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휴대폰, 아이 장난감으로 주지 마세요

산업 / 토요경제 / 2008-06-16 09:44:51
비소.납 등 중금속 다량 포함…지능장애.암 유발 우려

"중고휴대폰은 폐기물" 인식전환 필요…자진반납해야


서랍 속 굴러다니는 휴대폰, 집집마다 한 두대 쯤은 있을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멋진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들로 무장해 쏟아지는 신제품 휴대폰으로 인해 어제까지 사용하던 예전 휴대전화는 하루아침에 찬밥 신세가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6년 발생된 폐휴대폰은 14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업자를 통해 수거되는 비율은 40%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폐휴대폰은 가정 내 어린 아이들의 놀이감이 되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휴대폰 속 납, 카드뮴 등의성분으로 인해 체내 중금속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휴대폰 속 납 성분, 뇌 기능 파괴


가정주부 정효경(50세)씨는 얼마 전 영상통화가 되는 단말기로 바꾸라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얼마 전 새 휴대폰을 장만했다. 이로 인해 쓸모가 없어진 예전 휴대전화는 3살배기 조카의 장난감이 됐다.


그러나 몇 주 뒤 평소 조카가 입에 물고 놀아 부식된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온 진액을 먹게 돼 복통을 일으켰다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 다행히 아이는 괜찮아졌지만 정씨는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조카를 위험에 빠뜨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는 휴대폰에 카드뮴과 코발트, 베릴륨, 비소, 납 등 다량의 중금속 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폐휴대폰에 0.2g정도 들어있는 납을 아이들이 먹을 경우 5~10%가 체내에 흡수, 축적되며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혈중 납 농도가 증가시켜 10㎍/㎗ 이상을 기록하면 지능장애 환자로 구분된다.


강남성모병원 산업의학과 김성렬 교수는 “일시적인 흡수는 소량이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폐기물 속 중금속 성분이 함유된 진액을 먹으면 어린아이의 경우 복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중금속에 노출될 경우 중독으로 인해 신경계통 질환, 암 발생 등 심각한 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순천향대 산업의학과 유재영 교수는 “척추 등 신경계통이 한참 성장할 돌 전후의 아이가 무기납 성분과 같은 중금속에 중독될 경우 인지·발달능력이 저하되는 등 지능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교수는 “예전에는 혈중 납 농도가 10㎍/㎗이상일 때 지능장애로 구분됐었지만 최근에는 미세한 양의 납도 지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견해가 많아졌다”며 “이는 유아 납중독의 위험성이 더욱 강조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카드뮴은 인체 축적 허용량 20~30mg을 넘으면 중독된 것으로 보며 이는 이따이이따이병과 암을 발생시키며 콩팥 등 신장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고 구리는 중독될 경우 호흡기, 장, 간, 신장, 눈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두통과 구토를 유발한다.


폐휴대폰 수거 하세요


폐휴대폰의 유해성을 비롯한 여러 문제들이 대두되면서 정부는 폐휴대폰 수거를 위해 올 1월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을 의무화했다.


현재 휴대폰 대리점에서는 소비자들이 신제품을 구입할 경우 예전 휴대폰 반납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함께 생산자 격인 휴대폰 제조·유통업체측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나타난다.


이동통신 3사(SKT·KTF·LGT)는 작년 10월부터 2개월간 범국민 중고폰 모으기 운동인 '기브폰 캠페인'을 진행해 12만대의 휴대폰을 수거했으며 현재 신규 가입시 폐휴대폰을 반납할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폐기물로 보지 않아 수거·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얼마 전 발표된 휴대폰 정보 사이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네티즌 5653명 중 약 40%가 폐휴대폰을 수집품으로 보관하겠다고 답했고 27%만이 회수·재활용 참여에 응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환경부는 가정 내 방치돼 있는 폐휴대폰의 올바른 배출요령과 재활용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폐휴대폰 수거 재활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폐휴대폰의 수거·재활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나 폐휴대폰의 보관이 쉽고 인식이 부족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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