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 매출 경쟁 ‘속빈 강정’

산업 / 전성운 / 2012-09-13 15:18:08
주주 이익 위해 수익 낮은 단기 경영 급급

업계 일각에서 “최근 일부 상장 제약사들이 주주들의 주가하락 우려 때문에 수익성에 무관하게 오로지 ‘매출 늘리기’에 매달리고 있어 부실경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렇듯 수익성 낮은 단기 경영 대책으로 일관하다 보니 신약개발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제약사들은 비록 신약개발에 성공해도 약가 보장이 불투명해지고 이 때문에 아예 연구개발 투자를 포기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상장 제약사 관계자는 “주주들은 매출이 감소하면 주가도 동반 추락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상장사 차원에서는 이익도 중요하지만 매출감소를 상당히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상장 제약사들은 매출이 감소하면 주총에서 주주들의 집중적인 질책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에 있었던 약가인하로 대부분 제약사들이 전문 의약품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데 이어 일반의약품 매출 역시 정체된 상태”라며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를 회복하기 위해 두 달 전부터 홈쇼핑에 건강식품 등의 제품을 내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홈쇼핑은 매출신장에는 다소 도움이 되지만 이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회전이 늦어 수익성은 낮다”고 지적하며 “홈쇼핑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단기 처방일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4분기만 남겨놓은 상태라서 연내에 별다른 대책을 세울 수 없다”며 “내년에는 새로운 방안으로 접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 위해 각 부서별로 머리를 싸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약가 일괄인하로 대부분 제약사들의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일부 제약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작년보다 좋아졌지만 이 역시 장부상 기록일 분 실제로 들어오는 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상장 제약사들은 이처럼 주주들을 의식해 매출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영업력이 인정받는 제약사들은 외자계제약사와 코마케팅 등 상품 매출에 의존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상품 매출은 수익성이 낮아 외자계제약사에게만 이익을 제공하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국내사들이 수익성보다 매출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불합리한 경영관행에 제약간 상품유치 경쟁이 이익감소로 악순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도 단기적인 매출증가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이익구조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4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