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저축보다 낫다?

산업 / 전성운 / 2012-09-20 17:00:39
“비과세 끝난다” 마케팅에 가입열기 과열

한방에 거액의 일시금을 금융회사에 납입하고 다음 달부터 연금처럼 지급받는 즉시연금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시원찮은 부동산 상황 속에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목돈을 굴리기 마땅찮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가입 열풍이다. 그러나 여기엔 ‘비과세’라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어떻게든 세금을 줄이고 싶어 하는 것이 돈 가진 사람들의 한결같은 심리니 말이다.


세계 어디서나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것을 한 가지 꼽자면 아마도 ‘세금’이 아닐까 싶다. 세금은 국가운영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건이지만 내는 사람 입장에서는 쉽게 체감하기 힘들어 아까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세상에는 세금을 피하기 위한 온갖 방법이 존재하고 그것들은 합법과 편법, 불법을 넘나든다. 그리고 그중 ‘합법’의 영역에서 가장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비과세’ 금융상품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특정 사업을 위해 자금을 수혈해야 하거나 정책적으로 필요하다 생각되는 경우 비과세 혜택을 주고,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더 많은 수익을 돌려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펼친다.


◇ 즉시연금, 인기 폭발
최근엔 ‘비과세’ 금융상품인 즉시연금이 각광받고 있다. 물론 기본적으론 노후에 고정적인 수익원이 없거나 퇴직 후 목돈을 운용할 마땅한 투자처가 없을 경우 즉시연금을 통해 세제혜택과 노후 안정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비과세’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정부의 지난달 세제개편안 발표에 따르면 내년부터 즉시연금 상품에서 비과세 혜택이 사라질 전망이다. 때문에 보험업계는 물론이고 증권, 은행 등 모든 금융기관들이 ‘비과세 종료’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여기에 계속되는 저금리 속 조금이라도 금리 혜택을 보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올해 안에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까지 더해져 알아서 가입을 서두르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우선 생보사 빅3인 삼성·대한·교보생명의 즉시연금 가입 추이를 살펴보면, 7월 1454건, 3100억 원에서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8월에는 6533건, 1조2429억 원으로 전달 대비 각각 4.4배, 4배 증가했다.


은행권의 판매 역시 두드러졌는데, 국민은행의 경우 7월 1312억 원에서 8월 2718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모습을 보였고 여기에 9월 12일 기준으로 836억 원을 기록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8월 들어서 2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는 앞으로 올해 말까진 가입 추이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목적에 맞는 가입 필요
그러나 “세제혜택이 줄어든다는 생각에 무조건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즉시연금도 공시이율 적용을 받기 때문에 매달 공시이율 변동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질 수 있고 또 최소보증이율도 10년 이상 지날 경우 보험사 마다 차이가 커 이점도 잘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목돈이 있지만 당장 연금이 필요치 않을 경우엔 거치형을 선택해 연금재원을 늘릴 수도 있고, 매달 같은 금액이 아니라 일정기간 연금액이 많이 필요한 경우엔 목적자금에 맞게 초기 집중형으로 연금액을 달리 선택할 수도 있다.


한편, 보험업계는 세제개편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업계는 “즉시연금이 고액자산가들의 세금회피수단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실상은 3억 원 이하 가입자가 80%를 넘는 상황”이라며 “베이비부머 세대 등 실제 은퇴자들의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일정금액 이하에는 비과세 혜택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즉시연금은 퇴직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연금재원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개발됐으며, 이러한 점을 감안해 정부에서도 세제 혜택을 준 것”이라며 “이번 조치로 일부 세금을 회피하려는 재력가들이 아닌 일반 가입자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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