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보험 동시 중개’ 괜찮나?

산업 / 전성운 / 2012-09-26 16:18:23
중개업계-손보업계 ‘명분 싸움’ 치열

재보험은 보험계약의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보험회사가 드는 보험으로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재보험이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원수·재보험 동시 중개’를 놓고 손해보험사와 보험중개사, 감독당국 간 치열한 논리싸움이 전개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적정성 여부를 판단해야할 금융감독당국은 “일단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본 후 제도 변경 여부를 판단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한 중개사가 동일계약의 원보험과 재보험을 동시에 중개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보험업감독규정상 중개사의 모집위탁 관련 조항에 신설해 입법예고할 예정이었지만 보험중개업계의 반발로 유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중앙대 허연 교수와 한양대 전우현 교수는 최근 ‘원보험과 재보험 동시중개금지(안)에 대한 이론적 법적 고찰과 실제’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보험중개사의 원수·재보험 동시중개는 민법에서 금지하는 쌍방대리가 아니다”라며 “중개사와 보험사간의 비즈니스를 감독당국의 영역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중계업계의 손을 들어줘 다시 논의의 불을 당겼다.


두 사람은 “쌍방대리 금지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사례가 없다”며 “전문성을 지닌 보험사간의 사적 계약인 재보험거래에 대해 규제를 하는 것은 감독의 범위를 벗어난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대중 소비자와 보험사간의 거래는 약자인 소비자의 보호를 위해 금융감독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크지만, 보험사와 재보험사 또는 보험사와 재보험중개사 간 거래는 보험에 대한 정보가 양쪽 모두 풍부한 전문가간의 거래인만큼 감독의 범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 손보사·중계업계 갈등 심화
그러나 손해보험사들은 “원·재보험 중개를 동시에 하게 되면, 재보험 출재비중과 출재 방향까지 보험중개사가 정해놓고 보험사가 인수를 받기 때문에, 원수사의 보유·출재 권한이 없어져 결과적으로 원수 손보사 까지 일종의 브로커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고착화 되면서 시장질서가 교란되는 피해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해외출재도 많아지고 있다”며 “보험 중개사가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보험사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중개업계는 “국내 손보사들이 인수를 많이 못하는 것은 자본력이 약해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이지 중개사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정면 반박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들이 해외 재보험까지 원스톱으로 중개하면서 기업·정부 등 소비자들에게 적은 보험료로 위험관리를 제공해 국내 손보사들이 기업보험 영역에서 다른 상품처럼 이윤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즉, 원수 손해보험사들이 물건을 가져와도 중개사를 통해 출재해야 하는 총량은 변화가 없고, 다만 출재 과정에서 손보사들이 수수료를 더 많이 챙기기 위한 문제 제기라는 설명이다.


이렇듯 양측 간 팽팽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지만 감독당국은 “선수끼리 하는 것이니 감독당국이 관여하는 것이 썩 좋지는 않다는 얘기는 어느 정도 찬성하지만 그 안에서 공정한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해 제도적인 검토를 하는 것”이라며 일단 선을 그은 상황이다.


금융감독당국은 동시 중개에 관련해 양측의 주장을 모두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감독당국 한 관계자는 “공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 손보사들의 주장”이라며 “원수 손보사들의 주장처럼 원·재보험 동시 중개를 통해 보험중개사가 그렇게 우월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지 여부를 검토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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