 말이나 10만 달러가 안 되는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한 말을 자신이 직접 훈련을 시켜 관리하는 대부분의 말을 대상경주에 참가시키려 하는 도전정신 또한 현지에서 높이 사는 조명권의 면모이다.


◇ 시련을 기회로
조명권 마주는 이번 러브더웨이유아의 우승으로 그레이드 원(최고등급의 경주) 우승마를 2마리나 배출한 유명생산자가 됐다.


그의 생산자로서 활동은 1997년 킨랜드 경매시장에서 ‘스콜린다’라는 암말을 6만2000달러에 구입하면서 시작됐다. 스콜린다는 15만4727달러의 상금을 수득하여 경주마로서도 상당한 활약을 하였는데, 경주마 은퇴이후 오히려 더 전성기를 맞으며 조명권 마주에게 보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스몰 린다가 생산한 ‘스트리트 히어로’는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중요한 2세마 경주로 손꼽히는 ‘노퍽 스테익스’에서 우승하고 그해 브리더스컵 2세마 경주에서도 3착을 기록하였다. 은퇴 후 스트리트 히어로는 켄터키주 비너리목장에서 씨수말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그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프리미엄 페가수스’라는 경주마의 부상이었다. 프리미엄 페가수스는 켄터키더비 경주의 중요한 관문경주들 중 하나인 ‘산 펠리프 스테익스’에서 8마신 차로 우승하면서 작년 켄터키더비에서 우승이 유력한 경주마로 급부상하였다.


그러나 갑작스런 부상을 겪게 되고 은퇴하면서 또 한 차례의 켄터키더비 출전은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조명권 마주의 이름과 위상이 미국 경마계에서 확고히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 “성공, 든든한 지원군들 덕분”
조명권씨는 마주로서의 성공이 든든한 지원군인 가족들과 지인 덕분이라고 한다. 올해 아리조나대학의 경마산업학과에 진학할 예정인 조명권 마주의 아들은 어릴때부터 아버지의 조교 및 생산업을 도왔다고 한다. 그의 아들 렉슨은 “향후에 아버지의 경마산업을 물려받을 것이며 입학 전 조교사 자격증을 딸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조명권씨는 20년 넘게 같이 경주마 생산과 목장경영을 해온 어시스턴트 야알라의 도움 덕분에 지금까지 ‘코막 의류 수출입 회사’ 운영을 병행하면서 목장운영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혼자 여기까지 올라온 게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직원분들의 도움 없이는 타국에서 성공하기 어려웠을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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