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섬 제주, 모순과 역설의 땅이 되다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10-11 17:54:11
미·중 패권경쟁 속 한반도의 미래 짊어진 제주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역 주민과 각계각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정부는 제주해군기지가 우리의 국가 안보와 국익을 지키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평화네트워크의 정욱식 대표는 ‘미래의 불확실한 위협’을 ‘확실한 위협’으로 만드는 어리석고도 위험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려는 미국의 계획과 맞물려 제주도는 미국의 중국 봉쇄 전초기지가 될 것이며, 한국은 동아시아 군비경쟁과 신냉전의 수렁으로 깊숙이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012년 3월, 구럼비 바위 기습 폭파는 거대한 국가 폭력의 상징과도 같았다. 지역 주민들의 압도적 반대. 주민대책위. 시민단체, 국제 평화단체 및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저항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로 ‘국가 안보’와 ‘국익’을 들고 있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의 건설은 한국이, 미국의 중국 봉쇄를 위한 전초기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은 “제주해군기지는 한국군이 보유하지도 않은 핵추진 항공모함을 전제로 설계됐고 설계 적용은 주한미군해군사령관의 요구를 만족하는 수심으로 계획되었다”고 폭로했다. 또 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따르면 미군은 이 기지를 한국 정부에 통보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 국가 안보상의 전략적인 위험과 함께, 절차적 민주성의 훼손, 천혜의 자연환경 및 마을 공동체 파괴, 건설비와 전력투자비를 합쳐 7조 원이 넘는 예산상의 부담, 해군기지 찬반 갈등 격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 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렇다.


하지만 제주해군기지 건설에서 얘기한 안보적 실익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안보상 필요를 충족시키면서도, 해군기지 건설 강행으로 제기되어온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융합적 대안이 필요하다.


그것은 기지 건설을 백지화하는 대신 해군이 제주항과 화순항에 확장·신설할 예정인 해경 부두를 ‘기항지’로 이용하고, 강정마을은 세계 생명평화마을로 지정하며,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한 취지를 살려 ‘동북아시아 평화군축 포럼’을 창설하는 것이다.


정욱식 대포는 “이러한 접근법은 국가 안보상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도 파국으로 치닫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풀 수 있는 ‘윈-윈’ 해법이자 포괄안보를 구현할 수 있는 기틀이 될것”이라는 주장이다.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가짜 안보>, 정욱식 저, 1만원,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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