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도 보관 안하는데…”

산업 / 전성운 / 2012-09-13 15:30:14
카카오톡 메시지 보관 의무화 ‘논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일각에서 점점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 학교폭력등 각종 범죄의 빠른 수사를 위해 메시지 보관 기간 의무화 및 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한편에선 개인정보보호 침해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이동통신사들도 문자메시지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카카오톡에 이를 강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중학생 김 모 양은 집단따돌림을 당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동네 오빠랑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폭력서클 ‘일진’의 미움을 샀다. 친구들은 김양을 밖으로 불러내 괴롭히는가 하면 욕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는 등 ‘왕따’를 시켰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양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증거로 제출하려던 메시지를 김양이 삭제해 버렸기 때문이다.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웠던 김양이 메시지를 삭제한 것이다.


최근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주로 사용되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일각에서는 카카오톡 메시지의 보관 기간을 늘리거나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과 같은 경우, 발생한 뒤 피해자의 증거 제출과 경찰 수사의 편의성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명목이다.


◇ 현행법상 보관 강제 어려워
이에 대해 카카오톡 운영업체 카카오는 “문자메시지 내용은 서버에 일반적으로 1주일간 보관된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로그 기록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3개월간 보관되지만 메시지는 양이 많다보니 영구 보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보관 의무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한 관계자는 “학교폭력 등 범죄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해서 메시지 보관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업체가 메시지 보관 기간을 1주일로 정한 것에 대한 특별한 법적 규제가 없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통신비밀보호법상 통화시작·종료시간, 위치추적 정보 등은 보관이 의무화돼 있지만 통신내용에 대한 별도의 규제는 없다. 이 관계자는 “메시지 보관이 의무화될 경우 통신의 자유, 개인정보 보호, 표현의 자유 등을 강조해 온 정책 기조에 따라 야당은 반대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진보넷 관계자도 “메시지 보관을 의무화 하면 수사의 편의성은 어느 정도 확보될 수 있을지 모르나 개인에 관한 기록들이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든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수사를 위해 개인정보인 메시지를 보관할 근거는 없다”며 “필요이상의 정보 수집도 개인정보 유출사고의 원인이 되는 만큼 필요한 한도 내에서 보관해야 하고 학교폭력 등 사건이 발생하면 현재 상황에서 최대한 증거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카카오톡 메시지 보관 의무화 의견이 이해는 되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비밀보호법은 개인정보보호에 무게중심이 실린 법으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일면서 이통사도 2005년부터 메시지 내용을 보관하지 않고 있다”며 “카카오톡 메시지 보관을 의무화하면 개인정보보호와 사회질서 유지라는 가치가 정면충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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