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상장 앞둔 ‘제주항공’ 상호 변경 무리수… ‘빈축’

산업 / 정창규 / 2015-08-20 20:12:01
제주항공, 법인명만 ‘AK제주항공’ 해명

[토요경제신문=정창규 기자] 올해로 설립 10년을 맞은 제주항공이 연말 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상호변경을 추진하려다 제주도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제주도와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 13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제주항공이 애경그룹 주력 계열사임을 인식시키고, 임직원의 소속감 고취 및 ‘사랑과 존경’ 그룹의 경영이념을 담아 내기 위해 9월 중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상호를 ‘㈜AK제주항공’으로 변경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상호· 상표 변경은 지난 2005년 제주도와 제주항공간에 체결된 협약서에 따라 반드시 사전 협의를 거쳐결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주항공은 제주도의 반발을 의식한 듯 “상호가 ㈜AK제주항공으로 바뀌더라도 ‘제주항공’이라는 브랜드명은 변함이 없다”고 추가로 설명을 곁들였다.


전문가들은 상호변경을 제주항공의 상장의 낙수 효과를 그룹 전체로 퍼지게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는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을 상징하는 AK를 넣어서 회사 신뢰도를 높이고 주식 상장 시점에 맞춰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 올해 말 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전략적인 판단인 셈이다.


제주항공의 일반적 발표가 이어지자 이에 대해 제주도는 즉각 불쾌감을 표시했다.


제주도는 “협의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해 상호변경을 기정사실화 한 ‘언론플레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K제주항공이 향후에 브랜드를 안 바꾼다는 보장이 없다”며 “AK제주항공명을 어떤 곳에 사용할 예정이고, 또 기존 제주항공 브랜드를 어떤 곳에 쓸 것인지 사용처를 구분해서 설명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은 법인명만 바꾸는 것이고 제주항공이라는 상표명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제주항공은 내부 논의를 거친 후 조만간 제주도가 요구한 자료를 작성해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은 10년 전 제주도 출자금 50억과 애경그룹 150억원으로 첫 비행기를 띄우며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한 국내 첫 저비용항공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운항을 시작했다. 현재는 아시아 20여 개 도시에 항공기 19대를 운항하며 상반기에만 매출 3000억 원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의 이 같은 행보는 경영이 안정권에 들어간 제주항공이 자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예견된 수순이이라고 말한다. 결국 상법상 대주주인 애경그룹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상황인 셈이다.


다음달 23일 주주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제주도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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