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0만 관중 시대에도 불구하고 한국 프로야구는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8~90년대 ‘프런트 야구’가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올 들어 한대화 감독과 김시진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경질됐다. 지난해 역시 시즌 중과 시즌이 끝난 후 감독 두 명이 옷을 벗었고, 한 명은 중도 사임했다.
감독 교체가 비일비재하다 보니, 올 시즌 프로야구 역시 전반적인 수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침체된 한국 프로야구 분위기 속, ‘살아 있는 전설’ 김응룡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측근을 통해 현장 복귀에 대한 의사를 내비쳤다.
업계에 따르면 김응룡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한 측근이 “야인 입장에서 바라보며 야구계가 돌아가는 상황이 갑갑하고 야구 원로만이 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고 판단하셨다”며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의 왕성한 활동 또한 큰 자극이 된 것 같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프로든 아마든 현장에 복귀해 마지막 봉사를 하고 싶어 하신다. 야인이 돼 밖에서 바라보니 야구가 더 잘 보이시는 것 같다”며 “나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2~3년 안에 우승시키고 싶다고 말하셨다”, “ 김 전 감독께서는 야구를 통해 부와 명예를 얻은 만큼 야구를 위해 모두 되돌려주겠다고 결심하셨고, 이미 (현장 복귀에 대한) 마음을 굳힌 상태”라고 말했다.
또 내년 WBC 사령탑과 관련해 김 전 감독이 “현직 감독이 맡는 게 원칙이지만 KBO 이사회를 통해 추대된다면 참가할 생각도 있다”는 의사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년 2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김 전 감독은 “참나. 내가 무슨 복귀야. 내 나이에 조용히 살 것”이라며 “지금이 좋아. 그냥 쉬고 싶어. 4월쯤 야구 개막하면 서울도 가고 대구도 갈거야. 또 모르지. 기분에 따라 다르니까”라고 말했던 바 있다.
◇ 김 전 감독, ‘현장 복귀’ 왜?
한대화 감독과 김시진 감독이 연이어 경질됐다. 경질은 해당 구단 뿐 아니라 야구계 전체에 큰 충격을 줬다. 팀을 대표하는 감독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하단 말도 다시금 새어 나왔다.
사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프로야구계에서는 구단에 자기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강단 있는 감독들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실정이다. 김성근 감독 등이 물러나면서 ‘프런트 야구’가 되살아난 것이다.
실제 올 시즌 프로야구는 역대 최다 관중수를 연일 갱신 중이지만 전체적인 수준은 이전보다 떨어졌다. 8개 구단 감독 모두 자신만의 색깔을 갖춘 이른 바 튀는 야구를 자제하다 보니, 팀별 전력이 하향평준화가 된 것이다.
김 전 감독의 복귀 결심은 이 같은 야구계 현실이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배 감독들이 감독으로서 권위를 잃어버린 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야구계 전체 수준 역시 급감하자 직접 나서 사태를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아울러 동갑내기 라이벌로 자신이 ‘야신’이란 별명도 붙여준 김성근 감독이 비록 프로 무대가 아닌 독립구단이지만 야구현장에서 아직 활약 중이란 점 역시 김 전 사장의 복귀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 ‘현장 복귀’, 무조건 환영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은 영원한 라이벌 김응룡 전 삼성 감독의 현장 복귀 의사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보도를 접한 김 감독은 “김응룡 전 사장처럼 경륜있고 능력있는 지도자가 현장으로 돌아온다면 한국 야구에 더욱 활력이 생길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라며 “김 전 감독 뿐 아니라 김인식 전 감독 김영덕 선배 등 고참 감독들의 현장 복귀도 이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돌아온다면 분명 맡는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 팬들은 “김응룡 감독 가는 팀 선수들은 죽었다 생각하고 죽어라 야구만 해야겠네”, “김응룡 감독이 복귀하면 하위권 세 팀 중 하나겠지, 어딜 가든 선수들 고생할 각오 좀 해야겠네, 프런트도 좌지우지 못하겠고 그 팀은 잘 될거야”, “다시 한번 한국 프로야구계로 돌아와 주세요. 팬 입장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지금 프런트가 야구 판에 설치고, 마치 그게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여 감독의 위상이 땅바닥으로 추락한 요즘 김응룡 감독님 같은 분이 비록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현장 복귀 하셔야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 ‘현장 복귀’ 가능한가?
야구 관계자들은 그의 복귀 결정에 대대적인 환영의사를 밝히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장 복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우선 그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그 스스로는 건강이 삼성 사장시절보다 좋다고 하지만, 우리 나이로 일흔을 넘긴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41년생인 그의 나이로 현장복귀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능력 있는 후배 감독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현재 야인으로 생활 중인 조범현 전 기아 감독이나 김재박 전 LG 감독 및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 등 후배 감독들을 위해서라도 김 전 사장을 비롯한 노장 감독들은 현장복귀를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프로야구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SK에서 해임된 김성근 감독처럼 김응룡 전 감독 역시 팀 운영의 전권을 구단 측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프런트 야구’에 맛들인 기존 구단들이 대립가능성이 높은 김 전 감독을 뽑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외 프로야구팀의 경우 짐 릴랜드(디트로이트)나 호시노(라쿠텐) 등 환갑을 훌쩍 넘긴 고참 감독들이 여전히 리그를 이끌고 있다. 게다가 메이저리그에선 지난해 팔순의 잭 매키언 감독이 위기에 빠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를 구하기 위한 감독 대행으로 투입되기도 해 김 전 감독의 현장 복귀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김 전 감독의 측근은 “일흔이 넘었지만 건강상의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건강상태는 과거 당뇨 증세가 있었으나 1년 6개월간 치료하면서 정상 판정을 받았고 삼성 사장 시절보다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고 알려졌다.
또 6년 간 구단 CEO를 역임하는 등 야구계를 벗어나지 않았고 프로 및 대학 감독들과 꾸준한 교류를 하면서 현장 감각 또한 변함없다.
야구계는 김응룡 감독 복귀 가능성 기사에 흥분하며 그가 되도록 빠른 시일 내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 얼른 베테랑 감독이 돌아와 전반적인 경기력 향상은 물론 자기만의 색깔로 경기를 펼쳐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야구 관계자와 팬들은 바닥으로 떨어진 감독의 권위를 김응룡 전 삼성 감독 같은 명장이 다시금 높여주길 바라며, 한국프로야구가 젊은 감독의 패기와 고참 감독의 풍부한 경험이 합쳐진다면 더욱 수준 높고 흥미로운 레이스가 펼쳐질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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